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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01] 플라톤(Platon)

by 이우 posted Aug 03, 2014 Views 1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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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jpg   플라톤(Πλ?των, Platon, 기원전 427년~ 기원전 347년)은 그리스의 철학자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철학적 대화편의 저자이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공부하였던 아테나이에 있는 '아카데메이아'를 세운 장본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그의 실제 이름은 '아리스토클레스' 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플라톤은 아카데메이아에서 폭넓은 주제로 강의하였으며, 특히 정치학, 윤리학, 형이상학, 인식론 등 많은 철학적 논점들에 대해 저술하였다. 플라톤의 저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대화편이다. 비록 일부 편지들은 단지 그의 이름을 붙여서 내려오고 있기는 하지만, 플라톤에 의한 진짜 대화편은 모두 온전하게 전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 학자들의 합의에 따라, 그리스인들이 플라톤의 것으로 생각하는 <알키비아데스 I>과 <클레이토폰> 등과 같은 대화편들은 의심스럽거나 또는 <데모도코스>와 <알키비아데스 II> 등과 같은 대화편들은 대개는 위조된 것으로 여겨진다. 편지들은 대개 거의 모두 위조된 것으로 여겨지며, 일곱번째 편지만이 예외로서 위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대화편에 자주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이었다. 이는 플라톤의 대화편에 있는 내용과 주장 중 어디까지가 소크라테스의 견해이고, 어디까지가 플라톤의 견해인지에 대한 많은 논쟁을 불러왔다. 왜냐하면 소크라테스는 어떠한 것도 글로서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종종 "소크라테스의 문제" 이라 부른다. 그러나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플라톤의 많은 아이디어들, 적어도 그의 초기 연구들은 아마도 소크라테스의 것을 빌려오거나 발전시켰을 것이다. 그가 이성 우위의 전통을 가진 서양 철학에 미친 영향은 더할 수 없이 크다. 영국의 철학자인 화이트헤드는 “서양의 2000년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으며, 시인 에머슨은 "철학은 플라톤이고, 플라톤은 철학"이라 평하였다.

  플라톤은 BC 428년경 아테네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아리스톤은 아테네의 마지막 왕인 코드로스의 후손이며, 외가 쪽으로는 초기 그리스의 입법가인 솔론과 연결된다. 어머니 페릭티오네는 플라톤이 어렸을 때 남편과 사별한 뒤 페리클레스의 지지자였던 그녀의 삼촌 피릴람페스와 재혼했다. 플라톤은 이 페리클레스 시대의 정치가 집에서 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BC 404년의 과두정권을 이끌었던 외숙인 크리티아스와 카르미데스를 통해 어린시절부터 소크라테스를 알게 되었다. 귀족인 플라톤도 청년시절에 정치적 야망을 품고 있었으나, 공직에 들어오라는 보수파의 권유를 그들의 폭력적 행위 때문에 거부했다. 과두정권이 몰락한 뒤 플라톤은 새로 들어선 민주정권에 기대를 걸었지만, 아테네의 정치풍토에는 양식 있는 사람이 일할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BC 399년 민주정권이 소크라테스를 사형에 처하자,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은 메가라로 잠시 피신한 뒤 몇 년 동안 그리스·이집트·이탈리아를 여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플라톤은 시라쿠사의 통치자인 디오니시오스 1세의 처남 디온을 만나 그와의 정신적 교류를 시작했다.

  BC 387년경 플라톤은 철학과 과학의 교육·연구를 위한 기관으로 아카데메이아를 창설했다. 아카데메이아는 좁은 의미의 철학에만 제한하지 않고, 수학이나 수사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관해 광범위하게 탐구했다. 여기서 그는 제자들에게 풀어야 할 문제를 제시하고, 대중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플라톤의 만년에 벌어진 사건은 시라쿠사의 정치에 관여한 것이었다. BC 367년 디오니시오스 1세가 죽자, 디온은 왕위를 계승한 디오니시오스 2세가 과학과 철학을 통해 입헌군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끔 플라톤을 초빙하려는 생각을 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정치적 강자인 디온에 대한 왕의 시기심 때문에 무산되었다. 플라톤은 뒷날 시라쿠사에 머물면서(BC 361~360) 두 사람을 화해시키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디온은 BC 354년 살해당했으며, 플라톤은 BC 348(또는 347)년에 죽었다. "천한 사람들의 입으로는 찬사를 보내는 것조차 그를 모욕하는" 것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보고 하나만으로도 그의 고귀한 인품을 엿볼 수 있다. 원뿔곡선론에 관한 연구와 같은 BC 4세기의 중요한 수학적 작업들은 모두 아카데메이아에서 이루어졌다. 테아이테토스는 입체기하학을 창시했으며, 에우독소스는 비례론과 곡면체의 면적과 부피를 찾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플라톤 부재시에 아카데메이아의 교장 역할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플라톤의 친구인 아르키타스는 역학을 창안했다. 플라톤의 조카로서 자연사에 관한 많은 저서를 남긴 스페우시포스와 생물학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초기 저술들처럼 수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특히 법학과 실제 법률의 제정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아카데메이아는 플라톤이 죽은 뒤에도 2세기 반 동안 지적 삶의 중심지로 남아 있었다.

