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꽃들 피어난다
붉거나 붉지 않게 바람 흔들린다
꽃잎들 하나같이
어둡다가 더 어둡게 비 젖는다
세상 꽃들 다 떨어진다
붉지도 어둡지도 않다
그게 다는 아니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꽃들
붉게 어둡게 한 세상 피다 진다
세상 모든 꽃들 피어난다
붉거나 붉지 않게 바람 흔들린다
꽃잎들 하나같이
어둡다가 더 어둡게 비 젖는다
세상 꽃들 다 떨어진다
붉지도 어둡지도 않다
그게 다는 아니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꽃들
붉게 어둡게 한 세상 피다 진다
소의 외침은 음울함이 아니오. 울거나 웃는 것이 아니라 일갈(一喝)하는 것임을 몰라주시니 너무 하시오. 이 조용한 일갈은 음울함이 아니라, 바람이요, 꽃이요, 비요, 눈이라오. 바람이 외치지 않는다고, 꽃이 외치지 않는다고, 비와 눈이 외치지 않는다고 생각지 마시오. <붉게 어둡게 한 세상 피고 지는> 꽃들이 외치는 이 적막소리가 들리지 않소? 이 외침이 들리지 않는다면, 그대가 <꽃>이 피고, <비>에 <젖고>, <떨어지>고, <피>고 <진>다고 하는 것은 어인 일이오?
세상의 모든 꽃들이 붉게 피어서 바람에 흔들리오. 아주 붉게 흔들리오. 더 붉게 흔들리오. 그러다가 이젠 어둡고 어둡게 비를 맞소. 그 다음날 새벽 붉음도 어두움도 다 사라진 앙상한 모습으로 땅에 떨어져 썩을 뿐이오. 그것으로 충분하오. 그것으로 충분하오. 더 바라지 마시오. 그게 다는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한 세상 피었다 졌다고 말. 할. 수. 있. 소. 그러니 세상에 나와서 무슨 외침을 외쳤느니 하는 거창한 수식어일랑 제발 붙이지 마시오. 자꾸 그러면 아예 피어나지도 않겠소.
크아~~ 아주 니체적입니다. 그런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초인은 보이지 않고, 쇼펜하우어적으로 보이니 큰일이요... 이거야 말로 큰일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요... 이를 어쩌나, 이를 어찌하여야 하나.... 푸하푸하.....
우후~ 의미를 제거하셨네요. 가면을 벗으면 아무것도 없지요. 아무것도 없음을 가치롭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 초인이라고 했던가요?
그런데, 리강님의 잡세설에는 왜 허무가 보이는 것일까요^^ 까뮈의 시지프를 불러 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