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on EOS D60 / Tokina 80-200mm / 서울 구로동 / Computer Aid / Photography by 이우
정렬된 것과 정렬되지 않은 것. 정(動)과 동(靜).... 나는 그 경계에서 흔들립니다. 정렬이나 통일, 규칙 안에 있는 나는 탈주하고 싶고, 혼란과 무질서 안의 나는 정렬되고 싶어 합니다. 나는 명사(名詞)와 동사(動詞)의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절제와 이성'의 신 '아폴론'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기원전 5세기, 사람들은 마침내 자유와 광기의 신 '디오니소스'를 올림포스의 열두 신의 자리에 앉힙니다. 하늘엔 '아폴론'이 주관하는 '절제'와 '이성'이, 땅엔 디오니소스의 '자유'와 '감성'이 전개됩니다. "너 자신을 알라"고 추궁하는 아폴론의 냉엄한 눈빛에 주눅이 들어있던 아테네 사람들은 해마다 3월의 디오니소스 제전이 오면 아크로폴리스에 모여 닷새 동안 흐드러지게 마시고 놀면서 주신과의 일체감을 만끽했습니다.
니체는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그리스 예술의 양대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그리스 조형예술이 절제와 균형의 미로 대표되기 때뮨에 <아폴론적>인 것이라면, 그리스의 시에 담긴 격정과 광기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스 조각의 맑고 밝으며 사물을 관조하는 분위기는 <아폴론형>, 음악의 격정적인 약동은 <디오니소스형>입니다. 그리스신화의 주신(酒神) 디오니소스의 도취적?창조적 충동과 태양신 아폴론의 형식?질서에 대한 충동과의 대비.... 니체는 온갖 것을 가상(假象) 속에 형태화?개체화하는 조형예술의 원리 <아폴론적>인 것이, 개체를 도취함로써 영원한 삶 속에 해체하는 음악예술의 원리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결합하여 그리스 비극이 탄생합니다.(니체 <비극의 탄생(1872)>)
정렬된 것과 정렬되지 않은 것, 절제와 자유, 이상과 감성, 그 경계에 '비극'이 있고, 그 사이에 불안, 슬픔, 눈물, 절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