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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훔치다

by 리강 posted Feb 05, 2012 Views 14022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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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그녀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잃은 그녀

온 세상 뒤져 나와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찾는다

도망치면서도 가끔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입어보는 나

도대체 그 작은 것 내 큰 몸에 맞을 리 없어

황금빛 반바지 조금 찢어진다


스무 살 그녀

내 숨은 아둑 숲 어찌 알았을까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훔친 이단아

스무 살 그녀 울며 헤매게 한 난봉꾼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큰 몸에 끼우다 찢은 패륜아

마을 사람들 일제히 아둑 숲 가리키며 웃고

스무 살 그녀 몇 달음이면 나 잡으리라


슬금, 나 꿈에서 깬다

스무 살 그녀 없는 빈 방

헐떡이는 심장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쥔 축축한 손

거푸 아둑 숲 잠과 꿈 쏠려오는데

나 다시는 아둑 숲 안 가리라

스무 살 그녀 날 잡지 못하리라


스무 살 그녀

아직 아둑 숲 속 울고 있나?

황금빛 조끼와 반바지 찾으리라 믿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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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강 2012.02.05 19:30
    제 무의식의 일단
  • profile
    이우 2012.02.05 20:32

    음....무의식을 어떻게 인식했을까나....무의식을 인식한다면, 의식일까나....무의식이 "꿈"이라는 이름을 가진 징검다리를 건너와 의식이 되었다면, 에이도스의 이름 없는 '나'가 '레테'의 강을 건너와 이름을 단 것일까나. 그나저나, 이 플라톤의 저주는 언제나 풀릴까나....

  • profile
    리강 2012.02.05 22:41
    음.... 프로이트도 다분히 플라톤적이라는 말씀. 공감합니다. 광대한 무의식의 세계가 곧 이데아의 세계였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용어를 바꿔볼까요. "제 신끼의 일단"
  • profile
    이우 2012.02.06 19:25

    음...음....흠....<신끼>라 ... <신의 기운>이란 의미이지요? 플라톤에 더 가까워졌는데요^^

  • profile
    리강 2012.02.06 15:27
    신은 죽고 내가 신이다. 내 속에 신이 들었다. 내 속의 신의 기미를 조금 보여 주마. 이것이 그것이다.
  • profile
    이우 2012.02.06 19:27

    우와@@....이건 <데카르트>적>입니다. <신>을 죽였지만, <니체>는 아니네요. 뭐.....

  • profile
    리강 2012.02.06 23:54

    데카르트보다는 스피노자이고 싶어 으으으응.....

  • profile
    에피 2012.02.08 00:23

    나두 스피노자 오빠에게 한 표 ^^  ㅎㅎ,  그 분이 오셨다.  리~ 강~ 님 ! ~.~ ㅋㅋ

  • profile
    이우 2012.02.08 12:02

    (나두, 오빠 소리 듣고 싶어라....)

  • profile
    리강 2012.02.10 15:35

    나는 이미 듣고 있다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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