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8일 일요일,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마지막 이삿짐을 옮기던 날, 서설(瑞雪)이 내립니다. 많은 사람들의 지원과 도움에도 불구하고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의 모임공간 사업이었던 <모임공간 에피>는 자급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루지 못했지만, 모임공간 에피는 열중한 만큼 위험하고, 점유된 것 만큼 전염되는 힘든 모험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겁니다. 벚꽃 날리던 봄, 타닥거리던 여름날의 소낙비, 단풍잎 휘날리는 가을, 눈 덮힌 호케포스의 겨울, 비바람에 덜컹이던 숙직실의 창문, 휘어지고 부러지던 파라솔, 무엇보다 모이고 흩어지고 다시 모이는 사람들의 두런거림.... 내게는 찬란한 날들이었습니다. 안녕, 하늘 정원이여.....
( http://www.epicurus.kr/Notice/3941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