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8세기 '벽(癖)’ 예찬론

by 이우 posted Oct 18, 2011 Views 786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409961343.jpg …… 18세기 조선에서는 갑자기 ‘벽(癖)’ 예찬론이 쏟아져 나온다. 일종의 마니아 예찬론이다. 무언가에 미친다는 뜻의 ‘벽’이란 말은 이 시기 지식인의 한 경향을 보여준다. 박제가는 ‘벽이 없는 인간은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지금은 낭비벽, 도벽 등 좋지 않은 어감으로 쓰는 이 말이 이때는 긍정적 의미로 쓰였다.

 

  또 ‘치(癡)’, 즉 바보, 멍청이를 자처하고 나서는 경향도 생겨났다. 관습적 기준으로 볼 때 미쳤다는 의미를 지닌 ‘벽’이 사회적 통념적으로는 ‘치’, 즉 바보 멍청이로 인식되었다. 이 시기 설치(雪癡), 치재(癡齋), 매치(梅癡), 간서치(看書癡), 석치(石癡) 등 치 자가 들어간 이름이나 호가 부쩍 많아지는 건 그 반영이다.

 

  이들은 미쳤다거나 바보 같다는 말을 오히려 명예롭게 여겼다. 미치지도 못 하고 그럭저럭 욕 안 먹고 사는 건 죽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이 점에서 근대화의 에너지가 뽑아져 나온다. 지식의 패턴이 달라지고 정보의 인식이 바뀌었다. 삶의 목표 또한 궤도 수정이 불가피했다. (중략)

 

  이 시기 문인들의 호나 문집 이름에는 시대와의 불화로 인해 증폭되는 자의식을 암시한 것이 많다. 최근 발견된 이서구의 젊은 시절 문집 제목은 <<자문시하인언(自問是何人言)>>이다. 풀이하면 ‘이것이 누구의 말인지 자문한다’는 뜻이다. 심능숙은 자기의 문집 표제를 <<후오지가(後吾知可)>라 했다. ‘훗날의 내가 알아주면 그뿐’이란 말이다. 남이 알아주고 알아주지 않고에는 아예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다. 박지원이 서문을 써준 역관 이홍재의 문집명은 <<자소집(自笑集)>>이다. 남에게 보여주고자 쓴 것이 아니라 그저 혼자 보고 웃자고 쓴 글이라 했다. 자못 포스트모던한 명명들이다.

 

  용에게 여의주가 소중하듯이 말똥구리에게는 말똥이 소중하다. 사람들은 여의주만 귀하게 보고 말똥은 우습게 안다. 하지만 나는 내 말똥을 더 귀하게 여기겠다. 유금은 이런 취지에서 자신의 문집 제목을 <<낭환집>>이라 했다. 말 그대로 ‘말똥구리 문집’이다.

 

  신의측은 ‘나에게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자를 ‘환아(還我)’라고 지었다. 이용휴는 그를 위해 <<환아잠(還我箴)>>을 지었다. 거짓 나를 쫓느라 잃어버린 참 나를 되찾아, 다시는 ‘나’를 떠나지 않는 주체적 삶을 살라고 권면(勸勉)했다. 그의 자는 엉뚱하게도 ‘하사(何事)’였다. 말 그대로 풀면 ‘뭔 일’쯤 된다. 이덕무는 흔해 빠진 명숙(明叔이)이란 자를 무관(懋官)으로 바꾸었다. 남과 나를 구분하기 위한 것, 나는 나만의 이름을 가져 내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중략)

 

  스스로 아는 것이 없을 줄을 안다 해서 별호를 ‘자지자불지선생(自知自不知先生)’이라 짓는가 하면, 깔깔대며 웃는 사람이란 뜻의 ‘가가생(呵呵生)’이나, 멍청이란 의미의 ‘우부(愚夫)’, 들판에서 굶주리는 사람이라 하여 ‘야뇌(野?)’니 하는 이상한 이름을 즐겨 지었다. 신분이 천했던 시인 이단전의 호가 ‘필재(疋齋)였다. 단전(亶佃)은 ’진짜 종놈‘이란 뜻이다. 나는 진짜 종놈, 하인에 불과하다고 그는 큰소리로 외쳤다. 이름으로 세상을 조롱한 것이다. (중략)