  청년 플라톤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사람은 소크라테스였다. 그러나 <7번째 편지(Seventh Letter)>에서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스승'이 아니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연상의 '친구'라고 했던 것으로 보아, 그의 '제자'는 아니었던 것 같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죽음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본 뒤 일생을 철학에 바치기로 결심했으며, 그의 합리적 방법과 윤리적 관심을 이어받았다. 그밖에 현상세계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립 상태라고 본 헤라클레이토스와, 형이상학적이고 신비적인 피타고라스 학파로부터도 철학적 영향을 받았다. 플라톤은 어린시절에 데켈레이아 전쟁의 참혹함, 아테네 제국의 몰락, 그리고 과두파와 민주파 사이에 벌어진 BC 404~403년의 내란을 경험했다. 이 경험들이 뒷날 대화편 속에서 개진하고 있는 정치적 견해들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음이 틀림없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은 중세 그리스도교시대가 시작될 무렵의 〈편지들〉을 1편의 저서로 묶어 9개의 4부작, 합해서 36편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 〈알키비아데스 I (Alkibiades I)〉·〈알키비아데스Ⅱ(Alkibiades Ⅱ)〉·〈테아게스(Theages)〉·〈에라스타이 (Erastai)〉·〈클리토폰(Clitophon)〉·〈히파르코스(Hipparchos)〉·〈미노스(Minos)〉 등은 위작으로 드러났으며, 대부분의 학자들은 〈법률(Nomoi〉의 부록인 〈에피노미스(Epinomis)〉는 오포스의 수학자인 필리포스가 쓴 것으로 믿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대(大)히피아스(Hippias Meizon)〉·〈메넥세노스(Menexenos)〉도 의심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13개의 〈편지들〉 대부분은 위작임이 확실하지만, 플라톤의 생애와 철학적 관점에 관해 중요한 정보를 전하는 〈7번째 편지〉에 관한 논란은 아직도 분분하다.

  플라톤의 사상 발전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화편들이 씌어진 순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행히도 플라톤 자신은 그 순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현대의 학자들은 문체상의 특징에 준거해서 〈소피스테스(Sophistes)〉·〈정치가(Politikos)〉·〈필레보스(Philebos)〉·〈티마이오스(Timaios)〉(그것의 속편 격으로는 〈크리티아스(Critias)〉), 그리고 〈법률〉 순으로 후기 대화편에 포함시킨다. 〈소피스테스〉를 후기 대화편의 처음으로 보는 이유는 그것이 〈테아이테토스(Theaitetos)〉(BC 368경)의 속편이라고 플라톤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 대화편들의 마지막은 일반적으로 〈테아이테토스〉·〈파르메니데스 Parmenides〉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플라톤의 극적인 열정이 최고로 나타나 있는 〈향연(Symposion)〉·〈파이돈(Phaedon)〉·〈국가(Politeia)〉 등이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도 포함하여 전기 저술활동의 정점을 이루고 있다. 후기 대화편들은 문학적 가치는 떨어지지만 정교한 논증이 뛰어나다.


플라톤의동굴.jpg

□ 이데아론((Idea)

