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청소년 주니어 인문학 겨울특강 : <나는 중학생이다>
○ 기간 : 2015년 1월 9일~ 3월 5일(매주 토요일) · 주 1회 · 총 8회
○ 시간 : 오후 2시~4시, 영화토론시 오후 2시~5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www.space-epy,kr)
○ 대상 : 예비 중학생 ~ 중등 3학년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정현 · 이우 · 강희나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인문학 기행(2016년 3월 5일 토요일 오후 2시~ 6시)
요란하게 봄비 내리던 날, 청소년 주니어 인문학 겨울특강 <나는 중학생이다> 마지막 시간으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 1858년~1918년)의 말처럼 우리는 공간에 지배당합니다. 하나의 건축물은 그 시대를 응축하고 발산합니다. 역사는 응축되어 하나의 건축물, 하나의 인간을 탄생시키며, 또한 발산되면서 우리를 하나의 시·공간에 복속시킵니니다.
'부부가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전통적인 한옥 구조는 아내의 공간(안채)과 남편의 공간(사랑채)이 분리되고, 손님의 공간(행랑채)이 구분됩니다. 일제강점기 아래 '부부유별(夫婦有別)'의 의미는 높낮이가 있는 '차별(差別, discrimination)'로 교육되었지만, 사실은 '같지 않고 다르다'는 '차이(差異, Difference)'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체적으로 다른 개체는 생활 양식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주거 공간을 분리시킨 것이 전통적인 한옥입니다. 그러나 '적나라한 이기심'을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적 구조는 가족의 개념을 혙족 중심으로 바꾸고 주거 공간 또한 혈족 중심의 동일 공간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이문재 시인의 말처럼, '과거의 문(門)은 열리기 위해 있었지만 지금의 문은 닫히기 위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남편, 손님의 공간을 구분하고 그 개별성을 존중하던 과거의 공간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안'과 '밖'을 구분해 걸쇠를 걸어두고 타인을 배척하는 지금의 공간....
이렇게 우리는 한 시대의 시·공간에 지배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생명 그 자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엘랑 비탈(elan vital)'이 있어 약동하면서 시대를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한 시대가 내면화되어 인간을 구성하는지만 안다면 말입니다. 그 복속과 지배가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이냐 아닌가를 판별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