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문학이 있다. 이 문학들은, 권력체가 개인의 신체와 종으로서의 인간을 장악하는 것을 용인하고 권력 테크놀로지의 인식론적인 이행을 확보해준다. 18세기에 장착된 이 테크놀로지는 개인과 인구, 조련할 수 있는 신체의 발견을 권력관계로 변형시켜 식민지를 확보케 했으며, 파시즘(fascism, 전체주의)을 태동시켰으며, 제국주의(imperialism)를 용인하였다. 이 권력 테크놀로지는 문학적 이상이나 예술적 이상의 이름으로, 선행(善行)의 이름으로 생물학적 실체를 갖는 한 종을 조절하고 관리한다.
이 기이한 문학은 성, 출생, 사망 등 신체 통제와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인간사의 측면에서 작동한다. 이 교묘한 담론체계는 신과 인간의 관계이면서, 억압하는 자와 억압 받는 자의 관계다. 신체 통제와 관련된 지식권력이기도 한 이 이상한 문학은 자신이나 타인, 타인의 신체, 더 나아가 그 영혼이나 행동방식에 행사될 수 있는 지배를 지칭하며, 교류, 개인들끼리의 순환과정이나 교환과정도 지칭한다. 왕·신·수장이 인간과 관련해 목자이고, 인간은 목자와 관련해 양의 무리로 나타난다. 이 문학의 목표는 무리, 혹은 양, 혹은 인간의 구제이다. 구제를 위해 식량 등 부양의 의무가 있고, 책무에 열정적이거나 헌신적이어야 하며, 타인을 위해 배려해야 한다. 모든 가축 무리와 한 마리의 양을 동시에 보살핀다. 이 교묘하고 기이한 담론체계에 빠져드는 순간, 우리는 파시스트(fascist)가 된다.
이 음흉한 담론체계를 해체하려면 우리는 처음부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간에게 영혼이 있을까? 클론에게 영혼이 있을까? 개, 소, 말에는 영혼이 있을까? 인간의 영혼은 어디로 갈까? 개, 소, 말의 영혼은 어디로 갈까? 클론은 인간인가? 기계인가? 생명체인가? 유기체인가? 무기체인가? 인간과 클론은 무엇이 다른가? 클론과 개와 소와 말과 돼지는 어떻게 다른가? 인간과 개와 소와 말과 돼지는 어떻게 다른가? 꽃과 나무와 돌과 해와 달과, 인간과, 클론과, 개와 소와 말과 돼지는 어떤 게 다른가? 우리는 식물의 신체를 뜯어 먹고, 클론의 신체를 뜯어 먹고, 개나 소나 말이나 돼지나 닭의 신체를 뜯어 먹는가?
□ 강좌 요강
○ 강좌명 :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 『나를 보내지 마』 인문적 해석
○ 일시 : 2017년 11월 24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아래 약도 참조)
○ 대상 도서
① 대상 도서 :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 2009년 · 원제 : Never Let Me Go, 2005년)
② 보조 도서 : 『안전, 영토, 인구』 (미셀 푸코 · 난장 · 2011년 · 원제 : Securite, territoire, population, 1977~1978년)
○ 참가비 : 1만원(현장 납부)
○ 강사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www.epicurus.kr) 이우
이 강좌는 열린 강좌입니다.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대상 도서 소개 :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 2009년 · 원제 : Never Let Me Go, 2005년)
현대 영미권 문학을 이끌어 가는 거장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나를 보내지 마』(김남주 번역)가 민음사 모던 클래식으로 출간되었다. 『나를 보내지 마』는 1990년대 후반 영국,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단절된 기숙 학교 ‘헤일셤’을 졸업한 후 간병사로 일하는 캐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날것 그대로의 죽음과 상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의 참을 수 없는 연약함에 직면하게 하는 독창적인 방식”《(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타임》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며 화제가 되었고, 전미 도서협회 알렉스 상, 독일 코리네 상을 받았다. 또한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37개국에서 번역되었다.
『나를 보내지 마』는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인간 복제가 가능한 세상을 전제로 한다. 이미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 인간을 키워 내는 수용소만도 한둘이 아니며, 그곳들의 운영 방침 및 방식 또한 제각각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기숙 학교 ‘헤일셤’ 또한 이런 곳 중 하나이다. ‘헤일셤’에서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캐시와 루스, 토미는 복제 인간이지만 이성과 감성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 사고한다. 이들은 자신의 모체가 되는 ‘근원자’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장기 기증자의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한편 자신의 생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기를 소망한다.
