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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

by 이우 posted Oct 10, 2018 Views 28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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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인간이여, 그대가 어느 나라 사람이고 어떠 견해를 가지고 있든 내 말을 잘 들어보라. 내가 이제부터 서술하는 것은 거짓말쟁이인 그대의 동포들이 쓴 책 속에서가 아니라,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자연 속에서 내가 읽었다고 믿는 그대로의 역사이다. 자연에서 비롯된 것은 모두가 진실한 것이다. 거짓이 있다면 그것은 본의 아니게 나의 견해를 거기에 섞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제부터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득히 먼 옛날이다. 그대의 모습은 그때에 비해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 나는 앞으로, 그대가 자연에게서 받았으며 그대의 교육과 습관이 타락시킬 수는 있었지만 파괴할 수 없었던 바로 그 자질에 기초하여 그대들 종(種)의 삶을 표현해 보고자 한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간혹 저마다 거기서 멈추었으면 하는 시기가 있다. 그러므로 그대에게도 그대의 종이 머물러 있었더라면 하고 생각되는 시대가 있을 것이다. (...)

  결론을 내려보자. (...) 튼튼한 체질이나 허약한 체질이냐, 이로 말미암아 힘이 강하냐 약하냐 하는 것은 최초의 체질에서 비롯된다기보다 오히려 그 양육 방법이 엄격한가 아니면 유약한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력도 마찬가지다. 교육이 고양 있는 정신과 교양 없는 정신 사이에서만 차이를 나태내는 것은 아니다. 전자 사이에서도 교양에 비례하여 차이가 난다. 거인과 난쟁이가 같은 길을 걸어간다면 두 사람이 한 발짝씩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그 간격은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의 여러 계층을 지배하고 있는 교육과 행활 양식의 놀라운 다양성을,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동물이나 원시인의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함이나 단조로움과 비교해보면, 인간과 인간의 차이가 사회 상태보다 자연 상태에서 훨씬 적으며 아울러 자연적 불평등이 인류에게는 제도의 불평등에 의해 한층 증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강자는 약자를 억압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늘 듣는다. 여기서 이 억압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자가 폭력으로 지배하면, 다른 사람들은 강자의 온갖 변덕에 굴복하여 한탄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원시의 인간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들에게는 굴종지배가 무엇인지 이해시키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남이 따온 과일이나 남이 사냥한 고기, 또는 남의 은신처인 동굴을 빼앗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어떻게 남들을 복종시킬 수 있겠는가? 게다가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어떤 종속의 쇠사슬이 있을 수 있겠는가? 만일 누가 나를 어떤 나무에서 쫓아낸다면 다른 나무로 옮겨가면 된다. 그것을 누가 방해하겠는가? 또 나보다 힘이 아주 센데다가 상당히 타락하고 게으르며 사납기까지 한 사나이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자기를 먹여 살리라고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그는 잠시도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자는 동안에도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나를 자기에게 꼼짝없이 매어두려고 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도망치거나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는 자기가 피하려고 하는 고통이나 그가 나에게 주는 고통보다 훨씬 큰 고통을 자진해서 받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더라도 그의 경계가 잠시 소홀해지거나 뜻하지 않은 소리에 그가 고개를 돌리기라도 하면, 나는 재빨리 숲속으로 이십 보쯤 달아날 수 있다. 그리하여 나를 얽어맨 사슬을 끊어지고 그는 두 번 다시 나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세세한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아도, 굴종의 끈은 인간 상호간의 의존과 인간들을 결합시키는 상호적 필요성이 없으면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어떤 사람을 복종시킨다는 것이 그를 다른 사람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처지에 두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는 이와 같은 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상태에서는 누구나 속박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우며 강자의 법칙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자연 상태에서는 불평등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그 영향도 거의 없다는 것을 증명했으므로, 이제 나는 그 불평등의 기원과 발전을 인간 정신의 지속적인 진보 속에서 찾아보려 한다. 그리고 자기 '완전 가능성'이나 사회적인 덕성, 그 밖에 자연인이 자연적으로 받은 여러 가지 능력은 결코 그 자체만으로 결코 발전할 수 없으며, 그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적인 원인―결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그것이 없었다면 인간은 영원히 원시적인 처지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의 우연한 협력이 필요했음을 이미 밝혔으므로, 이제 나는 인간 종을 손상시킴으로써 인간의 이성(理性)을 완성하고 인간을 사교적으로 만듦으로써 사악하게 하며 마침내는 인간과 세계를 까마득한 출발점에서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지점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우연을 검토하고 비교해보려고 한다. (...)

  어떤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 땅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리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말을 믿을 만큼 단순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최초의 인간이 문명 사회의 실질적인 창시자이다. 말뚝을 뽑아버리고 토지의 경계로 파놓은 도랑을 메우면서 동류들의 인간들을 항해 "저런 사기꾼의 말을 듣지 마시오. 과일은 모두의 소유이고 땅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는다면 당신들은 파멸할 것이오"라고 외친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얼마나 많은 비참과 공포에서 인류를 구제해 주었을 것인가? 그러나 이미 그 무렵에는 사태는 더 이상 이전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러한 소유 관념은 순차적으로 발생한 그 이전의 많은 관념들에 의존하는 것으로, 인간의 정신 속에 한 순간 갑자기 형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연 상태의 이 마지막 지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인류는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야 했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획득하고 많은 지식을 축적하여 그것을 대대로 전하고 증가시켜야 했다. (...)

