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

by 이우 posted Nov 23, 2015 Views 1403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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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비

    이우


    겨울 옥탑방에서

    눈물 같기도 하고

    계집애 오줌 누는 소리 같기도 한

    빗소리를 듣는다

    그랬다

    장난처럼 꽃이 피고

    장난처럼 비가 내리고

    장난처럼 사랑을 했다

    한두끼쯤 굶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다

    꽃처럼 비처럼 사랑을 하고

    사랑처럼 꽃이 피고

    꽃처럼 비가 내렸고

    너를 보낼 수 있었다

    그렇다

    38번 국도를 달리거나

    너를 잊을 수 있었다

    304컬레 신발들이 베를린 광장에 놓이고

    저런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200개의 가방들이 광화문 광장에 놓이고

    농민이 죽었다

    그랬다

    장난처럼 겨울이었다

    장난처럼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