인간의 생명 연장에 대한 욕망은, 그간 유전공학이나 생명과학 쪽에서는 끊임없는 유전자 복제 실험으로, 문학과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전자 복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통해 발현되어 왔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인간 종말 리포트』,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 같은 디스토피아적 작품은 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이루어 낸 신세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온전한 생명체이지만 인간의 욕망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전제로 살아가는 복제 인간의 삶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이자 화자인 캐시는 자신들에게 다르게 요구되는 삶의 실체를 알게 된 후 “우리한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있”느냐며 비통해한다. 복제 인간인 그들 자신에게도 “단 한 번뿐인 삶”이기 때문이다. 토미는 자신들에게 사실을 직시하게 해 주려다 해고된 ‘헤일셤’의 루시 선생님 판단이 옳았다고 말하면서 “이 모든 게 정말이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내뱉는다. 토미의 이 말은 인간과 문명에 대한 작가의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이성과 감성을 지닌 하나의 생명체인 복제 인간을 죽임으로써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언젠가 실제로 가능하다면 과연 미래의 인류는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최첨단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 없이 미래는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가 될지도 모른다고 준엄하게 경고한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의 방식에 주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브닝 스탠다드》는 “인간 복제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데 대한 통찰”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은 동양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한 작가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 보조 도서 소개 : 『안전, 영토, 인구』 (미셀 푸코 · 난장 · 2011년 · 원제 : Securite, territoire, population, 1977~1978년)
독일 비판철학자로 알려진 세계적 석학 위르겐 하버마스도 ‘동시대의 사상가’로 인정한 미셸 푸코의 화제작. 오늘날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만한 ‘자유주의-신자유주의’의 본성과 작동방식을 적나라하게 분석·비판한 강의록이다. 원래 <안전, 영토, 인구>는 생명관리권력 개념을 심화시키려던 강의였다. 그러나 강의가 진행될수록 푸코는 ‘통치(성)’라는 개념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이 ‘통치(성)’ 개념에 의해 새로운 연구영역이 열린다. 근대 국가의 계보학이라는 영역이. 그리고 푸코가 새롭게 그리고 있는 이 근대 국가의 계보학은 자유주의에서 출발한다.
푸코가 파악한 자유주의의 핵심은 경제가 정치에 간섭하는 것, 즉 “경제의 형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기술이다.” 경제의 어원인 ‘오이코노미아’가 원래 ‘가정관리술’을 뜻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치의 실천에 경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국가의 수준에서 경제를 사용하는 것, 국가 전반에 경제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장-자크 루소는 “가족 모두의 공동선을 위해 가정을 지혜롭게 통치하는 것”이 곧 경제라고 말하며 이 지혜로운 가정의 통치가 어떻게 국가의 관리에 유입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즉, 가족과 재산에 대해 한 집의 가장이 행하는 감시와 통제만큼이나 주민·국가의 부·만인의 품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통치이다.
이 책 『안전, 영토, 인구: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7~78년』는 사후 30여 년이 지난 푸코가 왜 이처럼 여전히 ‘동시대의 사상가’일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화제작이다. 지난 1997년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가 처음 선보인 이래로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는 안토니오 네그리, 에티엔 발리바르, 조르조 아감벤, 알랭 바디우, 자크 랑시에르 등 현대 정치철학을 주도하는 주요 사상가들의 공공연한·은밀한 참조점이 되어왔지만, 특히 『안전, 영토, 인구』는 (곧 출간될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8~89년』과 더불어) 오늘날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만한 ‘자유주의-신자유주의’의 본성과 작동방식을 적나라하게 분석·비판한 강의로 생명관리권력/생명관리정치, 통치성, 자기의 테크놀로지 등 여기서 소개된 일련의 개념은 현대 사회를 분석하는 데 핵심 키워드가 됐기 때문이다. 요컨대 푸코가 『안전, 영토, 인구』에서 제기한 문제가 비단 서구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세계화와 더불어 이미 일종의 보편적 문제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푸코의 동시대성과 꾸준한 영향력을 설명해준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 강사 소개
이우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공동대표로 일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대학시절, 소설 <죽(竹)>으로 복현문학상, 문학평론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으로 복현문화상을 수상하고, 詩 <강변에서>로 제1회 강변시인학교 백일장 장원으로 당선했다. <언어는 눈부시다>를 저술했고, <조선대학교>, <순천대학교>, <동아대학교>, <경북도립대학교> 등의 대학, <인천북구도서관>, <아람누리도서관>, <가산정보도서관>, <개포도서관> 등의 공공도서관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인문학 산책>, 인문학 기행 <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 등의 강좌를 열었다.
