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보드리야르 『무관심의 절정』에 관한 인문적 해석

by 이우 posted Apr 29, 2017 Views 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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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좌명 : 『무관심의 절정』에 관한 인문적 해석
○ 일시 : 2017년 4월 28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
○ 대상  도서 : 
    ① 주 도서 : <무관심의 절정>(동문선 현대신서 80 · 장 보드리야르 · 동문선 · 2001년)
    ② 보조 도서 : <소비의 사회>(장 보드리야르 · 문예출판사 | 1992년 · 원제 : La societe de consommation, 1970년)
    ③ 보조 도서 : <현대미학 강의>(진중권 · 아트북스 · 2013년)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이우

    이 강좌는 Open Group입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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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급진적인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년~2007년)의 사유를 따라 갔습니다. 그의 사유는 독특하고 도발적입니다. 그에 따르면, 이미 생산 위주에서 소비 위주의 체제로 변모한 현대사회에서 소비되는 것은 실물이 아니라 기호(signes)입니다. 상품은 소비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상품은 사용가치가 마모되기 전에, 도중에 그대로 버려짐니다. 상품은 그 '사용가치'가 아니라 그 상품과 다른 상품 사이의 '차이', 그것이 드러내주는 계층적, 신분적 차이를 표시하기 위한 상징으로 소비되며, 소쉬르가 말한 기표들 사이의 '차이'로서의 '가치(value)'라는 기호학적 개념 속에서 사물 자체가 사라집니다.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차이의 생성이 극에 달하면, 아예 의미가 사라지면서 개별성이 보편성으로 녹아 내립니다. 이때 차이의 생성은 극점을 지나 동일자의 무한증식으로 전락합니다. 실재와 가상, 현실과 재현, 원본과 복제, 기의와 기표의 차이가 스스로 붕괴하고, 두 대립항들이 서로 구별되지 않고 하나로 결합된 거대한 시뮬라시옹((simulation)의 세계.... 그 세계 속에 이제 새로움은 없습니다(역사의 종말). 보드리야르가 보기에 예술 역시 이 교환의 체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오늘날 그것은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기호로서 소비됩니다. 뒤샹과 워홀 이후 예술은 의도적으로 무가치한 것, 무의미한 것, 범상한 것을 지향하면서 예술은 범상한 것이 되고, 미적인 것은 비미적인 것과의 변별성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예술이 불필요해집니다(예술의 종언).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물에 기호(sign)가 더해지고, 기표(記表, signifiant, 시니피앙)된다고 해도, 즉 의미작용(意味作用, signification, 시니피카시옹)이 계속된다 해도 개별성이 보편성으로 용해되어 차이가 사라지고, 기호(sign)에 의해 사물의 의미가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원래의 자연이, 세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이, 당초의 우리가 '개별자'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사물들은 전염시키면서 감염되고, 정렴당하면서 점령하는 '기계'들입니다.
 
  "욕망기계들은 기계들인데, 이 말은 은유가 아니다. (...) 욕망기계들은 그 어떤 은유와도 무관하게 참으로 기계들인 걸까? 기계는 절단들의 체계라고 정의된다. 현실과의 격리라 여겨지는 절단은 여기서 전혀 성관이 없다. 전단들은 고려되는 성격에 따라 다양한 차원에서 작동한다. 첫째로 모든 기계는 이 기계가 자르는 연속된 물질적 흐름(hyle)과 관련을 맺고 있다. 모든 기계는 햄을 자르는 기계처럼 기능한다. 가령 항문과 이것이 절단하는 똥의 흐름, 또 정액의 흐름. 연합적 흐름 각각은 관념적인 것으로, 돼지의 큰 넓적다리의 무한한 흐름 같은 것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실레로 힐레는 관념 안에 있는 물질의 순수한 연속성을 가리킨다. 졸랭은 통과의례에서 사용되는 경단과 가루를 묘사하면서, 그것들은 <이론적으로 오직 하나의 시작점만을 갖고 있는 무한한 계열>에서 채취된 것의 집합, 우주 끝까지 펼쳐져 있는 유일무이한 가루에서 채취된 것의 집합으로서 매년 생산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 『안티 오이디푸스』(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 민음사 · 2014년  · 원제 : L’Anti-Edipe: Capitalisme et schizophrenie, 1972년)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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