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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02]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y 이우 posted Aug 03, 2014 Views 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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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jpg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고대 그리스어: ?ριστοτ?λη?, 그리스어: Αριστοτ?λη? , 기원전 384년 ~ 322년)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플라톤의 제자이며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다. 물리학, 형이상학, 시, 생물학, 동물학, 논리학, 수사학, 정치, 윤리학, 등 다양한 주제로 책을 저술하였다.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함께 고대 그리스의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였으며, 그리스 철학이 현재의 서양 철학의 근본을 이루는 데에 이바지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은 도덕과 미학, 논리와 과학, 정치와 형이상학을 포함하는 서양 철학의 포괄적인 체계를 처음으로 창조하였다. 자연과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는 중세 학문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이러한 그의 견해는 뉴턴 물리학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게 되는 르네상스 시대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동물학 연구에서 그의 관찰은 19세기까지 정설로 인정되었다. 그의 글에는 가장 이른 시기에 이루어진 논리에 대한 형식 연구가 담겨 있으며, 이러한 그의 연구는 19세기 후반에 형식 논리학으로 구체화 되었다. 키케로는 그의 문체를 "황금이 흐르는 강"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형이상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주의는 800년~1400년 까지의 중세시대 유대와 이슬람 전통에서 나타난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사상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기독교 신학에서는 특히 가톨릭 교회 전통의 스콜라 철학과 관련하여 계속해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의 윤리학은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데, 현대에 이르러 덕 윤리학(virtue ethics)의 출현과 더불어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모든 측면은 오늘날에서 계속해서 활동적인 학문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여러 편의 품위있는 논문과 대화록을 저술했음에도 오늘날 그가 쓴 글의 대부분은 사라진 것으로 보이며, 원래 쓴 글의 3분의 1 정도만 남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BC 384년 마케도니아 근처 ‘칼키디케 스타기로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니코마코스’는 필리포스 2세의 아버지이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할아버지인 아민타스 3세의 시의(侍醫)였다. 당시 의술은 가업을 잇는 전통적 직업이었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도 의술을 배웠을 가능성이 크다. 훗날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운 학교인 리케이온에서는 의술과 실제 의료행위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어릴 때부터 의술과 마케도니아의 궁정생활을 접한 탓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학의 영향이 강한 철학사상을 내놓았고, 왕자들과 궁정에 대한 깊은 혐오감을 여러 번 표현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릴 때 아버지가 죽자 친척으로 추정되는 ‘프로크세노스’가 후견인이 되었고, ‘프로크세노스’는 BC 367년 그를 아테네에 있는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에 보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곳에서 20년 동안 있었다. 이 기간은 그의 지적 성장의 제1기였으며, 플라톤과 그의 동료들의 영향을 크게 받은 시기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림없이 아카데메이아의 모든 활동 영역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때때로 수사학 공부에도 몰두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아카데메이아와 경쟁한 이소크라테스 학파에 맞서 글을 쓰기도 했다. BC 348(또는 347)년 플라톤이 죽자 그의 조카 스페우시포스가 아카데메이아를 이끌었고 그뒤 곧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를 떠났다. 아테네를 떠난 동기는 플라톤의 후계자가 되지 못한 불만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으나 이 해석은 근거가 없다. 왜냐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외지인이었으므로 처음부터 학파의 우두머리가 될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필리포스 왕이 BC 348년 그리스 도시국가 올린토스를 노략질한 뒤에 일어난 아테네의 반(反)마케도니아 감정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그럴 듯하다. 아테네를 12년 동안 떠나 있었던 탓인지 그는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의 동료들보다 여행을 함께 한 사람들, 특히 제자이자 동료인 에레소스의 테오프라스토스를 더 높이 평가했다.

