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2016년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 독서동아리 교육지원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 독서토론 과정>
○ 기간: 2016년 5월 27일(금) ~ 7월 1일(금) · 주 1회 · 총 4회
○ 시간: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12시
○ 장소 :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아래 약도 참조)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정현 · 이우
○ 문의 :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대표 전화: 02-858-9080)
○ 주관·주최 : 서울시 · 서울도서관 · 구로도서관
↓ 인문 독서의 방향 : 어린이책 깊이 읽기 · 현대사회에서 인문적 가치를 위한 제언(7월 1일 금요일 오전 10시~12시)
2016년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 독서동아리 교육지원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 독서토론 과정> 네번째 시간, 인문 독서의 방향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종강했습니다. 입으로 말해서 귀로 듣던 것(전래동화)이 눈으로 읽히는 것으로 바뀜에 따라 동화는 표현 형식에서 내용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동화는 “어른들이 즐기는 동화야말로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해서 작가 자신의 값싼 관념 세계나 회고나 취미 정도로 여기거나 돈과 권력을 숭배하고 입신출세의 삶을 권장하는 작품을 쓰기도 합니다. 혹은, 그저 아이들을 '인형' 취급하면서 '동심천사주의'로 흐르거나 어른 중심의 '교술기능(교훈주의)'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동화를 "어린이를 어른의 완롱물(玩弄物, 장난감)이자 수동적 존재로 바라보는 식민화(植民化)의 관점"인 교술기능(교훈주의)으로만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동화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동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현덕, 방정환, 마해송, 이주홍, 이원수, 이오덕, 권정생 등 시기별로 아동문학가를 일괄하고 아이들이 직접 쓴 어린이시도 읽어보았습니다. 아동문학 평론가 이오덕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나라의 아동문학은 아이들을 생명으로 보지 않고 어른 중심으로 도구화하면서 아이들을 '예쁜 인형으로만 보는 동심천사주의'로 일관되어 있거나 , 어른 중심의 교훈주의에 물들어 있었습니다. "어린이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이며, 역사의 진공지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라 ‘작은 인간’으로서 인생의 한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아동문학은 어린이를 도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주인이어야 합니다. 인간이 "자기와 세계 사이의 관계 맺기"를 하듯 어린이 또한 세계와 관계 맺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아동문학 또한 "감각의 평면을 건설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세계를 구현 또는 복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학은 한 인간의 중요한 시기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즉 인간이 자기와 세계 사이의 관계 맺기와 정체성 수립을 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 과연 매개자로서 동화의 자리가 있기는 한 걸까? (...) 동화는 이야기이다. 동화가 이야기라는 점에서 동화는 아이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와 적절한 관계를 맺는 데 특정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 그런데 동화책의 구매자인 부모의 요구는 사회적 적응을 통한 ‘중산층 되기’ 논리로 기울어지기 쉽다. 이런 기존 질서로의 편입은 문학의 윤리가 아니다. 문학의 윤리는 기존 가치관을 뒤집고 의심하며 고착화된 언어를 흔들어놓는 것이다. 이런 수요자의 요구와 문학의 윤리는 부딪치고 파열한다. 여기서 동화작가의 고뇌의 지점이 탄생한다. 과연 동화작가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 과연 우리 어린이문학은 성공 신화에서 자유롭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여기서 결국 어린이문학은 윤리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동화의 윤리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21세기 한국 어린이문학의 진전은 불가능하다. 윤리는 결국 결단의 문제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 내 언술 행위가 무의식 중에 기존 질서 유지에 복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 유영진의 <동화의 윤리>(문학동네 · 2015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