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세기 영국의 종교적 속박에서 벗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청교도의 유명한 이야기, 19세기 에머슨(<자립>), 소로(<시민불족종>), 휘트먼(<나의 노래)> 등이 내세운 개인주의 찬가, 20세기에 오면 순응주의에 맞서는 일반 시민의 투쟁을 찬양한 셔유드 앤더슨의 소설 <와인스버그, 오하이오>, 최근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까지 개인의 독립과 자유는 미국 문화의 기본 주제다. 미국 공동체주의자의 수호성인이라 할 수 있는 알렉시스 토크빌조차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개인주의가 갖는 독특한 민주적 가치를 이렇게 인정했다.
"개인주의는 성숙하고 평온한 감정으로서 시민 각자를 동료 무리로부터 분리시켜 가족과 친구들의 동아리 속으로 물러나게 해준다. 시민들은 이렇게 자기의 취향에 맞게 형성된 작은 사회로 물러나고 대규모 사회는 스스로 알아서 돌보도록 맡겨 버린다."
미국의 국가적인 신화는 개인적 영웅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집합적 노력의 중요성은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미국 독립전쟁이 시작된 그날 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한 역사가 데이비드 피셔의 책은 미들섹스 마을에는 주민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영국군이 몰려온다고 알려준 폴 리비어의 경고가 성공을 거두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잘 조직된 민병대가 없는 지역은 아무리 그 주민들이 애국심에 불탔어도 미국 독립을 위한 최초의 전쟁이 렉싱턴과 콩코드의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개인의 영웅적 행동과 자수성가를 강조하는 강건한 개인주의 신화는 여전히 미국인의 심금을 강하게 울리고 있다. (...)
- <나 홀로 볼링-사회적 커뮤니티의 붕괴와 소생>(로버트 D. 퍼트넘 · 페이퍼로드 · 2016년 · 원제 : Bowling Alone: The Collapse and Revival of American Community, 2000년) p.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