  사람들은 투박한 오두막에 만족하는 한, 짐승 가죽으로 된 옷을 동물의 뼈나 가시로 꿰메고, 깃털과 조개껍질로 몸을 장식하고, 갖가지 색깔로 몸을 칠하고, 활과 화살을 개량하거나 치장하고, 날카로운 돌을 가지고 고지 잡는 조각배나 조잡한 악기를 다듬는데 만족하는 한, 요컨대 그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작업다른 사람의 협력이 필요없는 기술에 전념하는 동안, 그들의 본성이 허용하는 만큼 자유롭고 건전하고 선량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며, 계속해서 상호간에 독립적인 상태에서 교류의 평온함을 누렸다. 그러나 인간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 순간부터, 그리고 혼자서 두 사람 몫의 양식을 차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자마자, 평등은 사라지고 소유가 도입되고 노동이 필요하게 되었다. 광대한 은 인간의 으로 적셔야 할 들판으로 변했으며, 머지않아 그 들판에서는 수확과 더불어 예속과 비참이 싹트고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 사태가 여기까지 이르면 나머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실제의 자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실체와 외관은 서로 다른 것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구별에서 위압적인 호사의 과시기만적인 책략, 이에 따르는 모든 악덕이 쏟아져 나왔다. 이전에는 자유롭고 독립적이었던 인간이 이제는 무수한 새로운 욕구로 인해, 이를테면 자연 전체에, 특히 자기 동족에게 복종하게 되어, 결국 그는 동족의 주인이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의 노예가 되었다.그가 부유하다면 그들의 봉사가 필요하고 가난하다면 그들의 원조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중간 정도의 사람들도 그들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끊임없이 동족이 자신의 운명에 관심을 갖도록, 실질적으로나 표면상으로 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자기들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교활하고 위선적이며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권위적이고 냉혹하다. (...)

  그 전쟁에서 생명의 위협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것이었지만 재산의 위험은 개인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 횡령에 어떤 외양을 부여하든 그것은 단지 불확실하고 부당한 권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불과하며, 또 그 횡령은 오직 힘으로만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것을 다시 힘에 의해 빼앗긴다 해도 아무 할 말이 없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뛰어난 솜씨만으로 부자가 된 자도 자신의 소유에 대해 내세울 만한 명분이 없었다. 예컨대 "이 울타리를 세운 것은 나다. 나는 내 노동으로 이 땅을 얻었다"고 우겨봤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누군가가 '누가 당신에게 경계선을 정해주었냐"고 대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부과한 적도 없는 노동의 대가를 무슨 근거로 우리에게 지불하도록 요구하느냐?", "당신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이 갖고 있지만 그것이 없어서 굶주리고 있는 당신의 형제들이 얼만나 많은지 아는가?", "당신이 자기 몫 이상의 것을 동동의 식량에서 취하여 소유하려면 모든 사람들에게서 만장일치의 명백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리하여 부자는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할 유효한 이유나 자신을 방어할 충분할 힘도 없고, 한 사람 정도는 쉽게 짓누른다 해도 강도 떼에게는 오히려 짓밟힐 수밖에 없고, 상호간의 질투심 때문에 약탈의 공통된 희망으로 결집된 적들에 대항하여 자기의 동료들과 결합할 수도 없어서 만인에서 홀로 맞서게 되었다. 마침내 부자는 절박한 필요에 따라 인간의 정신 속에 일찍이 스며든 적이 없는 가장 교묘한 계획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바로 자기를 공격하는 자들의 세력 자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하고, 자신의 적대자들을 자신들의 방어자로 만들고, 그 적대자들에게 다른 준칙을 불어넣어 자연법이 자신에게 불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유리한 다른 제도들을 그들에게 부여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의도에서, 부자는 그의 이웃사람들에게 모두가 서로에 대해 무장하고 그들의 소유를 그들의 욕구와 마찬가지로 부담스럽게 하며 가난하든 부유하든 자신들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의 두려움을 설명했다. 그 후 부자는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웃 사람들을 이용할 수 있는 그럴 듯한 이유를 쉽사리 생각해냈다. 그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약자를 억압에서 보호하고 야심가를 제지하며 각자에게 소유를 보장해주기 위해 단결합시다.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규칙을 정합시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하며, 어느 쪽도 차별하지 않고 강자와 약자를 평등하게 서로의 의무에 따르게 하는, 말하자면 운명의 변덕을 보상하려는 규칙입니다. 요컨대 우리의 힘을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돌리지 말고 하나의 최고 권력에 집중시킵시다. 현명한 법률에 따라 우리를 다스리고, 사회의 모든 성원을 보호하며 방위하며, 공동의 적을 물리치고, 영원히 우리를 단합시키는 권력에 집중시킵시다!"

