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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전태일'과 '장미혁명'

by 함지 posted Apr 05, 2017 Views 1108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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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전태일'과의 만남은 구로구근로자 복지센터에서 주최한 '청년 로(勞)스쿨'―청년 직딩을 위한 호구탈출 매뉴얼이란 4강짜리 노동법강의에서였다. 6월 30일 장소는 무중력지대 회의실. 청년단체의 있는 물리치료사가 이야기해주었던 노조를 만들어 사용자측과 투쟁했던 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노동3권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생생하게 알게 된 이야기였다. 6월의 만남 후에, 11월 퇴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청년 전태일' 회원이 되었다. '청년 전태일'을 짧게 소개하자면, 2016년 2월에 설립되었고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청년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고 우리 사회를 바꾸고자 설립한 비영리기관이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언론보도되면서 광장에 타올랐던 수만명의 촛불들. 에피쿠로스의 사람들과 청년전태일의 사람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촛불이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구속시켰다. 장미가 활짝 피어 날 5월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이른바, 장미대선! 장미대선에 앞서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비롯한 다양한 청년 노동자들의 어려움, 해결되지 않은 사회의 온갖 적폐로부터 빼앗긴 청년들의 봄을 되찾기 위해서 '장미혁명'을 시작한다.  2017년 2월 말에 해고당한 학교비정규직으로서 고용불안에 힘을 실어, 노동환경에 대한 내 이야기를 발표했다.


[발표문] 


  안녕하세요. 학교교무행정실무사로 4년 동안 근무한 청년 비 정규직 노동자 함지영입니다. 학교교무행정실무사로 1년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무하는데, 길어야 2년까지만 근무할 수 있고 계속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3번째로 근무했던 사립고등학교에서 2월 말까지만 근무하라는 통보에 기운이 빠지고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불안했지만 학교를 나오는 과정에서 많이 속상했습니다. 해고통지를 받고 교감선생님의 업무지시는 무기계약 행정직원을 통하여 전달지시로 이루어졌고 업무인수인계를 받으러 온 새로운 행정직원에게는 “앞으로 일하게 된 행정선생님이라며” 직접 소개하면서도 그만두는 행정직원은 교내메신저로 조용히 안내하며 업무인수인계도 교무실 내 자리가 아닌 상담실 안에서 하기를 원하셨습니다. 1년 동안 업무지시를 받고 함께 일했던 교감선생님의 행동들에서 “학교계약직원은 사람이 아니고 1년마다 쉽게 바꿀 수 있는 소모품인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근무했던 공립초등학교에서도 2월 말까지만 근무하라는 통보를 들었을 때, 행정실의 계장님께서 저한테 요구했던 것은 다른 사람에게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것 이였습니다. 속상해 울면서도 조용히 나가야 했습니다.


  학교 교무행정 일을 하면서 업무분장에는 고유업무가 있지만 지원업무가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업무협조 과정에서 떠넘겨진 선생님들의 업무들, 관리자와 업무담당자 사이에 끼여 업무를 전달하게 되는 애매한 상황들, 학교행사 시에 다과부터 행사지원업무 후에 처리해야 하는 공문 및 교무행정업무 그리고 행정업무를 함께하는 행정실에서 교무실업무라고 쳐 내는 업무들. 어려운 것이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하셨던 행정부장님께 학비노조의 단체협약내용인 1년 후 무기계약 전환내용에 대해 물어보니 노조에 가입해서 혹시나 학교에 문제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의심을 도리어 받았습니다. 교무행정실무직원은 교무실, 행정실 두 곳에서의 소속감이 없으면서도 업무를 모두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일의 대한 만족감은 떨어지고 부담감은 많습니다. 업무분장에는 없지만 주된 업무 중 전화 받는 업무입니다. 단순문의 및 외부 민원전화를 처리하면서 업무가 진행되며 전화를 받기 위해 점심시간에 교대로 다녀온 후에 교무실을 지켜야 합니다. 또한 교육청에서 주기적으로 오는 전화친절도 공문은 전화를 받는 행정실무직원으로서 신경쓰이는 부분이었습니다.


  해고통지 후 선생님들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젊으니깐 여기보다 더 좋은 직장에서 일하라고요. 젊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3번째 해고통지를 듣고 나자 젊다고 격려해주는 위에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생각했습니다. 일을 잘 할 수 있고 가능성이 열린 청년노동자들이 불안하게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비정규직 사회에서 다른 곳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일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노동환경개선과 고용안정에 대한 확실한 법률제정으로 노동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합니다. 


2017년 3월 25일(토), 광화문광장에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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