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하는 십대들> 두 번째 시간, ‘사랑과 실존’이라는 주제로 함께 공부했습니다. 먼저 첫 사랑에 관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지요. “사랑해 봤니?”라는 질문에 열 다섯 살 J 만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ㅋㅋ 영화 <건축학개론>은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이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과 설레이는 사랑을 하며 예쁘게 펼쳐집니다. 그 후, 15년 만에 ‘건축사가 된 승민 앞에 나타난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 달라고 하고, 서연의 집을 짓게 된 승민은 집을 완성해 가는 동안 첫 사랑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 우리는 ‘서연’과 ‘승민’의 삶을 들여다보고, 승민과 서연의 사랑은 왜 이루어지지 못했을까? ‘서연’은 왜 잘 나가는 선배 ‘재욱’과 가난한 ‘승민’ 사이에서 갈등했을까? 15년 후, 완성된 집에서 다시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서연’과 미묘한 표정으로 약혼녀와 미국으로 떠나는 ‘승민’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 ...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인간의 본질은 신의 마음속에 이미 정해져 있을 거야. 하지만 샤르트르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어. 그래서 인간이란 존재는 본질이 규정되기에 앞서 먼저 실존한다고 봤어.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님마저도 어떤 애가 이 세상에 태어날지 계획하거나 예측할 수 없잖니? 심지어는 딸인지 아들인지, 어떤 재능이 있는지 모르시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야. 아무런 목적이나 계획도 없이 태어난 우리 앞에는 ‘무한한 자유’가 놓여 있을 뿐이야. 인간은 사물들과는 달리 자기 삶의 목적과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여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그래서 사르트르는 “사람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어. ...
-『책상을 떠난 철학』(이현영 외· 푸른들녘 · 2015년) p.25-
?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1905-1980)는? 자기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 즉 대자존재(對自存在)로서의 삶을 살아가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평가에 대해 너무 의식하다 보면 (타인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 대타존재,對他存在)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죠.
? 영화 속에서 스무 살 ‘서연’은 대타존재(對他存在)로 살았지만, 15년 후, 새로 지은 집에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대자존재(對自存在)로 다시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약혼녀와 미국으로 향하는 승민은 어떨까요? 그의 표정을 떠올려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우리 ‘철학하는 십대들’ 지영, 명균, 경이, 민관, 우연, 종윤도 ‘자기 삶의 목적과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여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가’는 대자존재(對自存在)로서의 삶을 살아 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