  에게 해의 아시아 쪽에 새로 건설된 도시 아소스에서는 그리스의 용병 출신인 아타르네오스의 헤르메이아스가 페르시아 군주들의 부하 신분으로 출발하여 소아시아 북서부 지방의 재정적·정치적 지배권을 장악했다. 헤르메이아스는 아테네의 아카데메이아를 방문한 뒤 그리스의 규범과 철학을 아시아 지방에 전파하기 위해 아카데메이아 분원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플라톤의 제자 2명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칼케돈의 크세노크라테스와 함께 아소스로 갔다. 이 시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Politica)> 제7권의 12개 장을 쓴 듯하다. 이 글에서 철학과 정치학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도시국가(폴리스)의 최고 목적은 철학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스인뿐이며 따라서 그리스인은 비(非)그리스인을 노예로 삼아 비천한 일을 시킬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기에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은 <왕권에 관하여(On Kingship)〉를 썼고, 이 책에서 플라톤과 달리 철학자와 왕의 기능을 분명하게 나누었다. "왕이 철학자가 되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익하지도 않다. 오히려 왕은 참된 철학자들의 충언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왕은 자기 왕국을 좋은 말이 아니라 좋은 행동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후견자 헤르메이아스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의 조카딸 피티아스와 결혼하여 딸을 얻었다. <정치학(Politica)>에는 이상적인 결혼 나이를 남편은 37세, 아내는 18세로 규정한 대목이 있는데, 이때 아리스토텔레스의 나이가 37세였다. 피티아스가 18세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피티아스는 오래 살지 못했고 그녀가 죽은 뒤 아리스토텔레스는 헤르필리스와 함께 살았으며 아들 니코마코스를 얻었다. 아소스 아카데메이아에서 3년을 보낸 뒤 근처의 레스보스 섬으로 옮겨 수도 미틸레네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친구 테오프라스토스와 함께 아테네의 아카데메이아를 본떠 철학 학파를 세웠다. 그리고 생물학으로 관심의 초점을 돌려 선구적인 연구를 했다. 그는 생물학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인과관계, 즉 목적론적 인과관계에 주목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식물과 동물 등 자연의 생명체는 자연적 목표 또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체의 구조와 성장은 이 목적을 알아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목적론과 이론이 모두 중요하지만 적어도 원칙적으로는 이론이 항상 관찰에 종속된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의 발생에 관하여(On the Generation of Animals)>에서 벌의 발생 양식에 대해 잘 모른다고 고백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이 충분히 밝혀지면 신뢰를 받아야 하는 것은 이론이라기보다는 관찰이며, 이론은 관찰 사실에 의해 확증되어야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식물과 동물의 생활을 연구하면서 영혼과 육체의 관계도 고찰했다. <영혼에 관하여 (De anima)에서 그는 영혼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체이며 일시적으로만 육체 속에 살 뿐이라는 플라톤의 견해를 배척했다. 그 대신 물질적 존재의 긍정적 가치를 더 강조하면서 영혼은 육체와 본질적으로 통일되어 있는 생명의 원리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플라톤을 어느 정도 수용하여 영혼을 ‘육체의 형상’, 육체를 ‘영혼의 질료’라고 정의했다.

  BC 343년말(또는 BC 342초) 그의 나이 42세경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의 초청으로 13세 된 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를 가르치기 위해 펠라로 갔다. 필리포스 2세는 그리스 최고의 지식인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아들을 훌륭한 군사 지도자로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드로스를 철학으로 계몽된 고전적 용기를 상징하는 인물로 만들려고 노력했으며, 그리스인의 우수함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알렉산드로스에게 비그리스 미개인을 정복하고 그들과 피를 섞지 말라고 가르쳤다. 이 충고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드로스는 그리스인과 비그리스인의 결혼을 허용했으며, 페르시아 귀족 가문 출신의 아내를 맞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드로스에게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정치 이데올로기 면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큰 거리가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드로스의 정복이 그리스 세계에 일으키기 시작한 근본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알렉산드로스의 제국정책이 도시국가의 중요성을 줄인다고 반대하기도 했다. 반면 알렉산드로스는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아버지 필리포스 2세가 파괴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고향 스타기로스를 다시 세웠다. 마케도니아 궁정에서 3년을 보낸 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타기로스로 되돌아왔으며, 그곳에서 테오프라스토스 등 자기의 철학 학파와 계속 교류했다.

