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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들뢰즈가 말하는, 욕망 · 대중 · 권력 · 제도

by 이우 posted Dec 12, 2017 Views 1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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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누가들뢰즈와가타리를두려워하는가.JPG


  (...) "미시-파시즘만이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문제에 대답을 줄 수 있다. 욕망이 자신에 대한 억압을 욕망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것은 또 어떻게 억압을 욕망할 수 있는 것일까? 확실히 대중은 권력에 수동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들은 일종의 피학적인 히스테리 속에서 억압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며, 이데올로기적인 속임수에 의해 함정에 빠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욕망은 자세, 태도, 지각, 기대, 기호계 등을 이미 모양 짓는 미시적 형성체들을, 그 분자적 수준을 필연적으로 관통하는 복합적인 배치와 불가분의 것이다. 욕망은 무차별적인 충동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정교한 몽타주의 결과요, 고도의 상호작용을  엔지니어링한 결과 그 자체다. 즉 분자적 에너지를 다루며, 이미 파시즘적인 것이 된 욕망을 결국에는 결정하는 유연한 선분성이다. 좌파 조직들이 그 미시-파시즘을 은폐하는 마지막 형태는 아니다. 분자적이고 개인적이며 집합적인 것과 더불어, 파시스트는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것, 자신이 그것을 견지하고 배양하고 있으며 그것을 소중하게 껴안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다만 몰적인 수준에서 반(反)파시스트가 되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다."(들뢰즈·가타리 1987:215/I 225~226/409~410)

  자본주의와 분열증 기획 전체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되는 이 구절들은 들뢰즈와 가타리가 역사적 논쟁의 장으로 개입하는 이유를 욕망에 대한 긍정적인 발견이라 불릴 만한 것과 함께 예시해준다. 욕망 자체는 그저 재현의 수준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심지어 느끼고 지각하며 믿거나 행동하는 주체의 수준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욕망은 완전히 상이한 다양체를 구성하는 분자적 수준에서 존재하는 것이며, 미세한 지각과 감정, 습관, 그리고 유기물의 미소한 작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 제도란 그것을 구성하고 거기에 정박한 본능들, 곧 욕망과 습관, 지루하고 일상적인 반복 형태들의 퇴적물이라 할 만하다. (...)

  -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그렉 램버트·자음과모음·2013년·원제 : Who's Afraid of Deleuze and Guattari?, 2006년) p.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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