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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안티오이디푸스』 : 문학과 예술

by 이우 posted Oct 03, 2016 Views 1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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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이디푸스.jpg

   (...) 기이한 영미문학이 있다. 토머스하디에서, 로렌스에서 라우리까지, 밀러에서 긴즈버그와 게루악에 이르는 이들은 출발하는 법을, 코드들을 뒤섞고, 흐름들을 흐르게 하고, 기관 없는 몸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법을 알고 있다. 그들은 극한을 뛰어넘으며, 벽 즉 자본주의의 장벽을 부순다. 물론 그들은 과정을 완성하는 데 실패하며, 끊임없이 실패한다. 신경증의 막다른 골목이 다시 닫힌다. 


  오이디푸스화의 아빠-엄마,미국, 모국으로서의 귀환. 또는 이국적인 영토성들의 변태 그리고 마약, 술, 나쁘게는 오래된 파시즘의 꿈, 망상이 한쪽 극에서 다른 쪽 극으로 이만큼 잘 왕복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들과 삼각형들을 가로질러, 분열적 흐름이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흐른다. 정액, 강, 배수구, 코드화되게 내버러두지 않는 말들의 임질 내지 물결, 너무도 유동적이면서 너무도 끈끈한 리비도가. 그것은 통사론에 대한 폭력, 기표에 대한 협의된 파괴, 흐름으로 건립된 무의미, 모든 관계들에 거듭 출몰하는 다성성(多聲性)이다.


  문학이 지닌 이데올로기나 사회질서가 행하는 문학의 회유에서 출발한다면,문학의 문제는 얼마나 잘못 제기된 것인가. 사람들은 회유되지만 작품들은 회유되지 않는다. 언제나 작품들은 잠든 새 젊은이들을 찾아내어 그의 잠을 깨울 것이요, 또 작품들의불을 끊임없이 더 멀리 가져가고 있다. 이데올로기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은 가장 화란스러운 개념이다. 왜냐하면 이데올로기는 문학 기계와 생산의 장의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또 발신된 기호가 기표의 질서 속에서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려는 <내용형식>을 돌파하는 순간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래 전에 앵엘스는 이미 발자크와 관련해서 위대한 작가란 어떤 작가인지 밝혔다. 위대한 작가는 작기 작품의 정통적 · 전제군주적 기표를 갈라지게 하며 지평선에 있는 혁명기계를 필연적으로 부양하는 흐름을 그려내고 흐르게 하기를 마지않는 자이다. 이것이 문체요, 또는 차라리 문체의 부재, 즉 탈통사론, 탈문법성이다. 바로 이 순간 언어 활동은 그것이 말하는 것에 의해서는 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언어 활동은 언어를 흐르게 하고 유통시키고 폭발시키는 것, 즉 욕망에 의해 규정된다. 왜냐하면 문학은 전적으로 분열증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과정이지 목적이 아니요, 생산이지 표현이 아니다.


  문학을 기성 질서에 순응하면서 아무에게도 해를 끼칠 수 없는 소비 대상으로 환원하는 데서도 역시 오이디푸스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들 중 하나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작가와 그 독자들의 개인적 오이디푸스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작품 자체를 지배적 사회 코드들을 따라 이데올로기를 분비하는 소소한 표현 활동이 되도록 복속시키려 시도하는 오이디푸스 형식이다. 그래서 예술 작품은 오이디푸스의 두 극, 즉 문제와 해결, 신경증과 승화, 욕망과 진실 사이에 기입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 하나는 어린 시절의 해결되지 않은 갈등들을 혼합하고 재분배하는 퇴행적 극이요, 다른 하나는 거기서 예술 작품이 인간의 장래에 관한 새로운 해결의 길들을 발명하는 전망적 극이다. 


  내면이 작품으로 전환되면 작품이 <문화 대상>으로 구성된다고들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신분석을 예술 작품에 적용할 여지조차 없다. 왜냐하면 예술 작품 자체가 성공한 정신분석을, 즉 모범적인 집단적 잠재성을 지닌 숭고한 <전이>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 문법과 통사론을 돌파해서 언어 활동 전체를 욕망으로 만들 줄 알았던 위대한 목소리들이, 정신병의 바닥에서 말하지는 않았고 또 현저하게 정신병적인 혁명적 도주점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기성 문학을 오이디푸스적 정신분석과 대면하게 하는 일은 옳은 일이다. 기성 문학은 기록되지 않은 초자아보다 더 해로운, 자기 고유의 초자아 형식을 전개하니 말이다. (...)


  예술 기계, 분석 기계, 혁명 기계는 억압-탄압 체계의 약해진 틀 속에서 이것들을 작동시키는 외래적 관계들 속에 머물러 있거나, 아니면 이것들이 욕망 기계를 배양하는 흐름 속에서 서로 부품이 되고 톱니바퀴가 되고 또 일반화된 폭발을 위해 참을성 있게 점화된 그 수만큼의 국지적인 불이 되거나 이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분열증이지, 기표가 아니다. (...)



 - 『안티 오이디푸스』(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 민음사 · 2014년  · 원제 : L’Anti-Edipe: Capitalisme et schizophrenie, 1972년) <9장 과정> p.236~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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