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강독 후기 · 4_정현

by 정현 posted Mar 26, 2018 Views 8482 Replies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니체’라는 산에 올라 ‘선악의 저편’에서

정현

강독후기.jpg

? 2017년 12월 12일, 우리는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의 작은 공간에서 첫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오를 산은 ‘니체’라는 산. ‘니체로 가는 길’을 보여준 철학자 고병권의 안내(「다이너마이트 니체」, 천년의 상상)를 시작으로 발을 내딛었습니다. 미정, 봉영, 영희, 에피, 쿨, 다섯은 겁 없이 길을 나섭니다. 산 초입에는 “지금부터 우리의 과제는 깨어 있음 그 자체이며”(p.10) “여전히 긴장을, 정신의 온갖 곤경과 그러한 정신적 활의 긴장 전체를 가지고”(p.11) 산에 오를 것을 당부하는 글이 있습니다.?

? “우리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여! 그대 다가오는 존재들이여, 그대 새로운 철학자들이여?(p.77)” 우리는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지고 어떻게 하면 가볍게 춤추듯 삶이 놀이터가 될 수 있을지 한편으로 기대에 차 성큼성큼 걷습니다. 하지만 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잠시 평지를 지나면 발길을 옮겨 놓기 힘든 돌부리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바람 한 점 없는 정오의 땡볕을 견디며 걷고 또 걸어도 산 정상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때로 삶을 ‘회의하고 불신하며, 도움을 주는 호의적인 손, 따뜻한 마음’(p.278)에 기대고 싶어집니다. 이내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태풍이 불고, 비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지상의 모든 것이 날아오르고, 급기야 화산이 폭발합니다. 세계의 전복, 가치의 전도, 오호~ ?다이너마이트 니체!

? “자신의 이상에 이르는 길을 발견할 수 없는 사람은, 이상을 지니지 않은 인간보다 더 경박하고 파렴치하게 살아간다.”(p.123) 우리는 이 길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다시 물음을 던지며 길을 나섭니다. 숨이 차오르고, 목은 마른데 여러 길이 나옵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 ‘고귀함’이란 이정표가 있네요.

?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이것을 내 것으로 하고 이것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서 지키고자 한다”고 말하는 사람, 일을 이끌고, 결단을 수행하고, 하나의 사상에 충실하고, 무모한 사람을 벌주며 진압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의 분노와 칼을 가지고 있고, 약자, 고통받는 자, 학대받는 자, 그리고 동물마저도 기꺼이 그의 소유가 되고 천성적으로 그에게 속하게 되는 인간, 간단히 말해 천성적으로 주인인 인간(p.309).

? 우리는 가치를 창조하는 고귀한 삶에 대해 생각하며, 웃고 떠들면서 가볍게 정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드디어 ‘니체’라는 산에 올랐습니다. 12월, 겨울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벌써 3월, 생강나무꽃이 노랗게 터졌습니다. ‘높은 산에서’ 한바탕 축제가 벌어집니다.

? “이제 우리는 축하하며, 하나로 뭉친 승리를 확신하고,?
? 축제 가운데 축제를 한다:?
? 친구 차라투스트라가 왔다. 손님들 가운데 손님이!?
? 이제 세계는 웃고 끔찍한 커튼은 찢기고.?
? 과 어둠을 위한 결혼식이 다가왔다......”


? 이제 하산할 시간입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니체’라는 산과의 마주침에서 얻은 건강함으로 삶의 놀이터에서 웃고 춤추고 신나게 놀아봅시다~^

? 선과 악, 천국과 지옥, 남성과 여성, 좌우, 이분대립적 사유의 저편으로! 차이의 세계로, 다양성의 세계로!! ‘자기 자신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고귀한 자’의 발걸음으로 당당하게!!!?








  1. 10
    Sep 2023
    00:54
    No Image

    산길 오르는데

    산길 오르는데 이우 이름 불렀더니, 혼자 인왕산 산길에 올라 문득 외로와져서 사람들의 이름과 기타 등등의 이름을 불렀더니, 왜 혼자 버려두고 가느냐 그래서 좋으냐 툴툴거렸더니, 누군가는 이름을 두 번 불렀다고 하고, 누군가는 그냥 산다고, 그냥 살고 ...
    By이우 Reply0 Views41
    Read More
  2. 09
    Sep 2023
    23:15
    No Image

