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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방앗간

by 이우 posted Oct 26, 2011 Views 14538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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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on EOS D60 / Tamron 17-35mm / 대구 비산동 / Photo by 이우

 

 

 

 

     영춘방앗간

 

     어린시절, 이 앞을 다녔습니다. 등하교하는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이 곳에 있었고 부끄럼 많았던 나도 이 풍경 안에 있었습니다. 좋아했던 여학생에게  얼굴 붉힐 줄만 알았지, 말 한디 건네지 못 했던 어린시절의 내가 있었습니다.  이 곳에선 늘 나무 타는 냄새가 났고, 불린 쌀이 담긴 광주리를 이고 있는 동네의 아낙들이 있었습니다. 더러, 갓 결혼한 젊은 새댁이 나타나면 소문이 골목을 따라 흐르고 담과 담을 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 나무 타는 그 냄새가 좋아 이 앞을 서성였습니다.  

 

     낡은 방앗간 앞에 낡은 내가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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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랏빛 2014.11.02 10:43
    비산4동 샘집방앗간 사진도 있으신지요?
  • profile
    이우 2014.11.02 18:01
    없습니다. 찍어둘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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