  전기 대화편을 관통하는 철학적 학설의 핵심은 형상(이데아)이론이다. 형상이론은 물리적 사물들 외에 아름다움과 올바름 같은 형상들이 존재하며, 최고의 단계로 선(the Good)의 형상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기초로 하고 있다. 감각으로 지각되는 물리적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감각적 지식들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지성으로 파악한 형상들의 영역은 영원하고 불변적이다. 따라서 개개의 형상은 이 세계 속에 있는 사물들을 특성짓는 범주로서의 본(paradeigma)이며, 사물들은 이 완전한 형상들의 불완전한 모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형상이론에 관해 수년 동안 논의해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후기 대화편에서 이 이론은 별로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으며, <파르메니데스>에서는 형상이론마저 비판에 회부되고 있다. 따라서 플라톤 자신이 전기와 후기로 구별되는 2개의 철학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전기 대화편들은 그가 채색한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담고 있는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데아(idea)란 소크라테스에게 있어서는 윤리적인 혹은 미적가치 등에 대한 관념을 의미했다. 그러나 플라톤에게 이데아란 보여지는 현실 세계의 넘어에 있는 어떤 존재의 본래적인 원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이것은 감각적인 것이 아닌 초감각적인 변화하지 않는것으로 이 존재의 특징은 영원하고 불변하며 소멸되지 않는 신적인 것으로 이성을 통해서만 얻을수 있는 형체 없는 것으로서, 단순한 사물의 이데아 뿐만 아니라, 어떤 성질들에 대한 이데아, 관계와 활동하는 것들에 대한 이데아, 예술품들의 이데아, 가치있는 것들의 이데아도 있다. 이러한 이데아들은 그 자체로 실재하고 사유(思惟)의 세계에서만 파악될 수 있다. 감각적인 것은 진리의 원천이 될수 없고 진리는 인간의 영혼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감각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은 허상(虛像)에 불과하고 볼 수 없는 이데아가 '진리'라는 것이다. 플라톤은 우리가 감각할수 있는 물리적인 세계는 시간과 공간안에 놓여져 있는 것이며, 이데아가 복제된 것이라고 한다. 곧 이데아는 원형(原形)이고 물리적인 세계 속에 나타나 있는 것들은 이것의 모상(模像)이라는 것이다. 


□ 동굴의 비유
 
  플라톤은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변화의 세계는 참된 세계가 아니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현상계의 근원이 되는 세계를 이데아계라고 했다. 그는 이관계를 그의 유명한 저서인 <국가> 편에서 동굴의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지하로 깊숙이 들어간 경사진 동굴 속에 어렸을 때부터 입구를 등지고 벽만 바라보도록 목과 팔다리를 묶인 채로 한 번도 바깥 세상을 구경 못한 어떤 죄인들이 열을 지어 앉아 있다. 동굴 입구에는 불이 타고 있고 죄인들 사이에는 둔덕진 길이 나 있고 이 길  양쪽으로 높고 낮은 고르지 못한 얕은 담이 있다. 그런데 이 담 뒤에 길 위로는 광대들이 온갖 종류의 기구와 인형 또는 동물 형상들을 들고 지나면서 간다. 이때에 꼼짝도 할 수 없는 죄인들은 이 벽에 나타난 그림자만을 보고 이것을 실재하는 현실로 착각하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철학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굴 속에 갇혀있는 사람들과 같이 실재를 보지 못하고 그림자를 보면서 그것을 실재하고 믿고 있는 사람들과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죄인들 중에 한 사람을 풀어 입구 쪽으로 데려가면 처음에는 눈이 부시어 빛을 보기에 고통스럽지만 차츰 길을 걸어가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사람들을 들고 가는 물체들의 그림자와 그 그림자들은 높고 낮은 담 때문에 그나마도 불완전하게 비치는 것들이라는 사실들을 알게 될 것이다. 이어 이 사람은 햇빛에 익숙치 못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차차 익숙해져서 밤의 하늘을 보고 달과 별들의 밝음을 익힌 다음에 최후의 단계에서 햇빛 속에 드러난 사물의 모양을 직접 보고 더 나아가서는 태양과 햇빛을 직접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광명한 다른 세계의 빛을 보게 된 사람은 동굴 속에 함께 묶여 있던 사람들은 불쌍히 여기고 그들을 구출하려 동굴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 사람들에게 바깥 세상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플라톤은 이 비유를 통해 참된 이데아가 있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현실세계에 얽매여 그것을 참된 실재의 세계로 간주하고 살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때문에 철학은 사람들을 이러한 가상의 세계에서 해방시켜서 참된 존재에로 인도해 주는 것이며 이것이 철학자들의 첫번째 과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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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론(aitiology, 原因論)

   “생성되는 모든 것은 또한 필연적으로 원인이 되는 어떤 것에 의해 생성된다. 어떤 경우에도원인 없이 생성될 수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을 ‘만드는 이(demiourgos)’이건 간에, 그가 ‘안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을 바라보며 이런 것을 본(本, 형상, paradeigma)으로 삼고서, 자기가 만든 것이 그 형태와 성능을 갖추게 할 경우에라야 또한 이렇게 완성되어야만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된다.”(<티마이오스>)

  플라톤의 우주발생론은 기본적으로 ‘제작’이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목수가 의자를 만든다고 한다면, 그에게는 의자와 설계도가 잇어야 하며 동시에 나무라는 재료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제작에는 항상 세 가지가 전제될 수밖에 없다. 그 세 가지가 ‘제작자’, ‘설계도’, ‘재료’이다. 플라톤에 따르면 우주는 세 가지 계기를 가지고 있다. 첫재 계기는 제작자를 의미하는 ‘데미우르고스(demiourgos)’이고, 둘째 계기는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으로서의 본이 되는 ‘형상(eidos)’, 세 번재 계기는 재료를 의미하는 ‘질료(hyle)’이다. 플라톤의 이 우주발생론에 따르면 어떤 사물의 참된 의미는 미리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사유되어야 한다. ‘미리 존재하고 있는 것’, ‘~인 것 자체(auto ho esti)’를 가르키는 용어가 ‘에이도스(eidos)’이며 에이도스가 있는 곳이 이데아(idea)의 세계다.