    빨래

    빨래 이우 어머니가 등 돌리고 앉았다. 이 옷들은 필요 없다. 옷들이 장농에서 나와 보자기에 묶였다. 장씨가 태울 거면 자기가 입겠다고 하네, 이건 좀 아까운데 너한테 맞을지 모르겠네. 어머니는 차마 남에게 줄 수 없어 몇 벌을 남겼다. 유행 지난 양복, ...
    By이우 Reply0 Views37
    Read More
  3. 09
    Sep 2023
    13:04
    No Image

    꽃무릇 혹은 상사화

    꽃무릇 혹은 상사화 ―마주침의 유물론 이우 꽃이 잎을 만나지 못하고, 잎이 꽃을 만나지 못하고, 보고 싶은데 만나지 못하고, 만나지 못해 보고 싶은데, 잘 살고 있나 궁금한데 만나지 못하고, 만나지 못해 궁금한데, 인사 건네지 못하고, 꽃무릇이 상사화인지...
    By이우 Reply0 Views34
    Read More
  4. 09
    Sep 2023
    12:51
    No Image

    인왕산

    인왕산 이우 함께 올랐던 길 혼자 오르네. 잘 가라 가을 시작되고 아직 뜨거운데, 혼자 오르네. 저 멀리 청기와 지붕이 보이는데, 재철, 초롬, 세은, 봉영, 은미, 정은, 경아, 현아, 희정, 성광, 새끼손가락 짧은 희수, 미정, 우현, 진화, 숙연, 선희, 용태, ...
    By이우 Reply1 Views51
    Read More
  5. 03
    Sep 2023
    19:47
    No Image

    오지 않을 것을 위하여

    오지 않을 것을 위하여 ―불가능성의 가능성에 대하여 이우 오지 않을 것을 붙잡고 억지를 부렸는지 몰라. 있지도 않는 것을 있다고 살아내고 있는 건지 몰라. 오지 않을 것이 와야 한다고 소리 지르고 몸부림 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일도 억지를 부리...
    By이우 Reply0 Views57
    Read More
  6. 25
    Aug 2023
    13:19
    No Image

    공작

    공작 이우 나는 갇힌다. 저 화살촉 같은 날개를 좀 보아. 저 수많은 눈들을 보아. 저 뽀족한 주둥이, 날카로운 발톱을 좀 보아. 무서워. 짐짓 딴청 부리며 거리를 좁히는 저 술책, 나를 유혹하는 저 반짝이는 빛깔을 좀 보아. 어떻게 하지. 오우, 나를 가두는...
    By이우 Reply0 Views59
    Read More
  7. 24
    Aug 2023
    21:25
    No Image

    맑스의 테이블

    맑스의 테이블 이우 여러 차례 술잔이 돌자 달걀찜과 막창이 거덜났다. 공감이 있어 우리의 혁명은 가능해. 공감이 있어 역사는 모순 없이 전진하지. 포이어바흐는 자신만만 했다. 브루노는 천상의 세계가 지상에서 이뤄지길 바라며 아멘을 외쳐댔다. 아멘. ...
    By이우 Reply0 Views69
    Read More
  8. 21
    Aug 2023
    21:42
    No Image

    올리브

    올리브 이우 아버지 죽고 올리브나무 화분 하나 들어 왔다. 옥상 햇빛에 몸을 키우더니 제법 나무 같다. 벌 한 마리 날아와 나무를 건드린다. 여기저기 더듬고 혀를 뽑아내 이곳저곳 빨아댄다. 올리브, 올리브. 간지러운지 올리브 이리저리 몸을 흔든다. 아서...
    By이우 Reply0 Views33
    Read More
  9. 08
    Aug 2023
    21:10

    서울대학교미술관 「예술사회학을 지나야 예술 철학이 나온다」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예술사회학을 지나야 예술 철학이 나온다」(전시 기간 : 2023. 6. 23~9.10)에 다녀 왔습니다.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한 사회의 이념과 풍속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가도 독자도 사회 속에 기거하기 때문입니...
    By이우 Reply0 Views85 file
    Read More
  10. 10
    Apr 2023
    23:26

    [화보] 봄나들이 우면산 산행

    ○행사명 : 봄나들이 산행, 우면산 ○일시 : 2023년 4월 9일(일) 오전 11시~오후 5시 ○경로 : 사당역 - 우면산 초입 - 소망탑 - 예술의전당 - 매헌 시민의 숲 - 윤봉길 의사 기념관- 돗자리 펴고 꽃구경 - 양재시민의숲역, 8.3Km ○모인 곳 : 4월 9일(일) 오전 1...
    By이우 Reply0 Views90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6 Next
/ 4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