  사실, 무지하고 속아넘어가기 쉬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이런 설명조차 필요 없었다. 더구나 그들 사이에는 피차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중재자가 꼭 필요했고, 욕심과 야심이 지나쳐 통솔자 없이는 생활을 유지해나갈 수 없는 실정이었다. 누구나 자신의 소유를 확보할 심산으로 자신의 쇠사슬을 향해 달려갔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치 제도의 이점을 느낄 만한 이성은 갖고 있었지만 거기에 따르는 위험을 내다볼 정도로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위험을 가장 잘 예감하고 있었던 자들은 바로 이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현명한 사람들까지도 마치 부상자가 신체의 나머지 부분을 구하기 위해 팔을 잘라내게 하듯이 자기들이 갖고 있는 자유의 일부를 다른 부분을 보존하기 위해 희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와 법률의 기원은 이러하거나 이러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 사회와 법률은 약자에게는 새로운 구속을 부여하고 부자에게는 새로운 힘을 부여해 자연적 자유를 영원히 파괴해버리는가하면, 소유와 불평등의 법률을 영구히 고정시키고 교활한 횡령을 당연한 권리로 확립시켜 그 후 온 인류를 몇몇 야심가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과 예속과 비참에 복종시킨 것이다. (...)

  자연을 전율케하고 이성에 어긋나는 국민간의 전쟁이나 전투, 살육, 복수, 그리고 인간의 피를 흘리게 해서 얻은 명예를 미덕으로 간주하는 저 끔찍한 편견이 이러한 상태에서 생겨나게 되었다. 가장 교양 있는 사람들조차 동포의 목을 자르는 것이 하나의 의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내 이유도 모르면서 서로 수천 명씩 학살했고, 자연 상태의 인간들이 지구의 전 지역에서 몇 세기에 걸쳐 저지른 것보다 더 많은 살육이 단 하루 동안의 전투에서 자행되었으며, 한 도시가 점령될 경우에는 더욱 끔찍한 일들이 벌여졌다. (...)  신분과 재산의 극심한 불평등, 정념과 재능의 차이, 무익한 기술과 유익한 기술, 하찮은 학문에서, 이성과 행복과 미덕에 위배되는 무수한 편견이 생겨날 것이다. 함께 모인 사람들을 갈라놓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면, 겉으로는 조화를 이루듯 보이지만 사실은 분열의 씨가 뿌려질 수 있다면, 또한 권리나 이해의 대립을 통해 상호간에 불신과 증오를 불어넣어 여러 계급을 억압하는 권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조장하는 통치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이러한 설명들 통해, 불평등은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인간 능력의 발달과 정신의 진보에 따라 성장하고 강화되며 소유권과 법률의 제정에 따라 안정되고 합법화된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정법에 따라서만 인정되는 도덕적 불평등은 그것이 신체적 불평등과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에는 언제나 자연법에 위배된다는 결론도 나오게 된다. 이러한 구별은 모든 문명인들에게 널리 유포되어 있는 불평등의 헝태를 이 점과 관련하여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해 충분한 답을 준다. 자연법을 어떻게 규정하든, 어린애가 노인에게 명령하고 바보가 현명한 사람을 이끌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꿂주리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마저 갖추지 못하는 판국인데 한줌의 사람들에게서는 사치품이 넘쳐난다는 것은 명백히 자연의 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 『인간 불평등 기원론』(지은이 : 장 자크 루소 · 옮긴이: 주경복 · 책세상 · 2003년 · 원제 : Discours sur l'origine et les fondements de l'ine`galite` parmi les hommes, 1755년)


  ...................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1753년 11월 <메르퀴르 드 프랑스(Mercure de France)>지의 <디종 카카데미>  "인간 사이의 불평등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라는 주제의 형상 논문 공모를 통해 발표했던 것이다. 루소는  1749년 12월 "학문과 예술의 부흥은 풍속의 순화에 기여했는가?"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디종 아카데미> 논문 현상 공모에 <학예론(Discours sur les sciences et les arts)>을 써서 수상한 적이 있다. 루소는 "학문과 예술의 부흥은 풍속의 순화에 기여했는가?"라는 현상 논문의 제목을 보는 순간, 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이었고 호흡을 고르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길가의 나무를 부여잡아야 할 지경이었다. '그렇지 않다. 기여하지 않았다"라고 루소는 생각했다. 그때부터 루소는 역사철학을 꿈꾸게 되었다.

  "통치기구와 법률은 인간 집단에게 안전과 안녕을 마련해 준다. 학문과 문학과 예술은 이것들보다 덜 압제적이지만 더 강력한 것일지도 모른다. 학문과 문학과 예술은 인간이 짊어지고 있는 쇠사슬 위에 화환을 펼치고, 인간이 태어난 목적으로 여겨지는 본원적 자유의 감정을 억누른다. 인간으로 하여금 노예 상태를 좋아하게 하며, 그들을 이른바 문명인으로 만든다. 필요가 왕좌를 일으켜 세웠다면, 학문과 예술은 왕좌를 공고하게 만들었다."(『루소 전집』3권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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