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2016년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 독서동아리 교육지원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 독서토론 과정>
○ 기간: 2016년 5월 27일(금) ~ 7월 1일(금) · 주 1회 · 총 4회
○ 시간: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12시
○ 장소 :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아래 약도 참조)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정현 · 이우
○ 문의 :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대표 전화: 02-858-9080)
○ 주관·주최 : 서울시 · 서울도서관 · 구로도서관
↓토론 리더의 라이팅(writinging) : 주제 도출과 논제 작성(6월 24일 금요일 오전 10시~12시)
2016년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 독서동아리 교육지원 <구로구립 구로초주민전용도서관 독서토론 과정> 세번째 시간, 토론 리더의 라이팅(writinging) 강좌가 열렸습니다. 논제를 뽑을 때는, 책의 주제를 따라서 <입풀기 논제> - <기본 논제> - <심화 논제> - <정리 논제>가 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논제 사례를 살펴보면서, '주제 도출'과 '논제 작성'이라는 두 측면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책의 '주제'를 확정하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책을 읽을 때 자칫하면 통념이 작동되면서 작가의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갖가지 형식을 부여받은 질료들과 매우 다양한 날짜와 속도"들로 이루어진 책을 텍스트 뿐만 아니라 시대 배경, 각각 소재를 연결하고 '통념 너머(paradoxa, 역설)'를 볼 줄 알아야 책의 주제를 확정할 수 있습니다. 주제를 확정하고나면 <입풀기 논제> - <기본 논제> - <심화 논제> - <정리 논제>를 주제를 향해 배열하고(구성), 각 항의 논제는 가능한 많은 주장을 할 수 있도록 열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표현). 독서토론 논제를 작성한다는 것은 책의 주제를 확정하고(주제), 확정한 주제를 향해 각 항의 논제를 열거나 닫으면서(표현), 주제를 향해 펼쳐놓는 일(구성)입니다.
"한 사회, 한 시대에는 그 사회, 시대를 발행하는 사건들을 일정하게 계열화하는 통념이 존재한다. 거지가 깡통을 발로 차면서 옮길 때, 경찰은 그의 행동을 수상하게 본다. 그러나 거지에게 그 행위는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행위일 뿐이다. 경찰은 거지에게서 발생하는 사건을 통념에 비추어 계열화하지만 그 사건은 계열화가 아닌 다른 계열화도 잠재적으로 내포한다. 사회의 통념을 우리는 ‘doxa'라고 한다. 이 통념을 거스르는 계열화를 ’paradoxa'라 한다. 사건의 존재론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일정한 코드, 즉 일정한 방향과 통념을 벗어나 무의미와 역설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 밖(외부, 즉 사회나 주체가 구성하는 의식, 실천 등)에 있다. 비트켄슈타인에 따르면 언어의 의미는 환경, 문맥, 상황 사용과 실천에 따라 달라지고, 라캉에 따르면 ‘기표는 기의에 닿지 못한 채 그 위로 미끄러’져 기표 자체로는 의미에 닿지 못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책을 통해 읽게 되는 모든 텍스트는 책이 외부와 만나서 이루어지는 주름’인 것이다. 이처럼 기호로 구성된 ‘책은 갖가지 형식을 부여받은 질료들과 매우 다양한 날짜와 속도들로 이루어져 있다. (...) 그러나 지금 우리의 토론 지형은 지표와 기의가 다르지 않다 여기고 텍스트 안에서 의미를 찾아 왔다. 이런 지형 안에서 책을 읽게 되면 책 속에 담긴 의미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일 뿐이며, 책에 담긴 의미와 지금의 나의 문제, 나아가 우리 사회의 문제는 별개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책 읽기는 과거의 문제이며 앞으로도 도래하지 않을 미래일 뿐인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 속 텍스트의 의미를 지금 이 순간 현재 시간에 연결해 재해석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현재 나와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앞으로 도래할 내일로 접속하는 일이다. 이미 씌어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일체적인 의미를 다양한 의미로, 고착된 의미를 탈주와 유동으로, 규정된 의미를 운동으로 바꾸는 것이다."
- 이우의 <새로운 토론지형의 생성을 위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