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 2016년 은평시민대학 · 꽃보다어른학교 · 인문여행교실
○ 모인 장소 :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 모인 시간 : 2016년 5월 26일(목요일) 오후 3시
○ 사진 촬영 테마 : 사랑
○ 헤어진 시간 : 2016년 5월 26일(목요일) 오후 6시
○ 헤어진 장소 :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2016년 은평시민대학 · 꽃보다어른학교 · 인문여행교실 네번째 시간, <사랑, 그 미완의 그리움>이란 주제로 근대와 현대의 '사랑'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다섯번째 시간, '성북동 사랑길'을 걸었습니다.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에서 만나,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을 5미터쯤 올라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 1897년~1944년)이 만년을 보낸 심우장(尋牛莊)을 거쳐, 80년대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의 하나였던 대원각 자리에 세워진 사찰 '길상사(吉祥寺)에 모였습니다. 대원각 주인이었던 김영한 여사(1916년~1999년, 법명 : 길상화, 吉祥花)와 천재시인 백석(白石, 1912년∼1963년)의 사랑이 만든.... 여름꽃들이 당나귀처럼 고개를 내밀고 '응앙응앙' 울었습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193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