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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코나투스(conatus) · 욕망과 의지, 감정

by 이우 posted Mar 01, 2018 Views 40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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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식 자체도 원인을 가져야 한다. 스피노자는 욕망을 <자신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욕구(l' appetit)>로 정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이것은 단지 욕망에 대한 유명론적 정의일 뿐이며, 의식은 욕망에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는다고 정확히 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향해 노력하고 그것을 원하고 욕구하고 욕망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좋은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우리가 그것을 좋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원하고 욕구하고 욕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욕망에 대한 실질적인 정의에 이르러야 한다. 이 정의는 동시에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의식이 욕구의 과정에 새겨지게 되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욕구는 각 사물이, 즉 연장에 속하는 각각의 신체와 사유에 속하는 각각의 영혼, 각각의 관념이 자신의 존재 속에 계속해서 머무르려는 노력(코나투스, conatus)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이 노력은 우리가 만나는 대상들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매 순간 대상들로부터 오는 변용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결정인자로서의 변용들이 필연적으로 코나투스에 대한 의식의 원인이 된다. 변용들은 운동과, 즉 우리가 만난 사물이 우리와 결합하는가 아니면 반대로 우리를 해체하는가에 따라 우리를 보다 큰 완전성으로 혹은 보다 적은 완전성으로 이행시키는 운동(기쁨과 슬픔)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의식은 이러한 이행, 즉 보다 큰 완전성에서 보다 적은 완전성으로 혹은 적은 완전성에서 보다 는 완전성으로의 이행, 요컨대 다른 신체들 혹은 다른 관념들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코나투스의 변이들과 결정들의 증거인 이 이행의 지혹적인 감정(sentiment)으로 나타난다.

  나의 본성에 적합한 대상을 통해, 나는 우리, 즉 그 대상과 나를 아우르는 보다 우월한 총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나와 적합하지 않은 대상은 나의 결합성을 해치며, 나를 부분들로 분해함으로써 결국에는 나를 구성하고 있던 관계와 양립할 수 없는 관계들(죽음)로 들어가도록 만든다. 의식은 이행과 같은 것이며, 보다 정확히 말하면 보다 적은 능력의 총체로부터 보가 큰 능력의 총체로의 이행 혹은 그 역으로의 이행에 대한 감정이다. 의식은 순수하게 이행적이다.

  그러나 의식은 정보의 가치만을 가지며, 그것도  필연적으로 혼란스럽고 절단된 정보만을 갖는다. 여기에서 다시 한 번, 다음과 같이 쓰고 있는 니체는 엄격한 의미에서 스피노자주의자이다. <가장 주요한 활동은 무의식적이다. 의식은 일반적으로 전체가 보다 큰 전체에 종속하고자 할 때에만 나타난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보다 큰 전체, 나의 외부에 있는 실재에 대한 의식이다. 의식은 우리가 그것의  기능일 수 있는 존재에 관련해서 생겨난다. 그것은 우리를 그 전체에 통합시키는 수단이다.> (...)

  ......
  *<Ethica> 3부, 명제 9, 주석

- <스피노자의 철학>(질 들뢰즈 · 민음사 · 2001년 · 원제 : Spinoza.: Philosophie pratique) p.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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