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왈책 5월 독서토론 『82년생 김지영』

by 이우 posted May 14, 2017 Views 7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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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명 : 왈책 5월 독서토론 『82년생 김지영』
○ 대상 도서: <82년생 김지영>(오늘의 젊은 작가 13 · 조남주 · 민음사 · 2016년)
○ 일시 : 2017년 5월 12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 진행 : 인문학공동체 김희정(진행) · 유재철(패널)

    이 독서토론은 Open Group입니다.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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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나눌 수 없는 것들을 이리저리, 이렇게 저렇게 잘라냅니다(분절,分節, segment). 남자와 여자, 아버지와 어머니, 어른과 아이, 금수저와 흑수저.... 잘라진 것들이 주체와 대상이라는 근대적인 이분법이라면, 이런 분절된 마디들이 대립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저마다의 개별성과 독특성이 보편성 · 동일성이라는 분절 속으로 환원된다면, 이 분절된 마디 안에서 환원된 자신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면, 우리는 난제(難題, Aporia)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맙니다.

  조남주가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오늘의 젊은 작가 13 · 조남주 · 민음사 · 2016년)을 읽었습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 의하면 이 책은 "굴레로 존재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다루는, "조용한 고백과 뜨거운 고발로 완성된 새로운 페미니즘 소설"이며, "1982년생 김지영 씨로 대변되는 '그녀'들의 인생 마디마디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분명 이 책은 "보이지 않는 차별들이 어떻게 여성들의 삶을 제약하고 억압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독자들을 난제 속으로 끌어들이기만 할 뿐입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대변되는 '그녀'들은 수행적 정체성이나 우울증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거나, 법의 권위에 복종하는 '그녀'들입니다. 이 안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강조되면 남성의 권리가 억압받아야 하며, 남성의 권위가 강조되면 여성의 권리가 억압받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이 이원구조는 배타적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남자와 여자, 혹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근대적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여성 억압'이라는 이 난제를 풀어낼 수 없습니다. 

  "여성은 보편성으로 추정되는 차이 안에서 인식되는 것인가? 남성성/여성성이라는 이원구조는 각각의 고유성이 인식될 수 있는 배타적 구조를 만들어내고, 온갖 다른 방식으로 여성적인 것의 '특성'을 다시 한번 완전히 맥락에서 분리해 계급, 인종, 민족성 및 다른 권력 관계의 축들과 분석적, 정치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이때 이 계급, 인종, 민족성, 권력 관계의 축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단일한 정체성 개념은 잘못된 명명으로 만들어버린다. (...) 사실 페미니즘 내부의 파편화나, 페미니즘이 재현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반대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은 정체성의 정치학이 갖는 필연적인 한계를 시사한다. 페미니즘이 스스로 구성한 주체에 대해 더 폭넓게 재현할 수 있다는 주장은 모순된 결과를 초래한다. 그 결과란, 페미니즘 자체의 재현 주장이 갖는 구성의 힘을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페미니즘의 목표가 실패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전략적' 목적으로 여성의 범주에 도움을 청한다고 해서 개선될 문제가 아니다. (...) 페미니즘의 법적 주체로 간주된 것을 생산하고 또 은폐하는 정치적 작용을 추적하는 일은 바로 여성 범주의 페미니즘 계보학(feminist genealogy)이 맡아야 할 과제이다."

  - <젠더 트러블-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주디스 버틀러 · 문학동네 · 2008년 · 원제 : Gender Trouble, 1990년) p.83~94

  '82년생 김지영'을, '굴레로 존재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그녀'를, 우리 사회 속에서 억압받고 있는 '그녀'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 사회의 이 난제를 풀어낼 수는 없을까요? 이 고민은, 5월 26일 강좌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인문적 해석 : 젠더 트러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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