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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임금 노동과 자본 : 노동의 가격은 필요 생활 수단의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by 이우 posted May 29, 2017 Views 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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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의 가격)은 구매자들과 판매자들 사이의 경쟁에 의해, 공급에 대한 수요의 관계에 의해, 제공에 대한 열망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  똑같은 상품이 서로 다른 판매자들에 의해 제공된다. 똑같은 질의 상품을 가장 싸게 판매하는 사람이 나머지 판매자들을 싸움터에서 몰아내고 최대의 매상을 확보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판매자들은 매상, 즉 시장을 놓고 서로 다툰다. 그들 누구나 판매하기를 바라고, 될수 있는대로 많이 판매하기를 바라며, 할 수만 있다면 나머지 판매자들을 제쳐놓고 혼자서 판매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싸게 판매한다. 그리하여 판매자들 사이의 경쟁이 일어나며, 그 경쟁은 그들이 제공하는 상품들의 가격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구매자들 사이의 경쟁도 일어나며 그 경쟁은 이번에는 제공되는 상품들의 가격을 오르게 만든다. 끝으로 구매자들과 판매자들 사이의 경쟁이 일어난다. 한 쪽은 될 수 있는대로 싸게 구매하기를 바라고 다른 한 쪽은 될 수 있는대로 비싸게 판매하기를 바란다. 경쟁이 구매자 군대에서 더 심한가, 아니면 판매자 군대에서 더 심한가에 좌우될 것이다. 산업은 두 무리의 군대를 싸움터에서 대진하도록 만드는데, 그 각각의 무리는 자기네 대열 안에서 자기네 부대들끼리 다시 교전한다. 부대들 사이의 난투극이 적게 발생하는 군대가 상대방을 누르고 승리를 얻는다. (...)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 결정된다면, 수요와 공급의 관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아무 시민에게나 의뢰해 보자. 그는 잠시도 숙고하지 않고, 마치 또 하나의 알렉산드로대왕처럼 이 형이상학적 매듭을 구구단으로 끊어버릴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만일 내가 판매하는 상품의 제작에 100마르크가 들었고, 당연히 일 년이라는 기간 후이지만 내가 이 상품의 판매에서 110마르크를 손에 넣는다면, 그것은 시민적이고, 정직하며, 분별있는 이득이다. (...) 만일 내가 200마르크씩이나 얻는다면 그것은 특별한 이득이며 굉장한 이득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시민에게 이득의 척도로 쓰이는가? 그의 상품의 생산 비용이다. 그가 이 상품의 교환에서, 제작에 더 적게 드는 어떤 양을 얻는다면, 그는 손해를 볼 것이다. 그가 자기 상품의 교환에서, 제작에 더 많이 드는 다른 상품들의 어떤 양을 얻는다면, 이득을 본 것이다. 그는 자기 이득의 하락이나 상승을, 자기 상품의 교환가치가 생산비용보다 낮은가 높은가 하는 등급에 따라 산정한다. (...)

  생산 비용에 의한 이러한 가격 결정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의미로 이해되어선 안 된다. 경제학자들은 상품들의 평균 가격이 생산 비용과 같다고 말한다. 이것은 법칙이라는 것이다. 상승은 하락에 의해, 그리고 하락은 상승에 의해 조정되는 이 무정부적인 운동을 그들은 우연으로 고찰한다. 변동들을 법칙으로 고찰하고 생산 비용에 의한 결정을 우연으로 고찰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정당할 수 있으며, 다른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동들만이, 즉 자세히 살펴보면 끔찍하기 짝이 없는 황폐화를 수반하며 지진과도 같이 부르조아 사회를 그 근저로부터 흔들리게 하는 이 변동들만이, 그 경과 속에서 생산 비용에 의해 가격을 결정한다. 이러한 무질서의 전체 운동이 부르조아 사회의 질서이다. (...)

  상품들의 가격을 일반적으로 규제하는 바로 그 일반 법칙들이 당연히 임금, 즉 노동의 가격도 규제한다. 임금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관계에 따라, 노동력의 구매자들인 자본가들과 판매자들 사이의 경쟁이 어떤 모습을 띠는가에 따라, 때로는 상승하게 되고 때로는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이 변동들 내에서는 노동의 가격은 그 생산 비용에 의해, 이 상품, 즉 노동력을 생기게 하는 데 요구되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노동력의 생산 비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노동자를 노동자로서 유지하고 그를 노동자로 훈련시키는 데 요구되는 비용이다. 따라서 어떤 노동이 양성 시간을 덜 요구할수록, 더욱더 노동자의 새산비용도 적어지게 되며, 그만큼 그의 노동의 가격, 즉 그의 임금도 낮아진다. 교육기간이 거의 요구되지 않고 단지 노동자의 육체적 존립만으로도 충분한 산업부문들에서는 노동자의 제작에 요구되는 그 생산 비용이 거의, 노동자가 노동 능력이 있는 생활을 유지하는 데 요구되는 상품들에만 국한된다. 그러므로 그의 노동의 가격은 필요 생활 수단의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

 - <신 라인신문>(1849년 4월 6일자, 제265호, 카를 마르크스)
 - <임금 노동과 자본>(카를 마르크스 · 박종철출판사 · 1999년) p.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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