  BC 335년까지 스타기로스에 머문 뒤 거의 50세가 되었을 때 아테네로 다시 돌아왔다. 이때 아카데메이아의 지도자 자리는 스페우시포스가 죽은 뒤 비어 있다가 아리스토텔레스와 생물학을 함께 연구한 칼케돈의 크세노크라테스가 이어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카데메이아와 완전히 인연을 끊지는 않았지만 BC 335년 경쟁학원을 ‘리케이온’에 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학원 안에 있는 지붕 덮인 산책로인 페리파토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이 학파는 '페리파토스'(소요학파, 逍遙學派라고도 함)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뒤 12년 동안 많은 학자의 연구를 통합하여 리케이온을 모든 탐구의 중심지로 만들었으며 과학과 철학의 광범한 영역에 걸쳐 강의를 제공했다. 아카데메이아와 리케이온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플라톤주의자들이 수학에 관심의 초점을 맞춘 반면 리케이온은 생물학과 역사에 이바지했다는 점이다. BC 323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은 뒤 짧은 기간이나마 아테네에서는 마케도니아에 강력히 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있었고 아테네를 섭정한 마케도니아 장군 안티파트로스와도 친했기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아테네를 떠나 에우보이아 섬의 칼키스에 있는 어머니의 영지로 갔다. 이듬해 그곳에서 위장병으로 죽었으며, 이때 나이는 62(또는 63)세였다. 그가 아테네를 떠난 까닭은 아테네인들이 철학에 대해 2번 죄짓는 것(첫번째는 소크라테스를 죽인 일을 가리킴)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철학 사상

  흉상과 조각으로 우리에게 낯익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모습은 잘 생기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러나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한 자료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고 혀 짧은 소리를 했으며, 이런 신체의 결함을 만회하기 위해 좋은 옷을 입고 고급 신을 신었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타기로스에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책을 모으는 데 돈을 많이 썼다. 플라톤은 그의 부유함을 부러워한 듯한데 그를 '책벌레'라고 부르기도 했다. 어느날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최후를 담은 <파이돈(Phaidon)>을 읽어주고 있었는데 제자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고 아리스토텔레스만 남았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꾸민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이 일화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당시 영혼불멸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학설에 깊게 빠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 학설에 지적으로 관심을 가졌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 그가 아카데메이아 시절에 쓴 초기 대화편들(지금은 단편만 남아 있음)은 현세의 무가치함과 내세에 관한 사상도 담고 있다.

  그에 관한 일화들을 살펴보면 그는 친철하고 다정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잘난 체하는 성격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유언장에는 자신의 행복한 가정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자식과 노예에 대해 깊이 배려한 대목도 있다. 이 개인적인 행복은 엄밀한 의미에서 그의 마지막 문예 작품인 <철학에 관하여(On Philosophy)>에 잘 나타나 있다. BC 348년경 이 작품을 완성한 뒤 그는 연구, 교육, 전문적 논문 집필 등에 힘썼다. <철학에 관하여>는 그 뒤의 고대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저작은 철학을 하나의 전문직업으로 확립한 책이다. 현재 남아 있는 단편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의 특수한 역할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있다. 문명의 발달사를 5단계로 나누고 철학의 등장을 그 절정으로 본다. 첫번째 단계는 사람들이 필수품을 만드는 데 전력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이다. 2번째 단계에서는 생활을 세련되게 만드는 예술이 나타나고, 3번째 단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대로 훌륭한 생활을 하는 데 선결 요건인 정치기술이 나타난다. 4번째 단계에서 질서있는 국가가 나타남으로써 지적 호기심을 채울 여유가 생기고, 존재하는 사물의 물질적 원인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진다. 5번째 단계에서 사람들의 정신은 물질세계를 넘어 사물의 형상인과 목적인을 파악하고, 이 단계에서 자연철학은 신의 철학으로 이행한다. 이 신의 철학은 별들의 신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에 있을 때 천체의 완전한 질서를 찾아내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 그리고 이 완전성은 플라톤의 의도처럼 수학적 추상화로는 확증할 수 없고 눈에 보이는 천체 자체를 신의 구현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와 같이 신과 그의 작품인 물질적 우주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봄으로써 현세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인정했다. 또 영혼은 육체 속에 갇혀 있고 따라서 자유로워지려면 물질과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플라톤의 학설도 거부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이러한 관점 때문에 사상사에서 독창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철학(natural philosophy)