□ 상기론(Doctrine of recollection, 想起論)

  플라톤의 진리 인식에 대한 학설이다. 플라톤에 의하면 진리는 사고에 의해 이해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원, 사람, 동물, 아름답다, 착하다, 정의롭다라고 ‘인식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이데아(원형)를 우리 머리 속에 가지고(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대조함(상기함)으로써 인식된다. 무엇을 알았다고 하는 것은 머리 속에서 이데아에서 온 그것의 원형을 찾아내어 기억해 낸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태어나기 전에도 그리고 태어난 직후에도 동일함이나 큼, 작음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것들 일체를 이미 알고 있었겠지? 왜냐하면 지금 우리들의 논의는 특별히 동일함에 관한 것만이 아니고 아름다움 자체라든가 좋은 자체, 그리고 올바름 자체나 경건함 자체에 관한 것이기도 하니까. 말하자면 내가 말하고 있듯이 우리들의 문답을 통해서 묻고 대답할 때 ‘~인 것 자체(auto ho esti)’라는 표시를 하는 모든 것들에 관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일세. 그래서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지식들은 우리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획득하여 갖고 있었다는 것이 필연적일세.”
- <파이돈>(phaidon)

  ‘~인 것 자체(auto ho esti)’를 가르키는 용어가 ‘에이도스(eidos)’이며, 플라톤은 ‘진리’를 ‘알레테이아(aletheia)’로 표기한다. ‘알레테이아’는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아(a)'와 망각을 뜻하느 ’레테(Lethe)'가 합성된 말이다. 현실에 살고 있는 인간이 ‘에이도스(eidos)’를 상기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진리를 깨닫는 것은 레테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에이도스(eidos)’는 이데아의 세계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에이도스(eidos)’를 상기하려면 우리가 육체적 감각이 아니라 순수한 정신에 의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인간과 영혼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합리적인 도덕적 인격을 발전시키는 것이며, 이러한 발전이 인간의 궁극적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열쇠라고 주장한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참된 선을 이성으로 통찰해야만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선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면, 그는 그것 이외의 어떤 것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훌륭함은 지식이다". 따라서 절대 선에 대한 확실한 통찰을 성취한 철학자만이 진정한 정치가이다. 이러한 도덕적 확신의 형이상학적 기초와 정당성을 제공하는 원리들은 <파이돈>에서 분명히 개진되고 있다.

  <파이돈>에서는 영혼불멸에 대한 믿음이, 우주의 구조에 관한 합리적 실마리를 제공하는 형상이론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파이돈>은 죽은 뒤에도 영혼은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정당화시키는 4개의 논증을 펼치고 있다. 첫째, 영혼은 끊임없는 삶들의 연속이다. 왜냐하면 자연의 과정은 순환적이며, 이 순환성은 삶과 죽음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만일 죽어가는 과정이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면, 삶은 결국 우주로부터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배움은 상기다'라는 이론은 영혼의 삶이 육체로부터 독립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영혼이 영원불변의 형상들을 관상한다면 영혼은 그것들과 같은 종류의 것임에 틀림없고, 따라서 영혼은 불멸한다. 넷째, 소크라테스는 형상을 존재와 변화의 원인으로 제시한다. 어떤 것이 뜨거워지는 것은 그것이 뜨거움 그 자체(형상)에 관여할 때이다. 불이 뜨거움을 가져온다면, 불은 뜨거움의 대립자인 차가움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삶에 관여할 때, 즉 인간에게 삶을 가져다주는 영혼을 가질 때 살아 있게 된다. 영혼이 삶을 가져오므로, 영혼은 삶의 대립자인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고, 따라서 영혼은 불멸한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이란 육체와는 달리 스스로 움직이는 것으로, 육체는 죽음이 있지만 영혼은 시작도 끝도 없다고 말하고 영과 육은 일시적인 결합이라고 한다. 결국 영혼은 육체와 분리되고, 선의 이데아에까지 이르는 사람의 영혼은 진리와 이데아의 세계인 천상에 까지 도달한다. 플라톤은 인간의 행동의 근원은 영혼이며 이 영혼을 세 부분으로 나누는데, 사유능력(이성)과 결단능력(의지)와 결단능력(욕구)이다. 즉 인간의 영혼은 이성적 부분과 비이성적 부분으로 나누어지며 비이성적 부분은 또 다시 이성적 면에 가까운 감성적인 기개의 부분과 감각적인 하위의 부분인 욕망의 부분으로 나눈다. 그래서 우리의 영혼 안에 있는 이성적인 것은 어떤 것을 배우고 느끼며 감성적인 것은 사고(思考)하고 감각적인 것은 인간의 욕망으로서 영양의 섭취나 생식에 관련된 쾌락 따위를 갈망한다고 한다.

