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금천구립시흥도서관 「함께 읽는 서양철학사 ·철학과 굴뚝청소부」
○ 기간 : 2016년 1월 5일(화) ~ 5월 17일(화) · 주 1회 · 총 18회
○ 시간 :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9시(2시간)
○ 장소 : 금천구립시흥도서관
○ 대상 도서 : <철학과 굴뚝청소부>(이진경 · 그린비 · 2012년)
○ 강사 : 이우(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 www.epicurus.kr)
○ 신청·문의 : 금천구립시흥도서관(전화 : 02-809-8242~4)
↓ 제13강 : 언어학과 철학 혁명(야콥슨·비트겐슈타인)
1월 5일(화) 데카르트로부터 시작된 <함께 읽는 서양철학사> 제13강, 우리는 근대철학을 너머 구조주의 철학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인간 내부(주체·관념·본질·코키토·자아·정신)에서 삶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찾고(존재론 · 인식론) 그 실천을 고민했던(실천론) 서양 철학은 인간 외부(언어·구조·사회)를 사유하면서 외부에 대한 불가능성에 닿아버렸습니다. 언어학·언어철학 역시 이 철학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외교관이었던 훔볼트(Karl Wilhelm, Freiherr von Humboldt, 1767년~1835년)가 “언어는 활동의 결과물(Ergon)이 아니라 불절된 음으로 인간의 사상을 표현하는 영원한 활동'으로 규정하며 언어철학의 문을 열었지만 '언어를 정신적 활동'으로 규정하면서 데카르트와 칸트적인 근대적 사유에 머물렀고, "언어구조는 언어를 사용하는 다수의 주체들이 동일하게 사용되는 기초를 제공하며, 모든 인간이 동일하게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며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 1857년~1913년)가 언어 구조를 연구하며 언어구조학을 열었지만, 외부는 불가능성으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구조주의 언어학의창시자 야콥슨(Roman Jakobson, 1896년~1982년) 역시 인간이 외부에 존재하는 기호나 기호의 망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측면을 갖고 있지만, 언어 사용 능력을 인간 내부에 한정시키면서 '언어적인 칸트주의'(주체 없는 주체철학)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친구들로부터 신(神), 혹은 '천재'로 불리던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 1889년~1951년)이 "언어는 환경, 문맥,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고 사용과 실천에서 드러나는 일종의 게임'이라는 "언어게임(Language game)"이론을 제시하면서 마침내 언어 구조주의는 탈-구조주의(포스트구조주의) 시대를 엽니다. 비트겐슈타인에 의해 구조주의에서 주체·진리의 문제를 제거하면서, 마침내 관계의 문제로 전환될 수 있었습니다.
규칙(code)의 체계(구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실천을 통해 얼마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이미 완결된 의미구조나 완결된 체계는 없습니다. 인간의 외부(사회·타자)는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능성이 아니라 가능성의 장이며, 오히려 외부(사회·타자)가 있어 우리 삶이 의미를 가지고 가치 있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마찰"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거친 땅으로 돌아가십시오".
"우리가 언어라고 부르는 모든 것에 공통적인 어떤 것을 진술하는 대신, 나는 이러한 현상들에는 우리로 하여금 그 모두에 대해 같은 낱말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어떤 일자가 공통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 실제 언어를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하면 할수록 그것과 우리 사이의 갈등은 더 첨예해진다. (..) 우리는 마찰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이상적인 조건인 미끄러운 얼음에 올라섰지만 동시에 바로 그 이유로 인해 걸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걷고 싶다. 따라서 마찰이 필요하다. 거친 땅으로 돌아가라."
-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의 제 문제(Philosophical Investigations)>(1953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