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할아버지는 내 할머니 사랑하지 않고
내 아버지 낳았다
내 아버지는 내 어머니 사랑하지 않고
나를 낳았다
나는 내 아내 사랑하지 않고
아들 낳고 딸도 낳았다
저주는 미래에도 계속될 거다
아니, 이건 저주가 아니다
사는 방법 모르는 거다
사랑하는 방법 모르는 거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나의
무뚝뚝한 어리석음이
불길한 운명 핑계대는 거다
내 할아버지는 내 할머니 사랑하지 않고
내 아버지 낳았다
내 아버지는 내 어머니 사랑하지 않고
나를 낳았다
나는 내 아내 사랑하지 않고
아들 낳고 딸도 낳았다
저주는 미래에도 계속될 거다
아니, 이건 저주가 아니다
사는 방법 모르는 거다
사랑하는 방법 모르는 거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나의
무뚝뚝한 어리석음이
불길한 운명 핑계대는 거다
사랑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아버지를 낳고, 사랑하지 않았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낳고,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 아내가 아들과 딸을 낳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지요. 아니, 낳을 수밖에 없었던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은 아는데 '그 무언가'가 있어 그렇게 하지 않고, 저렇게 했을 뿐입니다 . '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 무언가'가 싫어유. 소는, 지금 '그 무언가'와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낡고 무딘 뿔로.....
그 "뭔가"가 뭐냐구요? 그 무딘 뿔로도 굳이 싸울 만큼 대단한 "뭔가"인가 본데 도대체 그 "뭔가"가 뭐냐구요?
그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그 무엇'입니다. 음...그 무엇의 성격을 설명하자면요 .... 행복해야할 사랑을 행복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것들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음...예를 들면, 집어등을 따라다니는 멸치떼처럼 명멸하는 돈에 대한 집착, 행복하게 하지 못 하는 정언 명령과 규율, 쓸 곳 없는 도덕과 윤리 명제들 (쓸 모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게 만드는 여러가지 구조들 ... 이런 것들이 행복한 사랑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개인에게로 돌리면, 리강 님이 말한대로 모두 핑계가 될 수 있고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핑계를 대는 사람도 모두 그 선택에 최선을 다했을 겁니다. 행복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던 겁니다. 그 구조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낡고, 무딘 뿔로 ....
싸워서 이기면 연락 주세요. ㅎㅎ
이길 수 있을까요 ... 어쩌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가끔 지칩니다....
알았지만 모른 척 하게 하는 '그 무언가'가,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게 하는 '그 무언가'가, 알게 되지만 알고 싶지 않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가 핑계일 수 있지만, '그 무언가'는 불가항력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몰랐고, 모르고, 모를 것이다. 따라서, 알았고, 알고 있고, 알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