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on EOS D60 / Tamron 17-35mm / 대구 비산동 / Photo by 이우
영춘방앗간
어린시절, 이 앞을 다녔습니다. 등하교하는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이 곳에 있었고 부끄럼 많았던 나도 이 풍경 안에 있었습니다. 좋아했던 여학생에게 얼굴 붉힐 줄만 알았지, 말 한디 건네지 못 했던 어린시절의 내가 있었습니다. 이 곳에선 늘 나무 타는 냄새가 났고, 불린 쌀이 담긴 광주리를 이고 있는 동네의 아낙들이 있었습니다. 더러, 갓 결혼한 젊은 새댁이 나타나면 소문이 골목을 따라 흐르고 담과 담을 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 나무 타는 그 냄새가 좋아 이 앞을 서성였습니다.
낡은 방앗간 앞에 낡은 내가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