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철학 강독 『천 개의 고원』 · 일요모임
○ 강의 기간 : 2015년 1월 18일(일) ~ 2016년 6월 26일(일) · 주 1회
○ 수강 시간 :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 10시
○ 강독 도서 :『천 개의 고원』(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 새물결 | 2003년)
○ 강의 장소 : 모임공간 에피 세미나실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이우 · 리강
↓Chapter 10. 1730년-강렬하게 되기-동물되기- 지각 불가능하게 되기>(2016년 2월 21일 강독)
혼자서는 읽기 어려운 1,000페이지 분량의『천 개의 고원』(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 새물결 | 2003년)을 함께 읽으며 들뢰즈와 가타리의 사유 속으로 여행을 시작한지 1년, 텍스트 한 줄, 한 문단 고민하다보니 걸음이 느려져 이제서야 챕터(Chapter) <10. 1730년-강렬하게 되기-동물되기-지각 불가능하게 되기>에 들어섰습니다. 책 속에 소개되는 영화를 보고, 때로 관련 책들을 토론하거나 세미나를 마련하면서 느린 걸음으로 열번째 고원에 닿았습니다. 그동안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가 존재론·인식론 차원에서 철학·사회학·지질학·생물학·문학·물리학 등을 동원하며 세계와 삶을 규명했다면, 이 챕터는 실천적인 차원에서 '강렬하게 되기-동물-되기-지각 불가능하게-되기'를 제언합니다. 유기체의 양태들을 수동적인 존재로 귀귀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동안의 철학사였다면, 이 마법사들은 이를 뒤집어 계통과 계열을 벗어나려는 유기체들의 역동과 역능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삶을 생성과 차이로 가득 채웁니다.
... 결국 되기는 진화, 적어도 혈통이나 계통에 의한 진화는 아니다. 되기는 계통을 통해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는데, 모든 계통은 상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되기는 항상 계통과는 다른 질서에 속해 있다. 되기는 결연(alliance)과 관계된다. 만일 진화가 참된 생성을 포함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계통도 없이, 전혀 다른 생물계와 등급에 있는 존재자를 이용하는 공생이라는 광활한 영역에서이다. 말벌과 서양란을 취하는 생성의 블록이 있다고 해보자. 하지만 여기서 어떠한 말벌과 서양란도 자손을 낳을 수 없다. 고양이와 비비를 취하는 생성의 블록의 있을 경우, 여기서는 C형 바이러스가 결연을 이루어낸다. 미숙한 뿌리와 특정한 미생물 사이에서 생성의 블록이 있을 경우, 여기서는 잎에서 합성된 유기질 결연을 만들어낸다. (...)
동물-되기에는 언제나 무리가, 패거리가ㅡ 개체군이, 서식이, 한마디로 말해 다양체가 관련된다. 우리 마법사들은 항상 그것을 알 수 있었다. (...) 사회와 국가는 인간을 분류하기 위해 동물의 특성을 필요로 하며, 박물학과 과학은 동물들 자체를 분류하기 위해 특성을 필요로 한다. 계열론(serialism)과 구조주의도 때로ㄴ는 유사성에 따라 특성들을 단계별로 나누고 때로는 차이에 따라 그것들에 질서를 부여한다. (...)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특성들에는 흥미가 없으며, 오히려 팽창, 전파, 점유, 전염, 서식의 양태에 흥미를 갖고 있다. 나는 군단이다. ...
- 질 들뢰즈 · 팰릭스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새물결 ·2003년) <10. 1730년-강렬하게 되기-동물-되기- 지각 불가능하게-되기> p.453~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