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명 : 2013년 통찰력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인문고전 만남 <상처 받지 않을 권리>
○ 장소 : 경북도립대 창업보육센터 3층 세미나실
○ 시간 : 2013년 4월 8일(월) 오후 7시~9시 ( 3주차 )
○ 내용 : 제3강 주체(Subject)와 객체(object) 사이의 에피소드(Episode)
▲ 인문고전 만남 세번째 시간은 주체(Subject)와 객체(object) 사이에 낀 에피소드(Episode)입니다. 소설 속의 독립된 한 편, 연속 프로그램 1회분, 고대 그리스의 비극에서 두 합창 사이에 끼여 있는 대화, 음악에서는 삽입부나 간주곡, 평소 같지 않은 일정 기간의 이상한 기후, 연속되지 않는 하나의 삽화적인 사건(Event)....
▲ Openning : 예견된 정현의 오프닝.
▲ Episode·1 : 신성우의 플롯 연주 사건(Event). 도화, 매화, 자목련, 벚꽃이 늘어선 봄길을 달려 느닷없이 만났던 플롯의 바람소리, 그 꽃이 피는 소리….
"음악은 목소리와 악기들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목소리가 노래인 이상, 목소리의 주된 역할은 음을 '붙잡는' 것이며, 악기의 반주를 받아가며 음표 위에 한정된 상수의 기능을 한다. 목소리가 음색과 관련될 때에만 목소리는 이질적인 것을 갖게 되며 목소리는 연속적인 변주 역량을 주는 음역이 드러난다. 이제 목소리는 더 이상 반주를 따라가지 않으며 실제로 <기계화>된다. (중략) 동일한 음 판 위에서 가사 부분, 선율 부분, 효과음부, 악기부, 그리고 결과적으로 전자부까지도 연장시키거나 중첩시키는 음악기계. .... 막대한 변주 계수가 있어 친교적 부분, 도구적 부분, 음악적 부분 등 하나의 음 배치물의 모든 부분들을 변용시키고 연동시킨다고.... 목소리의 변주 방식은 다양하다. 서창은 음을 끊임없이 올렸다 내렸다하여 고정된 음높이를 단념한다. 뿐만 아니라 순환적 기법도 목소리를 변주하며, 공명지대 기법은 여러 목소리가 한 입에서 나오도록 해준다."
-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p.187
▲ Episode·2 : 애드립 스피치. 느닷 없이 닥친 '엄마', '담배', '고독'이라는 언표(言表)…. 언표 안에 삶의 이야기를 접속시키다.
"우리는 비정형적 표현 자체가 올바른 헝식들을 거쳐서 생산된다고 믿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비정형적 표현 자체가 올바른 형식들의 변주를 생산하고 형식들이 상수가 되지 못하게 한다. 비정형적 표현은 랑그가 탈영토화되는 정점을 이루며 텐서의 역할을 한다. (중략) 종종 사람들은 이런 변주가 언어 속에서 일어나는 창조의 일상적인 작업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인, 아이, 광인의 몫으로 남겨진 주변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추상적인 기계를 누적적 효과나 통합체적 돌연변이에 의해 이차적으로만 변경될 수 있는 상수를 통해 정의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랑그라는 추상적인 기계는 보편적이지 않으며 심지어 일반적이지도 않다. (중략) 랑그에는 강제적이거나 불변적인 규칙이 없다. 규칙이라면 말을 움직일 때마다 규칙이 바뀌는 놀이에서처럼 변주 그 자체와 더불어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임시 규칙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추상적인 기계와 언표행위라는 배치물은 서로 상보적이거나 하나가 다른 하나 속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p.192~194
▲ Episode·3 : 정현의 영화 리뷰. 느닷 없이, 소리를 영상화하는 자막 코드(code)의 엉김과 느닷 없이 펼쳐진 정현의 <붉은 수수밭> 영화 리뷰….
"삶은 그런 것이다. 추알이 어머니의 덕담을 거스르고 면사포를 벗고, 가마 안에서 울어 스스로 액운을 불러들이고, 시집을 가다가 가마꾼 위오찬아오와 사랑에 빠지는 것. 삶은 그렇게 질서정연하고 논리적이지 않다. 추알은 기존 질서체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차이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의미들을 생성한다. 양조장을 재건해 이익금을 나누고 신분을 없애버린다. 일본군에 대항하라는 깃발을 들고 일어선다. 온 몸으로 삶을 밀고 나가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우리의 역사는 강물처럼 요동치며 흘러가는 것이다. 중세 봉건사회가 무너지고 근대 시민사회가 오고, 다시 역사의 강물이 흘러 지금에 오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 사람들의 힘이었던 것이다. 삶은, 또 역사는 강물처럼 흐른다. 그 물살에 휩쓸리지 말고 온 몸으로 밀고 가라. 파랑을 만들고 의미를 생성하라. 그럴 때 비로소 우리의 삶과 역사가 요동치며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람에 흔들리는 아름다운 붉은 수수밭을 영상화하며 우리에게 전하는 장예모 감독의 메시지다."
- 정현의 <영화 '붉은 수수밭' 리뷰> 중에서
▲ Episode·4 : 자막을 보려면 돈을 지불하고 레지스트레이션(registration)하라는 자본 구조 속에서 끝내 풀지 못 한 자막 코드(code). 그 코드를 대신했던, 느닷 없는 보편(universals) 논쟁. 개별자(individuals)와 각각의 존재자 차이를 배제하고 공통의 속성을 축출해낸 보편자(universals)와 그 사이 헝클어진 관계 속에 객체(object)로 존재하는 주체(Subject) 이야기.
"우리들 각각은 배치물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고 믿을 때에도 배치물의 언표를 생산한다. 또는 배치물의 언표를 생산할 때에도 우리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 이 언표들은 얼마나 기묘한가. 그것들은 진정 광인의 담론이다. (중략) 개인적 언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전혀 없다. 모든 언표는 기계적 배치물, 다시 말해 언표행위를 하는 집단적 행위자의 산물이다. 고유명은 개인을 지칭하지 않는다. 반대로 한 개인이 자신의 진정한 고유명을 얻는 것은, 가장 엄격한 몰개성화가 실행되고 난 후에 개인을 관통해서 지나가는 다양체들에게 개인이 열릴 때이다. 고유명은 다양체에 대한 순간적 파악이다. 고유명은 강렬함의 장을 통해 이해되는 부정사의 주어이다. (중략) 언표와 행위 사이에 내적 관계, 내재적 관계는 있지만 동일성은 없다. 차라리 그 관계는 잉여의 관계이다. 명령어는 그 자체로 행위와 언표의 잉여이다. 신문과 뉴스는 잉여를 통해 작용한다. 우리에게 생각해라, 기억해 둬라, 기대하라 등 '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p.7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