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직조공을 보기로 하자. 자본가는 그에게 직조기와 실을 제공한다. 직조공은 노동에 착수하고 실이 아마포로 된다. 자본가는 그 아마포를 제 것으로 하고 그것을 예를 들면 20마르크에 판매한다. 그런데 직조공의 임금은 아마포에 대한, 20마르크에 대한, 자신의 노동의 생산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아마포가 판매되기 훨씬 이전에, 아마도 그것이 다 직조되기 훨씬 전에, 직조공은 자신의 임금을 수령했다. 이처럼 자본가는 그가 아마포로부터 손에 넣게 될 화폐로, 이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던 화페로 임금을 지불한다. 직조기와 실이 부르조아로부터 제공받은 직공물의 생산물이 아니듯 이 직조공이 자신의 상품, 자신의 노동력과 교환하여 얻는 상품들도 그의 생산물이 아니다. 부르조아가 자신의 아마포를 위한 구매자를 전혀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다. 부르조아가 자신의 판매로부터 임금조차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다. 부르조아가 직조 임금에 비해 아주 많은 이득을 남기고 아마포를 판매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 모든 것은 직조공과 상관이 없다.
자본가는 자신에게 있던 재산의 일부, 자신의 자본의 일부로, 직조공의 노동력을 구매하는데, 이는 자본가가 다른 재산의 일부로 원료-실-직조기를 사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구입들을 행한 후라면, 그리고 이러한 구입에는 아마포의 생산에 필수적인 노동력의 구입이 속해 있으므로, 자본가가 생산할 때는 자신에게 속하는 원료와 노동 기구들을 가지고 생산하는 것이다. 이제 노동 도구들에는 우리의 착한 직조공도 속해 있는데, 그는 직조기와 마찬가지로 생산물이나 생산물의 가격에 자기의 몫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임금은 노동자에 의해 생산된 상품에 대한 노동자의 몫이 아니다. 임금은 자본가가 자체적으로 특정한 양의 생산적 노동력을 구매할 때에 이미 있던 상품의 일부이다. 따라서 노동력은 그것의 소유자, 즉 임금 노동자가 자본에게 판매하는 하나의 상품이다.
왜 노동자는 노동력을 판매하는가? 생활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노동력의 실행, 즉 노동이란 노동자 자신의 생활 활동이며, 그 자신의 생활의 발현이다. 그런데 그가 이 생활상의 활동을 제삼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필수적인 생활수단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의 생활상의 활동은 그에게는 존립할 수 있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가 노동하는 것은 생활하기 위함이다. 그는 노동을 자기 생활에 넣어 생활하는 일이 없으며, 오히려 노동은 그의 생활의 희생일 뿐이다. 노동은 그가 제삼자에게 넘겨버린 하나의 상품이다. 따라서 그의 활동의 생산물 역시 그의 활동의 목적이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을 위햐서 생산하는 것은 그가 직조하는 비단도 아니고 그가 광산의 갱도에서 채굴하는 금도 아니며 그가 건축하는 궁전도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생산하는 것은 임금이며, 비단, 금, 궁전 따위는 그에게는 특정한 양의 생활 수단, 아마도 면으로 만든 재킷, 구리로 만든 주화, 지하의 방 따위로 되어버릴 것이다.
그런데 열두 시간 동안 직조하고, 실을 뽑고, 구멍을 뚫고, 선반을 돌리고, 건축하고, 삽으로 뜨고, 동을 깨고, 짐을 나르는 따위의 일을 하는 노동자가 있다면, 이 노동자에게 이 열두 시간 동안의 직조, 실 뽑기, 구멍 뚫기, 선번 작업, 건축, 삽질, 돌 깨기 따위가 자기 생활의 발현으로, 생활로 여겨지겠는가? 그와 정반대이다. 생활은 그에게는 이러한 활동이 멈출 때, 즉 식탁에서, 술집 의자에서, 침대에서 시작된다. (...)
노동자는 자기 자신을 판매하며, 게다가 토막내어 판매한다. 매일을 하루같이 그는 경매를 붙여 자신의 생활의 8시간, 10시간, 15시간 등을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원료, 노동 기구, 생활 수단의 소유자들에게, 즉 자본가들에게 판매한다. 노동자는 그러한 소유자에게 속하지 않고 토지에도 속하지 않지만, 그의 하루 생활의 8시간, 10시간, 12시간, 15시간 등은 그러한 시간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속한다. 노동자는 원할 때마다, 자신이 자기 자신을 임대해 준 자본가를 떠나며, 또한 자본가는 적절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노동자로부터 어떤 이득도 얻지 못하거나 의도했던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되는 즉시, 노동자를 떠나게 한다. 그러나 소득의 유일한 원천이 노동력의 판매인 노동자는 자신의 생존을 단념하지 않고서는 구매자 계급 전체, 즉 자본가 계급을 떠날 수 없다. 노동자는 이러저러한 자본가에게 속하지 않지만 자본가 계급에게는 속한다. (...)
우리가 본바와 같이 임금이란 특정한 상품의, 즉 노동력의 가격이다. 따라서 임금도 각각의 다른 상품들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똑같은 법칙들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상품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가?
- <신 라인신문>(1849년 4월 5일자, 제264호, 카를 마르크스)
- <임금 노동과 자본>(카를 마르크스 · 박종철출판사 · 1999년) p.2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