  이성은 영혼 전체를 위한 선견지명을 지니고서 각 부분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을 분별하는 지식이고 또한 지혜의 근원이고, 감성은 사리를 분별하여 이성이 지지하는 바를 고통스러운 때나 즐거울 때를 막론하고 일관하여 고수하는 근원이 되며, 욕망은 어느것의 지배를 받느냐에 따라 이성적 부분이 지배를 할때는 절제의 덕을 가지게 되고 그렇지 못할때는 육체적인 욕망에 지배를 받게 된다. 그의 쌍두마차의 비유를 보면, 이성적인 부분은 마차를 모는 마부에 비유하고 감정과 감각을 두 필의 말에 비유한다. 이 두필의 말은 하나는 혈통이 좋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못하고 거칠고 저급하고 둔하다. 이러한 두 마리의 말을 이성이라는 마부가 끄는데, 혈통이 좋지 않은 욕망이라는 말은 욕망에 따라 한눈을 팔면서 달리고 혈통이 좋은 감성에 속한 용기라는 말은 마부의 이성의 명령에따라 계속 달려갈 결단을 내리며 욕망의 말을 억제 시킨다. 그러므로 인간의 영혼의 질적 차이는 이 세부분의 상호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성적인 행위는 욕망이 억제될 때에 가능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불가능 하다고 본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이 세 부분이 조화를 잘 이룬 사람을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하였다.


□ 영혼불멸설과 영혼윤회설

  플라톤은 영혼의 윤회를 주장한다. 인간의 육체가 죽게될 때 영혼은 육체와 분리되어 지상에 있을 때 얼마나 영원한 진리와 이데아를 많이 보았나 못 보았나에 따라 다른 육체에 다시 자리잡게 될 때 높은단계에 자리할 수도 있고 동물 등과같은 낮은 단계에 자리잡기도 한다는것이다. 그러나 가장 고상하고 완전한 영혼들은 지상세계를 떠나 이데아의 세계에 머문다. 그의 저서 <파이드로스>에서 말하고 있는 윤회의 기준은 인간의 삶의 가치의 표를 제시하는데, 영원한 진리의 이데아를 많이 보았던 영혼은 철학자나, 아름다운 신(詩神)과 에로스에 봉사하는 자의 육체를 얻을 수 있고, 영혼의 법을 충실하게 지키는자는 왕의 몸으로, 세번째는 정치자나 장사꾼에, 네번째는 육체로 일하는 자나 의사로, 다섯번째 영혼은 점쟁이나 사제등으로, 여섯번째는 시인으로서의 생활이 주어진다. 일곱번째는 수공업이나 농부의 생활이, 여덟번째는 철학자나 농부들에게 아첨하는 새활이, 아홉번째 영혼에게는 차주의 삶이 주어진다. 영혼이 처음 태어난 후에 다시 아홉번의 제비를 뽑은 일만년이 된 후에 그들의 고향인 별나라에 되돌아간다. 그러나 철학자는 세 번의 제비를 뽑은 삼천년 후 고향으로 돌아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윤회를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 덕(德)

  플라톤에게 있어서 덕이란 소크라테스와 같이 ‘옳음에 관한 앎‘에서 시작된다. 덕은 이성을 발휘하게하는 지혜의 덕과 의지를 발휘하게하는 용기의 덕 욕구를 제제하도록하는 절제의 덕으로 본다. 이 덕 외에 영혼의 세 부분인 영혼 천체에 관계에 성립하는 ’정의(正義)‘의 덕이 있다. 이 덕은 영혼의 세 부분이 각기 자기의 위치의 임무를 잘 수행하여 분수에 넘지 않게 함으로써, 근본의 원리인 이성의 아래로 통일 시키는 것이다. 또한 이 네 가지의 덕중에서 기본적인 덕은 이성의 힘에 의해 얻어지는 ’지혜‘이다. 이 지혜를 얻기 위해서 인간의 영혼은 영혼의 감옥인 육체에서의 해탈(解脫)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욕이 요구된다. 때문에 이로써 얻어지는 덕은 곧 조화된 영혼의 질서요, 중용(中庸)이다. 인간은 이러한 덕을 갖추게될때에 외적세계인 질서에 일치 한다는 것이다.


