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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머니의 나라-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 : 세이세이

by 이우 posted Jul 18, 2018 Views 16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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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쒀족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들의 사랑이야기다. 이들은 걷는 결혼, 즉 '주혼'이라는 상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사랑을 나눈다. 주혼은 모쒀인들의 삶의 방식 중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다. 인류학자와 사회학자들은 이 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작가들은 이 주제를 다룬 두툼한 책을 내고,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들은 이 주혼에 수없이 많은 에피소드를 할애했다. 동시에 어머니의 나라에서 아온 이 개념은 가장 많은 오해를 안고 있는 것이기도 한다. 많은 작가들은 주혼을 성관계 상대가 한 명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은 자유로운 사랑이라고 말한다. 반면, 누군가는 이것을 개방된 형태의 결혼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이는 이를 다부다처제라고 말하기도 하고, 일처다부제라고 말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일부다처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 어떤 것도 주혼의 개념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중략) 모쒀식 주혼은 결혼이 아니다. 모쒀 사회에는 결혼이라는 개념도 없고, 따라서 가족 내에 아내나 부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걷는다'거나 '방문한다'는 말이 붙은 것은 남성이 밤이 되면 여성의 집을 찾기 때문이다. (중략)

  '세이세이'라는 단어는 '방문'을 의미하는 모쒀어다. 낭만적인 어감을 걷어내고 보면, 세이세이는 여남이 전적으로 함께하는 원초적인 행위 자체를 가리킨다. 가장 기본으로 파고 들어가면, 두 사람 간의 세이세이는 다른 곳의 연애와 그리 다르지 않다. 다만 이것은 모쒀식으로 성적인 결합을 나타내는 표현 방식이다.

   모쒀 민박집에 처음 머물렀을 때, 한 가족에게 초대를 받아 저녁을 먹고 난롯가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족 방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가장이었다. 할머니는 가각 40대와 30대 나이인 두 명의 장성한 딸을 두었다. 할머니는 내게 큰 딸이 낳은 두 명의 십대 손주와 둘째 딸이 낳은 한 살짜리 아이를 소개해주었다. 차를 홀짝이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온 한 중년남자가 집 안으로 들어와 차를 함께 마셨다. 그는 아이들 신경쓰지 않은 채 할머니와 즐겁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자 둘째 딸이 일어나 남자와 함께 방을 나서면서 조카에게 말했다. "아기 돌봐줘. 알겠지?" 십대 조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딸이 남자와 방에서 나가고 나서 그들이 바깥에 있는 나무 계단을 터벅터벅 올라가 딸이 방으로 향하는 것이 들렸다. 저 남자가 둘째 딸의 아샤오이며 둘이 주혼 관계라는 것을 알았다. (중략) 나는 놀라 당황하긴 했지만, 세이세이 관계에 있는 이들을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는 것이 기뻤다. 세이세이는 매우 사적인 일이어서 특히 관계가 시작된 무렵에는 가족들 간에도 비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흔치 않은 기회였다.

  여성이 새로 남성과 만난다면, 그것이 그저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든 일종의 관계를 맺는 일이든 모든 것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이들은 아샤오가 여성의 집을 방문할 때면 '나나 세이세이', 즉 은밀한 세이세이를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밀회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늘 여성의 집이지 남성의 집이 아니다. 물론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성인식을 치르고 나서 얻게 되는 자신의 꽃방에서 거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형적 모쒀식 집에는 각각의 딸들에게 주어진 꽃방이 있다. 이 꽃방은 집의 이층, 가모장의 방과는 떨어진 쪽에 위치한다. 이 방안에서는 밀회를 포함하여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성만의 사적인 공간이다.

  아샤오의 밀회가 가족들이나 외부인의 눈을 피해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모쒀인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펼치는 노래와 춤 공연에는 은밀한 세이세이가 노골적으로 묘사된 다음과 같은 장면이 항상들어간다. 연인이 입맞춤을 할 때 방에 불이 켜지면, 모자를 쓴 다른 남자가 살그머니 문 앞으로 걸어오는 장면이 보인다. 그의 손은 문을 두드리는 동작을 취한다. 그러더니 문고리에 다른 모자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물러선다. 낙담해서 고개를 떨어뜨린 그는, 경쟁자가 자신을 이겼다는 것을 깨닫고 꽃방에서 멀어져간다. (중략) 두 번째 막도 똑같은 배경에서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무대 뒤로 수탉이 우는 소리가 들려와 새벽 시간임을 알 수 있다. 창문이 다시 열리면 남자가 자신의 아샤오와 헤어지기 전 인사로 입맞춤을 하고, 문틀을 넘어 여명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이 연출된다. (중략) 이 연극은 꾸밈없고 은밀한 주혼을 그대로 재현한 것에 가깝다. (중략)

  "주혼은 원나잇스탠드가 아니야."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친구가 말했다.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 아샤오를 오래 만나, 나는 성인이 된 이래로 지금의 내 아샤오와 줄곧 만났어," 아샤오와는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다가 어느 순간 안정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이때에는 이들의 관계가 좀 더 공개적으로 변하고, 집 안으로 '걸어 들어오던' 남자가 더 이상 여자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는다. 내가 묵었던 민박집 둘재 딸과 남자처럼 말이다. 그렇게 되면 남성 아샤오는, 물론 밤중에도 찾기는 하지만 여성의 집을 자유로이 드나든다. 이런 방식의 관계를 모쒀인들은 '열려 있는', '눈에 띄는'이라는 뜻의 '게피에 세이세이'라고 한다. 한 번 공개한 관계는 더 이상 비밀에 부칠 필요가 없다. 중년 모쒀인들은 대체로 한 명의 아샤오에게 정착하여 상대와 게피에 세이세이를 오랫동안 유지한다.(중략)