 

  어려서부터 북벌을 국시로 삼고 ‘무찌르자 오랑캐’를 외치며 자란 지식인들은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 사통팔달로 쭉쭉 뻗은 길과 으리으리한 벽돌집 그리고 쉴 새 없이 오가는 우마차를 보고는 그만 기가 질려 버렸다. 북벌은 어느 순간 문득 북학(北學)으로 대체되었다. (중략) 연암이 중국에 가서 본 장관을 꼽으면서, 진짜 장관은 똥 덩어리와 벽돌에 있더라고 말할 때 변화는 이미 시작 되었다. 우물 안에만 있다 넓은 세상에 나가 상대를 보고 나니 나의 객관적 실체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자고 지은 소설이 <허생전>이다. 경험의 확장이란 이런 것이다. 한번 떠진 눈은 다시 감을 수 없다. 각성된 의식은 잠재워지지 않는 법이다.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온 변화 앞에 18세기 조선 사회는 휘청했다. 한쪽에서는 이용후생(利用厚生)과 경세치용(經世致用)을 외칠 때,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제 물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호화사치 풍조도 만연했다. 박제가는 <<북학의(北學議)>>를 지어 중국을 배워야 하는 까닭을 설파했지만, 중국제에 환장 들렸다 하여 당벽(唐壁), 당괴(唐魁)의 비난도 동시에 들어야 했다.

 

  18세기에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18세기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도 확실히 특별했다. 지식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세계와 인간에 대한 해석의 틀도 바뀌었다. (중략) 18세기 들어 서구 중세의 형이상학적 관념이성은 합리주의적 계몽철학에 자리를 내준다. 이들은 삶과 세계의 질서를 과학적 질서로 재편하고자 했다. 종교의 속박, 이념의 굴레를 박차고 나와 세속적 행복을 추구하고, 구원의 미명 아래 자행된 온갖 우상과 폭력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의 자리에 주자주의(朱子主義)를 두면 조선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서구 계몽주의가 합리적 이성과 함께 정열적(passion) 인간을 지향할 때, 18세기 조선은 주자학의 세례를 벗어던지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합리성과 동시에 벽(癖)과 치(癡)의 미친 열정을 옹호했다. 디드로가 <<철학적 사고>>에서 ‘사람들은 왜 정열에 대해 우호적으로 말하면 이성을 모욕하는 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의 영혼을 위대하게 고양시킬 수 있는 건 위대한 정열뿐이다’라고 투덜댈 때, 박제가는 ‘세상에 미치지 않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중략)

 

  서양에서 위선과 강요된 경건함의 세월이 지나고 쾌락의 옹호와 관능의 광기가 휩쓸 때, 조선에서도 웰빙의 미명 아래 온갖 골동품 수집을 비롯하여 호화사치 풍조와 풍속의 타락이 자행되었다. 어디서나 하층 백성들의 삶은 여전히 참혹한 것마저 꼭 같았다. 도덕론자들이 볼테르, 디드로, 루소 등을 감옥에 가두고 억압한 것처럼 박지원, 김려, 이옥 등은 불온한 문체로 불온한 사상을 전파한다 하여 반성문 제출을 요구받고 과거 합격이 취소되었으며, 반체제 인물로 낙인 찍혀 음습한 그늘에 묻혀 있어야 했다. ……

 


     - 정민의 <<18세기 조선지식인의 발견>>(휴머니스트, 2007년) 서설 중에서

 

 


 


  1. 26
    Nov 2012
    18:32

    [문학] 밀실과 광장

    ( Canon EOS 5D / Tamron 17-35mm / 낙산 변화마을 ) ...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표범의 가죽으로 만든 징이 울리는 원시인의 광장으로부터 한 사회에 살면서 끝내 동료인 줄도 모르고 생활하는 현대적 산업구조의 미궁에 이르기까지 시대...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9261
    Read More
  2. 29
    Oct 2012
    19:44

    [사회] 커피(coffee), 카페(Cafe)

    빈센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캔버스에 유채 · 81×65.5Cm · 1888년) 내가 누구인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행복이 무엇이고 불행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내 꿈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울고 웃기 위해서 화창...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3031 file
    Read More
  3. 28
    Jun 2012
    03:04