□ 악(惡)

  플라톤은 악을 일종의 결여(缺如)로 본다. 즉 덕이 가지는 중용의 결여가 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지상에서의 욕구가 가져다주는 향락, 쾌락 등과 같은 육체적인 것이 모든 불행과 악의 원인으로 생각한다. 또한 생명을 포함한 모든 지상적인 것들은 무가치하며 최고의 선의 이데아에 이르는데 방해가 된다.  때문에 플라톤은 육체를 영혼의 감옥으로 보며 육체에 의해서 영혼이 더럽혀 지는것을 악으로 보았다.


국가_정리.jpg

□ 국가(Politeia)

  <국가>에서 직접 다루는 것은 '올바름(正義, dikaiosyne)이란 무엇인가?', '올바름은 올바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가?'와 같은 윤리적 문제이다. 올바름은 전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분들이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고 다른 부분의 기능에 간섭하지 않을 때 이루어지는 조화이다. 개인의 올바름은 그의 혼을 이루는 3부분, 즉 이성·욕구·기개(의지) 등이 저마다 제기능을 수행할 때 나타난다. 공동체의 올바름은 구성원들 모두가 자신에게 할당된 역할을 수행할 때 나타난다. 특히 개인에서는 이성이, 공동체에서는 선의 형상을 통찰한 철학자가 지배할 때 조화가 달성된다. <국가>에서는 '3가지 삶의 방식(역할)', 즉 지혜를 추구하는 철학자, 욕구의 충족을 바라는 자, 현실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는 활동가의 삶을 구별하고 있다(→ 색인 : 인간). 이 구별은 개인의 3가지 요소(또는 활동원리), 즉 선에 대한 이성적 판단, 특수한 만족을 추구하는 욕구들의 충돌, 타인이나 자신의 욕구에 대항하는 기개를 반영한다.

  플라톤은 이러한 삼분법을 적용해 시민을 3계층, 즉 통치자·생산자·군인으로 나눔으로써 올바른 사회의 구조를 규정하려 한다. 이 질서는 이성적·욕구적·기개적 요소 등에 상응하며, 지혜·절제·용기 등은 그들에게서 각기 중요한 덕목이 된다. 이러한 계층의 구별은 출신이나 부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제공한 교육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시험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영혼에서 어느 부분이 더 우세한가에 따라 그가 속할 계층이 결정된다. 이러한 국가가 올바른 까닭은 각 구성원들이 제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자신의 한계 내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를 일컬어 최선자 정체(aristocracy)라 한다. 플라톤은 이 이상적 형태에서 타락한 것들로서 참주제·과두제·민주제 등을 들고 있다.

  철인 통치자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은 선의 형상을 통찰하기에 이를 때까지 장기간의 엄격한 훈련과정을 거친다(→ 색인 : 철학자-왕). 그것은 정확한 과학에서부터 형이상학적 원리에 이르는 과정으로, 처음 10년 동안은 정확한 과학들(산수·평면기하학·입체기하학·천문학·화성학)을 학습함으로써 추론적 사고력을 기른다. 그다음 5년 동안 '변증술'(dialektike)을 수련한다. 변증술은 어원상 질문하고 대답하는 대화의 기술을 뜻한다. 플라톤에 따르면 변증술은 사물의 본질에 관해 질문하고 대답하는 능력이다. 변증술에 능한 사람은 가정(hypothesis)을 확실한 지식으로 대체한다. 플라톤의 목적은 '가정 없는 제1원리' 위에서 모든 학문, 즉 모든 지식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 원리는 선의 형상이다. 선의 형상은 태양이 가시적인 사물들에 관계하듯이, 모든 사물들의 실재성의 원천이자 그것들의 가치의 원천이다.

  플라톤 철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과 정의의 이데아를 국가안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국가론의 형이상학적 기초는 그 구조에 나타나는데 인간의 영혼의 세 부분의 이론에 부합된다. 즉 영혼의 지적인 부분에 해당되는 통치자와, 용기(氣槪)의 부분에 속하는 수호자,감각적이고 쾌락적인 부분은 생산계급에 비유 된다. 그의 이상국가의 목적은 어떤 한 계급에만 행복을 편중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 안의 전체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려는 데 있다. 국가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게 되며 정의의 원칙에 따라  사람들이 선한 삶을 누리도록 한다.  이러한 선은 교육에 의존하며 정의를 통해서만 이 선의 이데아가 실현된다.
 
