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중 사진전시회 『천인상(千印象)』에 다녀왔습니다.

by 이우 posted Nov 06, 2017 Views 1074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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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 : 윤길중 사진전시회 『천인상(千印象)』
○기간 : 2017년 10월 25일(수)~11월 6일(월)
○장소 : 갤러리인덱스((www.galleryindex.co.kr,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인사동길 45. 인덕빌딩 F3, 인사동거리 쌈지길 맞은편)
○관람시간 : 오전 11시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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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일(일) 천 개의 석인(石人)들을 모은 윤길중사진전  『천인상(千印象)』에 다녀왔습니다.  평론가 최건수, 사진작가 윤길중, 에피큐리언들이 모여 작가의 사진세계와 석인의 문화사, 롤랑 바르트를 중심으로 한 예술 미학, 들뢰즈  예술철학 등 이런저런 담론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천인상(千印)의 상(象)으로 울타리를 치고, 느닷없이 벌어진 담론의 향연…. 현실과 이상, 인 파이터와 아웃 파이터 사이, 링 안과 링의 바깥, 어쩌면 걸어 나가야 할 삶의 오솔길, 그 사이, 그 중간, 그 경계에서(in-between) 서성거렸습니다.

  "보라! 이 얼굴은 어떤가? 책임을 다하겠다며 굳게 다문 입, 다가오지 말라며 부라린 큰 눈, 고통도 슬픔도 눈물도 모르겠다는 냉담한 얼굴, 환멸도 고통도 감내하는 고귀한 얼굴, 현실 세계의 모든 가치를 전도시키는 초월주의자의 얼굴, 한없이 냉담하며 의도도 배려도 없으며 무관심 자체를 힘이라고 생각하는 고상한 스토아주의자의 얼굴, 고독하고 우울한 코키토(cogito), 이상(ideal)으로서의 진리를 사랑하는 관념주의자의 얼굴, '순수 의지'를 사랑하는 쇼펜하우어의 우울한 얼굴, 책임과 절제, 용기의 덕(德)을 가진 수호자의 얼굴, 분노도 질투도 없는 달관자의 얼굴, 고독을 사랑하는 옵티미스트(optimist, 현실 세계와 인생을 궁극적인 최선의 것으로 보고 이를 만족스럽게 여기는 생각이나 태도를 갖는 낙천주의자)의 얼굴, 세상은 덧 없을 뿐이라는 니힐리스트(nihilist, 모든 사상, 진리 따위에 아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허무주의자)의 얼굴, 문제를 알지만 침묵하는 자의 얼굴, 현실에서 자유로워진 자의 얼굴, 어둡고 우울하고 딱딱하고 거칠고 찬 얼굴, 얼굴들.... 이들은 누구인가? 홀(笏)을 들거나 칼을 든 죽은 자의 수호자, 꽃과 술병을 들었지만 곰팡이가 서식하는 죽은 자의 시종, 죽은 자, 혹은 죽은 자들의 대리인.... 그렇다면, 산 자는 누구인가?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두 개의 축(軸, 굴대 혹은 바디, 사물의 요점), '주체화의 축'과 '의미 생성의 축'을 만났다."(이우의 2016년 윤길중사진전  「석인의 초상」 리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