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9
남한산성
○ 대상 :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인문학기행팀 및 게스트
○ 모인 시간 : 2012년 10월 20일(토요일) 오후 1시
○ 모인 장소_ 8호선 산성역(2번출구)
○ 사진 촬영 테마_ 자유 테마
○ 헤어진 장소_ 8호선 산성역
○ 헤어진 시간_ 2012년 11월 20일(토) 오후 8시
<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 그 아홉번째 기행으로 남한산성을 다녀왔습니다. 강의 주제는 <전체와 개인>. 천체와 개인의 갈등 문제는 그 해답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체와 개인의 갈등 구조를 안다면, 그리고 인식의 문제를 살펴본다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과거에도 겪어 왔고 지금도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겪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스토어학파에서 말하고 있는 전체와 조화롭게 삶을 사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에피쿠로스학파가 주장하는 개인의 삶을 향유하는 것이 좋을까요? 산성을 걸으며 고민했습니다.
▲ 8호선 산성역 2번 출구에서 만난 일행이 9-1번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 남문으로 들어섰습니다. 토요일. 산성으로 오르는 도로에는 차들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일행들은 차 안에서 기다리는 대신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산은 여름과 가을이 혼재된 모습으로 앞에 있습니다. 여름과 가을이 우리의 인식에서처럼 딱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지요. 문병하게 언제부터 여름인지, 언제부터 가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여름과 가을이라는 공통점을 도출해 개념화한 것 뿐이지요. 산은 그저 있어 왔을 뿐입니다.
▲ 남문입니다. 남문에 올라 길을 내려다 봅니다. 길이 이어져 이 곳에 닿았지요. 사람들은 그 길로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기행의 사진 촬영 주제는 자유입니다. 산성을 오르며 여름의 끝에 숨은 가을을 찾거나, 살아 있는 것들을 눈여겨 보거나, 산 아래 남한강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 남한산성 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산성에는 조선시대의 백성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산성 둔덕 위에 얹아 있습니다. 청동으로 만든 조각인줄 알았다가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놀라기도 했지요. 시대가 흘러 60년~80년대 학생복을 입은 남녀 학생이 나란이 앉아 있어 지난 추억을 불러냈습니다. 조선시대 군인들의 행렬도 재현되네요. 행렬의 중간에서 갑자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시대구분 없이 말춤을 춥니다. 조산시대인과 근대인, 그리고 현대인이 함께 모여서 말이지요. 이렇게 시대는 흘러가나 봅니다.
▲ 수어장대에서 지는 해를 만났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해는 올랐다가 집니다. 매일 반복되는 해오름과 해넘김이지만 매일 매일이 다릅니다. 매일 다른 해오름과 해넘김의 차이(개별성)를 걷어내어 규정하는 순간 일출과 일몰이라는 전체성(보편성)만 남게 됩니다. 차이를 보고,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알 튀세로>, <들뢰즈>와 <가타리> 등 현대철학자들이 얻어낸 해답이었지요. 이런저러한 전체 아래 개인이 있 는 거이 아니라, 개인이 모여 전체를 만드는 겁니다. 행복한 전체가 만들어져 개인이행복한 것 아니라, 행복이 개인이 모여서 행복한 전체를 만드는 것이지요. ^^
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 갤러리 ( http://www.epicurus.kr/xe/photograph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