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방향

by 리강 posted Feb 18, 2016 Views 1264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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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저마다

늙은 겨울 하나 이끌고

헐벗은 들판에 섰네



하얀 눈 오지 않고

어둡고 차가워진

너의 겨울 고장났지만



좁고 구부러진

나의 겨울 속엔

어린 새 한 마리 얼어 죽었네



너는 너대로

쿨럭이던 겨울 문짝 부수고

깊어진 바람 소리나 듣고



나는 나대로

낡은 겨울 안경 쓰고

침침한 얼음의 방향 가리켜 보네



언젠가 너와 나 저마다

죽어 버린 겨울 하나 안고

자꾸 텅 빈 들판 쪽으로만 서성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