  그의 스승인 플라톤과 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보편성을 향해 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스승 플라톤이 보편성은 특정한 것에서 멀리 떨어져 존재하며, 이와 같은 보편성은 그들의 원형(原型) 또는 전형으로써 주장하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특정한 것에서 보편성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사물들의 본질(essence of things)이라 칭하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철학적인 방법이란 특정한 현상에 대한 연구로부터 본질에 관한 지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포괄하며, 이는 플라톤의 이데아 또는 형상(form)이라 불린 것에 관한 지식으로부터 이들과 유사한 형태로의 관상(contemplation), 다시 말해 인식하는 양식에 이르기까지의 하향적인 과정을 취한 플라톤의 방법과 차이를 보인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형상(form)'은 여전히 현상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초를 가리키지만 이와 동시에 특정한 사물에 '구체화'되어 있다. 플라톤의 방법이 선험적인 원칙으로부터의 연역 추론에 기반해 있는 것이라면, 그의 방법은 귀납적이면서 연역적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사용한 용어 중에 ‘자연 철학(natural philosophy)’이라는 말은 자연계의 현상을 탐구하는 철학의 한 부분이며, 이는 현대의 물리학, 생물학 등의 분야를 포괄한다. 현대에 들어서 철학(philosophy)은 윤리학이라든지 논리가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형이상학(metaphysics)과 같은 보다 더 포괄적이고(generic) 모호한 분야에 한정되었다. 현대의 철학은 자연계에 관한 경험적인 연구를 과학적 방법이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제외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인 활동 분야는 지적 탐구(intellectual inquiry)의 모든 분야를 넘나든다.

  운동하고 변화하는 감각적 사물의 원인 연구를 자연학이라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에 4가지 원인을 들었다(四因論). 그는 재료의 측면, 형상의 측면, 작용의 측면, 그리고 목적의 측면에서 그 원인을 답하였다. 질료인은 대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탁자에 대한 재료의 측면은 나무이며, 차에 대한 재료의 측면은 고무와 철이 되는 것이다. 행동을 나타내는 용어가 아니며, 어떤 특정한 것이 다른 것보다 우위에 위치하는 것 또한 아니다. 즉, 책상은 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책상이 있는 것이다. 형상인은 그 대상이 무엇인지, 즉 정의, 형태, 특성이나 원형(原型, archetype)에 의해 결정되는 것들을 나타낸다. 기초적인 원리나 일반적인 법칙에 의거한 설명을 활용한다.

  ‘형상인’은 인과관계의 필수적인 것만을 언급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질, 물건이 존재하기 이전에 누군가가 가지는 청사진이 더 간단하고도 형식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책상은 책상의 형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작용인’은 변화 또는 변화의 끝이 처음 시작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무언가가 만들어지게 만드는 무언가와 무언가가 변화를 겪게 만드는 변화'를 결정하며, 살아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함으로써 변화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인과 관계에 관한 현대적인 이해를 반영하며, 특정한 현상 또는 요인으로서의 근거에 관한 개념을 포괄한다. 즉, 책상은 어떤 목수가 이 책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목적인’은 사물이 있는 목적에 관한 것이며, 여기서 말하는 목적은 목적성을 띄거나 그렇지 않은 것 모두를 포함한다. 목적인은 대상이 원래 쓰이는 용도에 관한 것이다. 즉, 책상은 위에 누워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위에 책을 놓고 책을 읽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개념은 또한 의지나 동기, 합리적인 것, 윤리적인 것과 같이 행동에 대한 목적을 부여하는 정신적인 원인에 관한 현대적인 개념을 포괄한다.


