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인문학?『~되기』?여섯 번째 시간은 ‘매트릭스로 철학하기’로 SF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999)를 함께 보고 토론을 했습니다.

? “2199년. 인공 두뇌를 가진 컴퓨터(AI, Artificial Intelligence)가 지배하는 세계.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그들이 만들어낸 인공 자궁 안에 갇혀 AI의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고 AI에 의해 뇌세포에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입력당합니다.?인간들은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에 따라 평생 1999년의 가상 현실을 살아갑니다. 프로그램 안에 있는 동안 인간의 뇌는 AI의 철저한 통제를 받습니다. 인간이 보고 느끼는 것들은 항상 그들의 검색 엔진에 노출되어 있고, 인간의 기억 또한 그들에 의해 입력되고 삭제됩니다. 이 현실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 매트릭스 밖. 이 가짜 현실에서 깨어난 유일한 인간들이 생존해 있는 곳. 그곳엔 AI에게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인간으로 알려진 ‘모피어스’와 그와 더불어 AI에 맞서 싸우는 동료 ‘트리니티’ · ‘사이퍼’. 그들은 광케이블을 통해 매트릭스에 침투하고 매트릭스 프로그램을 응용해 그들의 당면 목표인 인류를 구원할 영웅을 찾아나섭니다. 그들은 AI통제 요원들의 삼엄한 검색망을 뚫고 매트릭스 안에 들어가 드디어 오랜 동안 찾아 헤매던 "그"를 발견합니다. "그"는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네오’. 그는 AI의 관리자인 ‘앤더슨’과 맞서 싸우며 인류를 구원합니다.”

? 도서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슬라보예 지젝 외 16명 / 한문화 / 2003년 / 원제 : The Matrix and Philosophy)에서 현대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 ,1949~ )은 “매트릭스는 바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정확히 재연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의 자리에 단단히 묶인 채, 그들이 실재라고 잘못 믿고 있는 것의 그림자 공연을 봐야만 하는 수인들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세계 너머에 진정한 현실이 존재한다는 편집증적 환상의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 고대 철학자 플라톤(BC 428~BC 348)은 세계를 이원론으로 인식합니다. 이데아(idea)는 현상 세계 밖의 세상이며 ?모든 사물의 원인이자 본질이며 가치롭고 영원합니다. 반면 현실 세계는 원본의 복사물(simulacre)로 순간적이고 감각적이며 무가치하다고 생각합니다.?

?... 가상현실은 우리의 감각적 경험의 풍부함을 전자 신호의 전송과 비전송, 즉 0과 1이라는 최소한의 디지털 급수로 환원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런데 이 디지털 기계는 '진짜' 현실과 더 이상 구분되지 않는 현실의 '위조된' 경험을 산출하고, 그 결과 '진짜' 현실이라는 개념 자체를 훼손한다. ...

- <매트릭스로 철학하기>(p.282~285)

? 플라톤의 사유를 따르면 우리는 세계를 이분법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머릿속의 관념이 만들어낸 참과 거짓 ?선과 악, 정의와 불의로 대립하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영화속 주인공 '네오'처럼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세계를 바라봐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세계 너머에 ‘진정한 현실’은 없습니다. 지금, 여기, 이 세계가 ‘진정한 현실’입니다.?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긍정하며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 더 좋은 삶을 위해 공부하고 느끼고 행동할 때 우리는 행복한 현실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겁니다. 굳이 빨간 약, 파란 약을 먹을 필요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