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인문독서토론 중급과정
○ 수업기간 : 2016년 11월 23일(수)~12월 21일(수)(12월 7일 제외) · 주 1회 · 4회
○ 수업일시 : 2016년 12월 21일(수) 오전 10시~12시 30분 : 논제 합평 및 독서토론 · 종강
○ 수업장소 : 강서도서관 강의실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이우·정현
<나비를 잡는 아버지>(현덕 · 길벗어린이 · 2001년)와 <만년셔츠>(방정환 · 지경사 · 2001년)를 대상으로 한 논제 작성 합평 및 독서토론으로 강서도서관 인문독서토론 중급과정을 종강했습니다. 독서토론 논제를 작성할 때 흔히 일어나는 실수는 텍스트의 내용을 감상적으로 읽고 주제를 확정하는 것입니다.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 밖에 있습니다. 언어의 의미는 환경·문맥·상황·사용과 실천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는 <나비를 잡는 아버지>와 <만년셔츠>를 통해 텍스트를 환경·문맥·상황·사용과 실천의 맥락에서 이해하기 시작하면 주제가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만일 예술이 대다수 사람이 요구하는 것에 순응한다면 예술은 무제한의 오락이 되고 말 것입니다. 만일 예술이 맹목적으로 대다수 사람을 거부하고 자기의 꿈 속에 고립되기를 결심한다면 아무 것도 표현하지 못할 것입니다. 텍스트를 환경·문맥·상황·사용과 실천의 맥락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감상적으로만 읽어낸다면 대다수 사람이 요구하는 것에 순응하거나 자신의 꿈 속에 고립되면서 현실의 문제를 단절시키게 됩니다. 이런 독서토론은 하나의 "사치"이며 "허위'에 불과합니다. 이제 지겹습니다. 인간 위에 군림하는 수사(修辭, rhetoric, 효과적이고 미적인 표현을 위해 말과 글을 꾸미고 다듬음). 내용 없이 표현만 꾸미고, 다듬고, 장식하는 사회... ‘문학’이란 무엇일까요?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날고, 다이빙하고, 작동합니다. 이것은 은유가 아닙니다. 우리는 코네티컷(Connecticut)합니다. 쓰여진 과거의 텍스트를 환경과 문맥·상황의 맥락에서 현재로 다시 당겨오고, 사용과 실천의 맥락에서 미래를 미리 당겨오는 것, 과거를 현재와 미래로 연결하고(Connect) 잘라내는 것(cut), 이것이 독서토론입니다.
"예술가는 무엇보다 먼저 자기 스스로 가지고 있는 의문, 즉 ‘예술은 허위적 사치인가’라는 의문을 풀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대답은, 결국 예술은 허위적 사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도형수들이 노를 젓고 선창에서 기진맥진하는 노예선의 제일 뒤 갑판에 앉아 노래할 수 있다. 또 우리는 희생자들이 사자의 이빨 밑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동안, 이 곡예장 위에서 끊임없이 주고 받는 세속적인 대화를 기록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못했으므로 여러 가지가 변했고 특히 도형수와 순난자(殉難者)들의 수가 지구에서 그렇게 증가한 것이다. 이 많은 비참 앞에서 예술이 계속하여 하나의 사치가 되고자 한다면 오늘도 역시 하나의 허위를 승낙해야만 하는 것이다.
예술은 대체 무엇에 관하여 말하겠는가? 만일 예술이 대다수 사람이 요구하는 것에 순응한다면 예술은 무제한의 오락이 될 것이다. 만일 예술이 맹목적으로 대다수 사람을 거부하고 자기의 꿈 속에 고립되기를 결심한다면 아무 것도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오락인들의, 혹은 형태에 대한 문법가들의 생산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모두 살아 있는 현실과는 단절된 예술에 귀착되고 마는 것이다."
- 사르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