    해학(諧謔)과 풍자(風刺)

    ▲ 전주 한옥마을 한 식당에서 갑자기 벌어진 소리판. 왕기석 명창이 심청가를 소리하고 있다.( Canon EOS 5D / Tamron 17-35mm )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2166 file
    Read More
  4. 17
    Apr 2012
    16:13

    [철학] 특정한 관계 속에서 노예가 된다

    (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낙산 / Photo by 이우 ) "흑인은 흑인이다. 특정한 관계 속에서 노예가 된다" 마르크스는 생물학적 공통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생물인 우리가 누구는 지배하고, 누구는 지배당한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1297 file
    Read More
  5. 04
    Jan 2012
    03:42

    이데올로기는 개인들을 주체로 호명한다 : 알튀세르

    ▲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서울 남대문로 / Photo by 이우 … 나는 모든 이데올로기는 구체적인 개인들을 주체로 호명(呼名, interpellation)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중략) 우리는 경찰의 일상적인 호명과 같은 유형 속에서 그것을 표상할 수 있다. ...
    By이우 Views10221 file
    Read More
  6. 02
    Dec 2011
    17:24

    사물에의 의존 Vs 인간에의 의존 : 루소의 <에밀>

    ▲ Canon EOS 5D / Tamron 17-35mm / 다산 유적지 / Photo by 이우 교육이론서의 고전으로 많이 읽히고 있는 루소의 <에밀>은 “조물주의 손에서 나올 때 모든 것은 선했지만 인간의 손 안에서 모든 것은 타락한다”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인간이 자연...
    By이우 Views9640 file
    Read More
  7. 29
    Nov 2011
    18:17

    삶이란 쉼 없는 흐름이다 : 카마수트라(Kamasutra)

    인도에서는 범천(梵天)(우주의 근본 원리인 동시에 창조주)이 인류를 만든 후 최초로 10만장의 방대한 교전(敎典)을 만들어 설했다고 한다. <다르마(正法, 戒律)>, <아루타(實利, 財寶)>, <카마(性愛)>이 세 가지다. 그 후 범천의 아들 마누(인류의 조상)가 <...
    By이우 Views18140 file
    Read More
  8. 28
    Nov 2011
    12:47

    법가(法家)의 법(法), 세(勢), 술(術)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남이섬 / Photo by 이우 법가(法家)는 실용적인 정치 철학으로 전국(戰國)시기에 형성되었다. 춘추(春秋) 후기에 노예의 끊임없는 폭동과 봉건 지주계급의 흥기로 인하여 기존의 노예주 귀족계급 통치를 유지하였던 "예치(...
    By이우 Views9449 file
    Read More
  9. 28
    Nov 2011
    12:13

    춘추전국시대, 전쟁을 피하는 방법 : 양주 Vs 한비자

    ▲ Canon EOS 5D / Canon EF 50mm / Photo by 이우 ... 슈미트(Carl Schmitt)는 적과 동지라는 범주가 작동하는 순간 이미 ‘정차적인 것’이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국가라는 기구이다. 국가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적을 규정할 수 ...
    By이우 Views10674 file
    Read More
  10. 22
    Nov 2011
    17:44

    사회계약론 : 토머스 홉스 Vs 데이비드 흄

    ▲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낙산 / Photo by 이우 중세사회로부터 근대사회로 급변하던 시기는 국가 문제를 사유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 급변기에 정점으로 이루어졌던 국가 질서가 여지없이 붕괴되었기 때...
    By이우 Views11953 file
    Read More
  11. 18
    Nov 2011
    17:41

    전통 가치를 부정하다

    ▲ Canon EOS D60 / Tomron 17-35mm / 서울 디자인 올림픽 2008 / Photo by 이우 □ 아방가르드(Avant-garde) 아방가르드(프랑스어: Avant-garde)는 프랑스어로 군대 중에서도 맨 앞에 서서 가는 '선발대'(Vanguard)를 일컫는 말이다. 아방가르드라는 단어는 영...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11097 file
    Read More
  12. 12
    Nov 2011
    03:48

