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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배제되었던 사람들이 쉽게 지배 문화의 가장 우직한 친위대가 된다

by 이우 posted Jun 20, 2017 Views 1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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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경제학을 배우는 흑인학생들, 옥스퍼드의 태국 학생들, 좀더 넓혀보면 소시민 출신의 성실한 예술가나 음악학자들은 새롭게 배우는 사실들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일과 타당한 것으로 승인된 기성의 것에 대한 지나친 존경을 결합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 비타협적인 심성은 야만성, 신개척지 또는 '비자본주의적 공간들'과 상반되는 것이다. 그러한 심성의 전제는 경험, 역사적 기억, 신경증에 가까운 사유, 지긋지긋하다는 느낌이다. 언제나 목도할 수 있는 광경은 새파란 나이에 아무 것도 모르면서 급진 그룹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전통의 힘을 언뜻 감지하는 순간 마음을 바꾸는 모습이다.


  전통을 제대로 증오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것을 자신 속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술의 아방가르드 운동에서 속물들이 프롤레타리아보다 더 나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뒤늦게 가담한 산참자들은―인도의 카르납(대표적인 논리 실증주의자) 숭배자들로부터 독일의 거장 그뤼네발트나 쉬츠(후기 고딕시대의 화가)를 열렬히 옹호했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실중주의에 놀랍도록 경도된다. 배제되어 있다는 느낌이 증오와 원한 감정을 일깨운다고 가정하는 것은 잘못된 심리학이다. 그러한 배제는 또한 집착적이고 비관용적인 사랑을 일깨우며, 억압적인 지배 문화에 가까이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지배 문화의 가장 우직한 친위대가 된다. (...)


- <미니마 모랄리아>(테오도르 아도르노 · 길 · 2005년 ·  원제 : Minima Moralia. Reflexionen aus dem bescha"digten Leben, 1951년) p.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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