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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안티오이디푸스』 : 우리 모두는 기계인데, 이 말은 은유가 아니다

by 이우 posted Nov 19, 2016 Views 4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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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것(ca)은 도처에서 기능한다. 때론 멈춤 없이, 때론 단속적으로. 그것은 숨 쉬고, 열 내고, 먹는다. 그것은 똥 싸고 씹힌다. 이드(le ca)라고 불러버린 것은 얼마나 큰 오류더냐? 도처에서 그것은 기계들인데, 이 말을 결코 은유가 아니다. 그 나름의 짝짓기들, 그 나름의 연결들을 지닌, 기계들의 기계들. 기관-기계가 원천-기계로 가지를 뻗는다. 한 기계는 흐름을 방출하고, 이를 다른 기계가 절단한다. 젖가슴은 젖을 생산하는 기계이고 입은 이 기계에 짝지어진 기계이다. 거식증의 입은 먹는 기계, 항문 기계, 말하는 기계, 호흡 기계 사이에서 주저한다(천식의 발작). 바로 이렇게 모두는 임시변통 재주꾼이다. 각자 자신의 작은 기계들이 있다. 에너지-기계에 대해 기관-기계, 언제나 흐름들과 절단들, 법원장 슈레버는 엉덩이에 태양 광선을 지니고 있다. 태양 항문. 그리고 그것이 작동한다는 건 틀림없어라. 법원장 슈레버는 뭔가를 느끼고 뭔가를 생산하며, 또 그것을 이론으로 만들 수 있다. 뭔가생산된다. 은유들 말고, 기계의 결과들이.


  분열자의 산책. 이것은 소파에 누운 신경증자보다 나은 모델이다. 약간의 외기, 바깥과의 관계. 가령 뷔히너가 재구성한 렌츠의 산책. 이때의 렌츠는 그의 선한 목사 집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 이 목사는 종교의 신과 관련해서, 부모와 관련해서 렌츠의 사회적 위치를 억지로 지정한다. 반면 산책할 때 렌츠는 다른 신들과 함께 또는 전혀 신 없이, 가족 없이, 부모 없이, 자연과 함께 산 속에, 눈 속에 있다.(아버진 뭘 바라지? 이버지가 내게 더 좋은 걸 줄 수 있을까? 불가능해. 날 평화롭게 내버려 둬.)


  모든 것은 기계를 이룬다. 별들이나 무지개 같은 천상 기계들, 알프스의 기계들, 이것들은 렌츠의 몸의 기계들과 짝짓는다. 기계들의 끊임없는 소음. <온갖 형태의 깊은 삶과 접촉하는 것, 돌들, 금속들, 물, 식물들과 영혼을 교감하는 것, 달이 차고 기욺에 따라 꽃들이 공기를 빨아들이듯 꿈에 잠겨 자연의 모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맞이하는 것. 렌츠는 이런 것들이 무한한 지복의 느낌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엽록소 기계 내지 광합성의 기계이기. 또는 적어도 이와 유사한 기계들 속에 자기 몸을 하나의 부품으로 슬며시 밀어 넣기. 렌츠는 인간과 자연의 구별에 앞서 이 구별이 설정한 모든 좌표보다 앞서 자리해 있다. 그는 자연을 자연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정으로 산다. 더 이상 인간도 자연도 없다. 오로지 하나 속에서 다른 하나를 생산하고 기계들을 짝찟는 과정만이 있다. 도처에 생산적 즉 욕망적 기계들, 분열증적 기계들, 유적(類的) 삶 전체로다. 자아와 비-자아, 외부와 내부의 구별은 아무 의미가 없다. ....


  -『안티 오이디푸스』(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 민음사 · 2014년  · 원제 : L’Anti-Edipe: Capitalisme et schizophrenie, 1972년) <1장 욕망 기계들 1편 욕망적 생산> p.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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