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mputer aid | 이우
수 세기 동안 '존재의 대사슬(great chain of being)'은 서양 사상의 중심적 위치를 잡고 있었다. 이는 우주가 무생물인 돌로부터 시작해서 일차원적 순서에 따라 정렬되었다는 견해이다. 식물이 다음에 오고, 그리고는 동물, 사람, 천사, 최종적으로 신이 온다. 이것은 사람의 계급에 대해 매우 세부적으로 말한다. 물고기 위에 양서류, 그 위에 파충류, 그 위에 원숭이, 그 위에 사람을 줄세운다. 이 견해는 심지어,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의 (미생물의) 발견 훨씬 이전에도, 가시적이고 생명있는 세계와 무생물과의 가운데에 있는 비가시적 세계까지도 예측했다. 비록 진화론자들은 여기에서 초자연적 정상(summit 신)을 제거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견해는 아직도 우리와 함께 한다. 존재의 사슬 개념은, 비록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들로부터 파생되었으나, 신플라톤주의 플로티누스에 의해 처음으로 체계화되었다.
이 용어는 우주의 3가지 보편적 특징인 충만성·연속성·계층성을 가리킨다. 충만성의 원리는 어떤 가능한 존재도 자기모순적이지 않는 한 현실적이기 때문에 우주는 존재의 다양성을 최대로 보여주는 '가득 찬' 것임을 뜻한다. 연속성의 원리는 우주가 무한한 계열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형태는 자신과 이웃하는 형태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속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형적 계층성의 원리는 이 계열이 가장 저급한 유형부터 최고의 완전한 존재 곧 신에 이르는 위계질서를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존재의 사슬이라는 생각은 그 구성 개념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나왔지만 신플라톤주의자 플로티노스가 처음으로 체계화했다. 플라톤은 〈국가 Republic〉에서 '선의 이데아'를 영원하고 불변적이며, 말할 수 없이 완전하며 보편적 욕구대상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티마이오스 Timaeos> 에서 데미우르고스 사상과 융합되어 있다. 데미우르고스는 '선한 존재이고 선한 존재는 어떤 다른 것이 생기는 데 대해 시기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변화의 세계를 만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속체의 정의를 소개했으며, 존재의 다양한 계층을 지적했다. 그리하여 플로티노스에 이르면, "일자(一者)는 아무것도 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않으며 아무 것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완전하다. 뿐만 아니라 일자는 완전하기 때문에 넘쳐 흐르며, 그 과잉으로 말미암아 타자(他者)를 만들어낸다"라고 하는 〈엔네아데스(Enneads)>의 주장으로 이어진다. 일자로부터 다자(多者)가 생겨나는 이 과정은 가능한 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존재가 그 하강 계열에서 실현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플로티노스와 이후의 저술가들은 존재의 등급이라는 생각에 힘입어 악의 존재를 선의 결여라는 의미로 설명할 수 있었다. 이 생각은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논증도 제공했다. 즉 최고의 완전자를 제외한 모든 존재는 어느 정도 불완전하거나 악하므로, 그리고 전체 우주의 선함은 그 충만성에 있으므로, 최선의 가능한 세계란 가능한 가장 다양한 존재와 따라서 모든 가능한 악까지 포함하는 세계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19세기에 이르러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플라톤 이래 20세기 초까지 서구 사회를 지배해 왔던 <존재의 대사슬(Great Chane of Being)>. 존재의 다의성(多義性, equvocity of being)과 유비(類比, analogy of being)라는 중세철학의 존재론에 뿌리 두고 있는 이 개념은, 우주는 충만성·연속성·계층성이라는 세 가지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존재의 대사슬(Great Chane of Being)>은 종교적 필요성에 의해 성립되어 존재자(개별자, individuals)를 계층화시키고, 식민지 쟁탈을 합리화하는데 유효한 근거를 제공했다. 세계대전을 겪으며 많이 약화되었으나 이 개념은 지금 세계에도 유효하다. 보편자(universals)를 인정해야 사회 질서 및 제도 유지에 효용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아래에서의 모든 존재는 계층화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