  플라톤은 국가의 구성원을 세 직종으로 분류하는데 통치계급(왕), 수호계급(군인), 생산계급(농민,수공업자,노동자)이 있고, 이들 각각은 각자에 합당한 덕이 있으며 이 덕목들이 국가 내에서 조화를 잘 이룰 때 정의로운 이상국가가 된다고 한다. 첫째로 통치자는 지혜가 필요한데 이 지혜는 깊은 철학적 사색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을 말한다. 이 통치자의 지식은 대내적인 일과 대외적으로 관련되는 철학적 지식이며 최선의 지식은 선의 이데아이고 이것이 바로 통치자가 가져야할 정의로운 국가의 근본이다. 둘째로 국가를 수호하는 수호자에게는 용기가 필요한데 이 용기는 교육을 통해 이루어 지며 어떠한 고통, 쾌락, 욕망, 공포에 굴복함이 없이 무서운 것들과 무섭지 않은 것들에 관한 올바르고 합리적인 견해를 한결같이 잃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생산자 계급에는 절제 있는 행동이 필요한데, 이 절제는 일종의 질서이며 쾌락이나 욕망의 극복을 말한다. 이상의 세계급의 각자가 자기의 천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일을 맡아 이에 충실할 때 정의로운 이상국가가 탄생 된다고 한다.


□ 국가의 정의(正義)

  플라톤에 있어서 국가의 정의(正義)는 각자가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자기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데서 이루어진다. 플라톤은 신화적인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을 금이 섞인 사람, 은이 섞인 사람, 쇠나 구리가 섞인 사람 등 세부류로 구분하는데 국민 각자가 태어날 때 그의 몸 속에 어떤 금속을 지니고 태어났는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자라고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잘 통찰하여 그의 본성을 알아내어야 하고 그렇게 하여 본성에 맞는 일을 부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쇠나 구리가 섞여 만들어진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게 된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고 한다. 플라톤은 인간의 삶을 숙명적인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국민은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자기가 하는 일에 불평하는 일없이 만족하여야 하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철인정치

  플라톤은 국가를 통치할수 있는 사람을 철인으로 말하는데, 철인을 정의하여 일체의 지식을 탐구하며 기꺼이 배우려는 자, 배움을 끝없이 추구하여 학문과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진정한 지혜와 학문영역은 이성을 으뜸으로 삼고 다른 정신작용들을 그 하위에 두면서 조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따라서 철인은 아름다운 사물들이나 아름다운 현상보다 아름다움 자체를 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름다운 소리나 빛깔 및 모양을 볼 뿐 아름다움 그 자체의 본질을 볼 줄 모른다. 그러나 이성적인 인간, 즉 철인이나 철학자라야 비로소 아름다움 자체 즉 미의 이데아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철인은 모든 지혜를 바라는 사람이어서 사물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다. 플라톤이 말한 철인정치의 보다 중요한 의미는 철인만이 선의 이데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철인은 잠재력이 있는 자를 찾아내어 교육을 하므로 만들어지는데, 체육, 음악, 수학, 논리학, 철학 등과 같은 교육을 10세에서 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50세가 될때까지 교육받는다. 플라톤은 이렇게 훈련된 철인지배자만이 파악할 수 있는 선의 이데아를 태양에 비유하면서 증명하려 했다. 즉 눈에는 시각이 내재하고 있어 눈을 가진 자가 시각을 사용하려 해도 그리고 보여지는 사물에 색채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래부터 이 목적을 위하여 만들어진 제3의 것 즉 태양이 없으면 시각은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빛깔도 보이지 않는 채로 있을 것이다. 선의 이데아가 가시계에서 지성과 가시적인 것에 대하여 가지는 관계는 태양이 가시계에서 시각과 가시적인 것에 대하여 가지는 관계와 같다. 그러므로 개인의 독특한 내면적인 경험에 의해 지배되는 지적인 특성을 지닌 철인만이 끊임없이 비합리적인 욕망에 얽매여 살아가는 즉 환상에 사로잡힌 동굴속의 생활로부터 국가의 구성원들을 벗어나게 할 수가 있다.
 
  철인이 지배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의 선의 이데아에 대한 지식과 이에 바탕을 둔 정치적 기술뿐 아니라 그의 도덕적 자질 때문이기도 한다. 철인 지배자는 권력의 유혹에 둔감하고 이기심이 없는 자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지배권을 담당하기에 적합한 자이다. 그는 육체적인 즐거움과 긍정적인 가치를 내려다보고 사적 이해관계를 극복한 자이며 권력을 사랑하지 않으며 유혹에 빠지지 않는 자이다. 이러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 자를 지배자로 선택해야 하며 그들의 정신을 선의 지식 획득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사적 이해관계의 유혹을 막을 수 있도록 지배자의 생활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배자에게는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고 사적인 가정생활도 부정되고 있다. 철인의 차원에서 즐거움이란 오직 최고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지혜에만 전념하고 나라 전체가 가능한 한 행복하게 되기를 추구하는데 있어야 한다.

