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on EOD5D / Tokina 80-200mm / 경복궁 일월오봉도 / Photo by 이우 )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하늘(天)과 땅(地)은 있는데 사람(人)이 없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이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병풍이 나와 이목을 끌었다. 하나의 풍경 속에 해와 달이 모두 떠 있는 그림,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는 한자어 그대로 달과 해 앞의 다섯 산봉우리를 그린 그림이다. 대한민국의 만원 권(신권)에 세종대왕 뒤로 이것이 그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의 병풍으로 많이 쓰였다. 왼쪽엔 달, 오른쪽엔 해가 떠있고 폭포가 두줄기 흐르는 다섯 봉우리의 산과 맨 앞에 심어져 있는 소나무가 그려져 있다. 일월오악도(日月五岳圖)나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로도 불리지만 일월오봉도라고 많이 부른다.
일월오봉도 병풍은 왕 뒤에 놓였는데 왕이 죽고 나면 같이 묻힌다. 이 그림의 특징은 그냥 병풍만이 있을 때에는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는 것이다. 왕이 앉아 있어야만 비로소 그림이 완성된다. 일월오봉도에 담긴 삼재사상(三才思想) 때문이다. 삼재사상의 관점에서 천(天)·지(地)·인(人) 중 일월오봉도는 '천지'만을 표현했기에 미완성이다. 병풍에 그려진 해와 달은 하늘을 상징한다. 또 해는 양(陽)을, 달은 음(陰)을 상징한다. 다섯개의 봉우리와 굽이치는 물결은 땅을 나타낸다. 왕의 존재는 세계(인간세상)와 우주(자연)의 매개, 천지인을 하나로 통일하는 매개자자다. 병풍 앞에 왕이 앉을 때, 비로소 하늘과 땅,그리고 인간이라는 삼재, 즉 우주를 이루는 세 바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삼재를 관통하는 대우주의 원리(三)가 사람이라는 소우주(ㅣ)속에서 완성(三+ㅣ=王)된다.
다섯 산은 오악신앙이다. 오악은 국가의 발전과 안녕을 지켜주는 존재로 신성시되었던 산으로, 신라시대의 오악은 토함산, 계룡산, 지리산, 백두산, 삼각산을, 조선시대는 삼각산, 백두산, 묘향산, 지리산, 금강산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