    과학사는 단절적인 혁명의 과정이다_토머스 쿤

    ▲ Canon EOS 5D / Tokina 75-300mm / 양평 걸리버파크 / Photo by 이우 … 토머스 쿤은 포퍼의 색각과는 달리 과학이 결코 누적적으로 진보하는 것1)이 아니라, 혁명적인 단절을 겪는다고 주장하였다. 쿤은 이런 혁명적인 단절과 변화를 ‘패러다임(paradigm)'...
    By이우 Views8015 file
    Read More
  13. 03
    Nov 2011
    21:18

    사랑은 동일성과의 결합인가, 탈결합인가_헤겔 Vs 바디우

    ▲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남산공원_ 후암동 방향/ Photo by 이우 헤겔(객관성/동일성) Vs 바디우(주관성/비관계와 탈결합, 탈주) … 사랑을 이루는 첫 번째 계기는 내가 오직 나만을 위한 독립적 인격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만약 그럴 ...
    By이우 Views9947 file
    Read More
  14. 03
    Nov 2011
    19:01

    사랑은 불가능하다_ 대타존재(代打存在) Vs 대자존재(代自存在)

    ▲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2009공예트렌드페어 / Photo by 이우 샤르트르는 인간의 기초적인 존재론적 차원의 하나로 '대타존재(代打存在)' 와 '대자존재(代自存在)'를 이야기한다. '타자에 대하여 혹은 타자에 있어서 존재하는 '주체(나)'를 '대타...
    By이우 Views9051 file
    Read More
  15. 21
    Oct 2011
    15:25

    ▲ Canon EOS D60 / Tamron 17-35mm / 대구 내당동 / Photo by 이우 ... 길은 생로병사의 모습을 닮아 있다. 진행 중인 한 시점이 모든 과정에 닿아 있다. 태어남 안에 이미 죽음과 병듦이 포함되어 있다. 길은 이곳과 저곳을 잇는 통로일뿐 아니라 여기서부터...
    By이우 Views8386 file
    Read More
  16. 21
    Oct 2011
    15:08

    연화문(蓮花紋)

    ▲ Canon EOS D60 / Canon EF 50mm / 경희궁 / Photo by 이우 경희궁 처마에 있는 연화문(蓮花紋)입니다. 연화문은 연꽃의 형태를 일정한 형식으로 도안화한 것으로 형식은 이집트·그리스·메소포타미아·인도 등 고대문명권을 중심으로 신화적 종교에서 상징적...
    By이우 Views9154 file
    Read More
  17. 20
    Oct 2011
    21:40

    속도

    지구에서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는 약 220만 광년. 빛의 속도로 달린다면 안드로메다까지 가는데 약 220만광년(1광년은 9조 5000억km)이 걸린다. 우리 기준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200억 시간이다. 밤 하늘을 쳐다보다가 안드로메다 은하에 속하는 별을 바볼...
    By이우 Views9281 file
    Read More
  18. 20
    Oct 2011
    21:29

    아비튀스(Habitus)

    ▲ Canon EOS 5D / Canon EF 50mm / Photo by 이우 … 권력이나 재력을 물려받지 못한 사람에게 신분 상승의 가능성은 학력을 높이는 길 외에는 없다. 실제로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는 학력을 하나의 ‘자본’으로 본다. 사회의 하층 계급에서 상층...
    By이우 Views20897 file
    Read More
  19. 19
    Oct 2011
    22:12

    페르소나(Persona)

    ▲ Canon EOS 5D / Tamron 17-35mm / 남이섬 / Photo by 이우 … 영어의 person, 프랑스어의 personne, 독일어의 person. ‘사람’을 뜻하는 이 말들은 형태에서 보듯이 같은 어원을 가진다. 모두 페르소나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 그런데 페르소나는 자신의 ...
    By이우 Views9385 file
    Read More
  20. 18
    Oct 2011
    17:51

    우리 모두는 이데올로그다

    ▲ Canon EOS D60 / Canon EF 50mm / 낙동강변 / Photo by 이우 … 지젝은 마르크스/앵겔스의 ‘왜곡된 의식’ 혹은 ‘허위 의식’으로서의 이데올로기만으로는 소위 ‘탈이데올로기화’된 포스트모던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해명하는 데 불충분하다고 본다. (중략) 지...
    By이우 Views8535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Next
/ 2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