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책은 이미 쓰여진 과거를 현재화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접속점이며, 과거를 통해 현재의 고민과 갈등을 해결하고 미래의 세계를 여는 의미망입니다.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 밖에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의 의미는 환경·문맥·상황·사용과 실천에 따라 달라지며, 라캉에 따르면 ‘기표는 기의에 닿지 못한 채 그 위로 미끄러’져 기표 자체로는 의미에 닿지 못합니다.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책을 통해 읽게 되는 모든 텍스트는 책이 외부와 만나서 이루어지는 주름’입니다. ‘책은 갖가지 형식을 부여받은 질료들과 매우 다양한 날짜와 속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책이 어떤 주체의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외부성을 무시’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책읽기는 텍스트 안에서 의미를 찾고, 기표와 기의가 다르지 않다 여기고, 책을 어떤 것이라 규정하여 왔습니다. 이 지형 안에서의 책은 현재가 아니라 지난 과거이며 도래하지 않는 미래였습니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일체에서 다양체로, 귀속에서 탈주로, 고착에서 유동으로, 규정에서 운동으로 바꾸고, 책 안의 텍스트를 지금 이 순간 현재 시간으로 연결하고 도래할 내일로 접속하는 일입니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텍스트를 환경·문맥·상황·사용과 실천 맥락에서 이해하기 위하여 덩굴줄기(리좀, Rhizome)처럼 문학·사학·철학·예술 등의 인문학과 사회학·경제학·자연과학 이론과 접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