  철인에게 있어서 여자들은 모두 남자들의 공유물이어야 하고 어떤 여자도 한 남자와만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며 또한 자식들도 공유하고 부모가 자기자식을 알거나 자식이 그 부모를 알아서도 안된다. 특히 플라톤은 여자도 남자와 더불어 통치계급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의 여성관은 당시 희랍의 문화 풍토 면에서 보면 대단히 진보적인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남녀의 역할과 기능이 뚜렷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타고난 바탕은 양성에게 고르게 나누어져 있으며 남녀 공히 기능을 담당하거나 다만 모든 점에서 여자는 남자보다 약할 뿐이라는 것이다. 여자들로 하여금 남자들과 같은 일에 종사하게 하려면 그들에게도 음악과 체육 및 수학과 철학의 단계에까지 교육이 시행되어져야 하며 최고 통치자의 단계에 이른 여자들은 같은 본성의 소유자인 남자들과 동료나 동반자의 관계에서 짝지어져 가장 뛰어난 자손을 낳게 한다고 한다. 플라톤은 여자와 자녀의 공유가 최고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임을 강조하면서 국가를 분열시키는 것은 악이요 그것을 한데 묶어서 하나로 만드는 것은 최대의 선이라고 한다. 국가 생활 속에서 내것이라든가 내것이 아니라든가 하는 따위의 말이 가장 적게 말해지는 국가가 가장 강하게 단련된 국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플라톤은 이러한 철인이 통치하는 국가야 말로 최고의 이상국가가 될수 있다고 한다.

□ 플라톤의 교육관

  그는 인간의 영혼이 육체와 결합된 충동적이며 감각적 욕망을 추구하는 정욕과, 육체와 결합되지 않으며 불사적인 순수한 이성으로 되어 있다고 하고, '이성'은 매우 순수한 것이지만 이 세계의 배후에 있는 완전 지선의 실체계인 이데아를 직관할 수 없으며 세상에 탄생하여 육체 속에 듦으로써 이데아를 잊고 있다. 이 잊었던 이데아를 동경하는 마음이 에로스이며, 현상을 보고 그 원형인 이데아를 '상기'하여(상기설), 인식하는 것이 ‘진리’라고 한다. 그리고 인간의 이성적 부분의 덕이 지혜이며, 정욕적 부분의 덕을 절제, 이성의 명령에 복종하여 정욕을 억압하는 기개의 덕을 용기라고 하는 것이다. '올바름(dikaiosyne, 또는 '정의')란 여러 덕이 알맞게 그 기능을 발휘할 때의 상태를 말한다.' 그는 이러한 덕론을 통하여 인간 개인의 윤리학을 논하였다. 그러나 정의의 실현은 개인의 덕을 달성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여 사회 전체의 윤리설을 주장하였다. 그것이 그의 <국가(Politeia)>이다. 그는 국가를 개인의 확대로 생각하여 개인에 있어서의 정욕의 부분이 농·공·상업의 서민이며, 기개의 부분은 군인·관리, 이성의 부분은 통치자라고 하고, 이성은 당연히 선의 이데아를 인식하여야 하므로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왕이 철학을 해야 한다"고 하는 유명한 철인 정치론을 전개했다. 

 
□ 귀족주의

  철인 정치론을 전개한 플라톤은 기본적으로 귀족정을 옹호한다. 일반적으로 귀족정은 평등사회가 아닌 신분사회를 옹호하는 데, 플라톤 또한 신분사회를 옹호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귀족정의 궁극적인 목적과 그 실현 양태는 일반적인 귀족정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귀족정에서의 왕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높은 신분으로써의 도덕적 의무를 중시해야 하는데, 그 실현은 한가지 예를 들면 왕의 사유재산의 형태로 나타난다. 플라톤은 왕의 사유재산은 오직 공익을 위해서만 쓰여야한다(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 밑의 귀족들까지도 사유재산을 공유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장 높은 신분의 상징인 왕이라면 그만큼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해야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4주덕'에서는 조화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데, 4주덕에 맞는 각각의 신분이 각자 맡은 일만을 해야하며 그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일을 한다거나 서민이 전쟁을 한다는 것과 같은 용기(통치자의 덕)를 보이는 것은 플라톤의 관점에선 사회적 부조화를 야기한다고 한다.




“플라톤은 '정의를 통치계급의 보존과 동일시하는 전체주의의 변명자"(Karl Popper)
“2,000년 동안 서양철학사는 모두 플라톤의 주석에 불과했다."(화이트 헤드의 <과정과 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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