물고기 헤엄치다
이우
차창 너머 저 물고기 좀 보아 싱싱하고 매끈한 비늘들이 반짝거려 허벅지는 탄탄하고 지느러미는 날렵해 체크 무늬 여행 가방 위에 누가 치즈를 훔쳐 갔는지 책이 있어 저 물고기는 우아해 나는 뼈를 보고 싶어 싱싱할 거야 나는 퍼득이며 푸른 바다 속으로 끌려갈 거야 첫눈처럼 좌판 위에 누울 거야 은빛 비늘을 벗길 거야 햇빛이 터지고 눈이 튀어오를 거야 거리를 헤엄칠 거야 에누리는 없어 없어야 해 축복 있기를, 축복 없기를, 축복 있기를 차창 너머 저 물고기 좀 보아 싱싱하고 매끈한 비늘들이 반짝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