주요 이력 · 경력 ·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전)문화재청·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 무형문화재 전수관 컨설턴트 · (현)인문학서원 <에피쿠로스> 대표 · 조선대 · 동아대학교· 순천대 · 안동과학대 · 경북도립대학교 등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 · 조선대 · 순천대 · 안동과학대 ·정의여고 등 독서토론 패널 활동 · 서울문화재단 <공공도서관 사서대상 독서토론 리더 교육> 워크숍 강의 · 조선대학교· 안동과학대· 동아대학교 독서캠프 및 독서토론 · 서울문화재단 <책 읽는 서울> 논제 출제 ·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공공도서관 순회 독서토론 · 한국소비자원 <지식을 콘텐트화하는 방법> 강의 · 인천 미추홀 도서관 서평쓰기 강의 · 파주시 법원도서관 독서토론리더과정 강의 · 파주책축제 <BOOK소리 2001> 게릴라 독서토론 · 의정부과학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I>(10주차) 강의 · 의정부과학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II>(10주차) 강의 · 부평구청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 강의 · 가산정보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I>(12주차) 강의 · 가산정보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II : 철학사>(12주차) 강의 · 가산정보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III : 영화로 보는 인문학>(12주차) 강의 · 경북도립대학교 <2012 인문고전 만남> 강의(11주차) · 서대문도서관 독서토론 리더교육 <Reader가 Leader다> 강의 · 서대문도서관 <동네방네 인문학> 강좌 · 아람누리도서관 <인문학산책> 강의(10주차) · 개포도서관 똘레랑스 축제 <인문학산책> 강의 · 경북도립대학교 <2013 인문고전 만남> 강의(11주차) · 한국도서관협회 <길 위의 인문학> 강의 · 응앙정보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 강의(8주차) · 양주시 <One City One Book> 공개토론회 논제 출제 위원 및 패널 · 양천구청 평생학습센터 · 금천구립 시흥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 강의 (10강) · 금천구립 시흥도서관 <서양철학사, 스무 개의 마디> 강의(20강) 중 · 2015년 경북도립대학교 인문고전 만남 <청년, 세상을 노마드하다> 강의 · 2015년「인문독서아카데미」용인수지도서관 강의 · 2015년 강서구 자원봉사대학 인문강좌 「자원봉사, 문화에 빠져들다」 강의 · 2015년 은평시민신문 인문강좌 <공동체 가능한가> 강의 · 은평구평생학습관 은평시민대학 <스무 살 학교 · 청년, 세상 속으로 길 나서다> 강의 · 2015년「길 위의 인문학」용인수지도서관 <책과 여행, 그리고 삶> 강의 ·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인문학 기행 <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 <인문학산책> 강의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천 개의 고원』 철학강독
·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서대문구 토론리더 양성과정 강의
· 금천구립시흥도서관 「함께 읽는 서양철학사」강의
· 은평시민대학 꽃보다어른학교 인문여행교실 강의 · 강서도서관 · 구로 하늘도서관 등에서 인문독서토론 강의 · 인문학공동체 에피크로스 「니체, 오! 니체여」, 「밥 딜런의 예술 미학」 등 철학 강의
· 중랑구립정보도서관 인문학 글쓰기 특강 「문체와 리듬, 변주」강의
· 인천 남구평생학습관 「서양철학에서 배우는 삶」 강의
집필 · 논리적 글쓰기 <언어는 눈부시다>(딤스, 2003) · <구미공단 15년사>, <구미상공회의소 10년사> · 강남구립도서관, 한국해운조합 사보, 문화비평, 한국공예문화진흥원 <공예사랑> 연재 작가 ·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서진영, SEEDPAPER, 2010), 사진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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