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청소년 주니어 인문학 겨울특강 : <나는 중학생이다>
○ 기간 : 2015년 1월 9일~ 2월 27일(매주 토요일) · 주 1회 · 총 8회
○ 시간 : 오후 2시~4시, 영화토론시 오후 2시~5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www.space-epy,kr)
○ 대상 : 예비 중학생 ~ 중등 3학년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정현
↓독서토론(2016년 2월 20일 토요일 오후 2시~ 5시)
책과 영화, 인문학 기행이 있는 <청소년 주니어 인문학 겨울특강> 일곱번째 시간, 철학자 고병권이 쓴 <생각한다는 것>(너머학교 · 2010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가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 흔히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이라 여기는 ‘생각한다’것의 의미를 사례를 통해 찾아 보았습니다. 저자 고병권은 이 책에서 ‘나에게 익숙한 것에서 떠나 보라’고 말하지만 낯선 것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고착된 생각의 덩어리인 '봉상스(bon sens)'는 때로 삶을 오해하게 만들고, 새로운 생각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역도 선수 출신 장미란의 탄원서 논란'과 '전범재판정의 아이히만' 사례를 통해, 불편하다고 해서 혹은 의심해 보지 않고 '봉상스(bon sens)'를 따라 간다면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아이히만은 너무 성실한 공무원이었기에 악마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 즉 유대인들을 죽음의 장소로 이동시키라는 윗사람의 명령을 너무 성실하게 따랐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그는 아주 유능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니까요. 그럼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아렌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히만의 경우를 보면 악마란 악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따져 보지 않았던 거예요. 그냥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무조건 했던 것이죠. 생각이 없으면 우리도 언제든 악마가 될 수 있는 겁니다. ...
(p.50)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의심해 보는 일입니다. 의심해 보기 위해서는 가족·친구·학교·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는 데서 시작됩니다. 생각한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며,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일상의 일들을 해석하고 고민해 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런 점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다양한 계열화의 가능성을 제한하면서 어느 하나로 계열화하게 만드는 '양식'이나 '상식'의 함정에 빠져나오는 일이며, 동일자가 아니라 개별자, 보편성이 아니라 특이성과 차이를 바라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