  지난 20여년간, 구미와 가지는 자신과 두 아이들을 위한 집을 지어 함께 살았다. 이들의 결합은 영속적인 것처럼 보였다. 어느날 나는 용기를 내어 구미에게 이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너, 기지랑 결혼한거야?" "아니." 구미가 말했다. '그럴 필요없어.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나는 이들이 법률혼 관계가 아니라 여전히 주혼을 이어가고 있는 것임을 이해했다. 이들의 관계는 모쒀어로 '티지지마오더'라고 하는데, 한 쌍의 아샤오가 함게 살아가면서 사회적으로도 연인이라 인정받은 경우를 뜻했다.

  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이외에도 주혼의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친구 지주오는 구미 가족의 여섯째 형제인데, 평생 동안 그를 아들 삼은 양어머니의 모계 가정에서 살았다. 그 양머어미의 집안에는 남자들만 둘이고 어린 여성이 없기 때문에, 이들은 지주오의 아샤오를 가족으로 들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집안에 젊은 여성이 없다면 대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연인이 두 명의 귀여운 딸을 낳자, 이들은 아이의 가족 이름을 지주오의 양어머니에게서 따기로 했다. 그래서 아이의 가족 이름은 한사가 되었다. 그럼으로써 모계 혈통이 이어졌다. 모쒀인들은 이런 형태의 결합을 '지더티지'라고 부른다. 이외 다른 방식으로 연인 관계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중략)

  모쒀인들의 연애 관계에서 독특한 것은 결혼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부재한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 모쒀인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 연인 관계의 여자와 남자는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아내와 남편으로서 결합되지 않는다. 이들이 만일 평생을 같이 산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것처럼 결혼한 상태가 아닌 것이다. 아내도 남편도 없는 사회에 살기 때문이다. (중략)

  모쒀인들은 살면서 어떻게 연애를 해나갈 것인지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아샤오를 은밀하게, 공개적으로, 가족의 일원으로 삼아서, 혹은 부부로 혼인증명서가 있거나 없는 형태로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이 선택은 평생을 결정짓지 않는다. 선택은 시기와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열려 있다. 연달아, 동시에, 삶의 어느 국면에서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지며 무제한적으로 번복할 수 있다. 누가 세이세이를 어떻게 바꾸든 비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략) "아, 우리가 자매인 이유는 우리 아빠가 옛날에 언니 엄마의 아샤오였기 때문이야." 오랜 기간 동안 세이세이를 유지한 남성이라고 해도 동시에 '나나 세이세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서서히, 상대에게 하훗밤을 보낸 연인이 있다는 사실이 오래된 아샤오와의 관계를 깨뜨리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다.

  선택의 자유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이런 상황에서, 모쒀인은 사랑과 섹스에 대해 건강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사랑이란 자유롭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곳에서 사랑은 결혼을 가족의 기반으로 삼은 여러 사회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제약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이미 상상할 수 있겠지만, 모쒀인들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다양한 금기사항을 가지고 있지 않다. (중략) 놀라운 것은 자유가 여남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중략)

  나는 모쒀인이 자신의 아샤오를 지칭할 때 소유격으로 나타내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어떤 아샤오도 성적으로 상대에게 속하지 않았고, 누구도 아샤오를 자신의 소유로 여기지 않았다. 결혼도 없고 각자를 아내와 남편으로 칭해 서로에게만 충실하라고 구속하지도 않는 사회구조상 이는 당연하게 여겨졌다. 아샤오가 가족 구성원에서 배제되는 모계 가족구조라는 맥락에서 보아도 납득이 되는 일이었다. (중략) 원래 아샤오의 뜻은 함께 잠을 자는 사람을 뜻했다. 남자가 아샤오가 꽃방을 나가면 남자는 더 이상 아샤오가 아니다. 만일 같은 사람이 다시 찾아온다면 그는 다시금 아샤오가 된다. (중략)

  연인 관계는 사회적인 것이 아니다. 모쒀인들이 연인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연인을 서로의 완벽한 반쪽이라고 여기는 현대사회의 그것과는 정반대에 있다. 약지에 반지를 끼우는 것은 고사하고, 모쒀인들은 아샤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라는 주어를 쓰는 일도 아주 드물다. (중략) 모쒀인은 대체로 아샤오와는 독립적으로 생계를 이어나간다. 두 연인은 한 쌍으로 살아가는 삶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유지하므로, 당연히 24시간 내내 서로 붙어 있을 리 없다. 나는 자신의 아샤오가 어디서 뭘 하는지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모쒀인을 만나 본 적이 없다. 아샤오가 상대에 대해 자신만을 사랑해달라고 요구할 권한이 없고, 그에게 자신 곁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요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

- 『어머니의 나라-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추 와이홍 · 흐름출판 · 2018 ·년  · 원제 : The Kingdom of Women(2017년) <9. 결혼 아닌 결혼> p.21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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