범주론과 영혼론

  현실 세계를 긍정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신은 <범주론>에서 잘 드러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체를 제1실체와 제2실체로 나눈다. 제1실체가 구체적인 개체들, 즉 개별적 사물들을 가리킨다면 제2실체는 개체들이 속해 있는 종(種)이나 유(類)를 가리킨다. 예를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제1실체가 ‘아리스토텔레스’로 지칭되는 개체라면, 사람으로 지칭되는 종이 바로 제2실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1실체가 없다면 제2실체 도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 철학을 전복시키고 있다. 그가 당조했던 제1실체가 플라톤에게는 부정한 현실세계를 가리킨다면, 제2실체는 플라톤이 긍정했던 이데아 세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개체들을 긍정하게 된 것이다.

  “전체(hapan), 즉 이 개별적인 살과 뼈 속에 있는 이러저러한 에이도스가 컬리아스 혹은 소크라테스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질료(hyle)에 있어서 다르다. 왜냐하면 그것들의 질료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종(種)에 있어서는 같다.”(<형이상학(Metaphysica)>)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개체들 안에 이미 분할이 불가능한 전체로서의 에이도스가 내재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혼론(De Anima)>을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구체적인 개체들을 이루고 있는 질료들의 조직 원리를 영혼(psyche)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 행복론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윤리학적 관심은 '좋음'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개념은 윤리적 이상으로서의 가치가 아닌 인간의 자연적 욕망의 실현의 가치이다. 따라서 그는 플라톤과 같이 이념세계와 자연현실을 구분짓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존재하고 있는 하나의 자연세계밖에 없으며 이념이든 감각사물이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자연 욕망과 욕구는 인정되며, 욕망을 채우는 것 또한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문제는 욕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욕구에 질서와 통일을 부여하는 것이다. 행복이란 우리의 모든 욕망에 질서와 통일을 부여하는, 욕망의 궁극적 대상이다. 이 궁극목적이 없다면 욕망은 맹목과 무질서에 빠진다. 행복이란 인간이 가지는 여러 기능 가운데서도 이성적 기능, 인간의 고유한 기능인 이성적 기능을 잘 발휘하고 발달시켜서 얻는 즐거움이다.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의 요체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은 또 무엇인가? 사람은 그 누구도 스스로 불행해지기를 원치 않는다. 그런면에서 '행복'은 궁극적 목적이 될 만하다. 행복이란 다른 어떤 것을 위하여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추구되는 좋은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최고선'이라고 했다.

  그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특유한 활동 능력을 완전히 개발해야만 한다고 했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므로, 그가 도달해야만 할 완전한 상태도 역시 이성적 존재로서의 자아를 최대한으로 구현하는 데 있다. 바로 이것이 덕성의 원천이다. 그는 덕을 두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도덕적 탁월성은 관능적 충동을 억제하는 이성의 지배력을 뜻하는 데 반하여, 지적(知的) 탁월성은 바로 이성 그 자체의 고양과 완성을 뜻하는 것이므로, 결국 후자의 경우가 좀 더 고차적 의의를 지닌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철학적 지혜의 행위들을 가장 환희에 찬 덕행들임에 틀림없다"라고 했다.


□ 정치학(Politik)

책_정치학.jpg  플라톤에게 이데아란 이성으로써 인지되는 것이며, 만물은 이데아의 모방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식'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즉 플라톤이 선험적인 공간, 초월적 공간을 강조하며 경험 가능한 모든 것을 단순한 모조품으로 취급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선을 전환시켜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고 있는 세계, 지각할 수 있는 세계를 자신의 사상의 모태로 삼고 있다. 라파엘은 벽화 <아테네 학당(The School of Athens, 1510년)>을 통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의 차이를 단적으로 표현하였다. 플라톤은 자신의 검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손바닥으로 대지를 감싸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이것의 정치철학적 의미는 이렇다. 플라톤은 이데아론에 근거에 모든 면이 출중한 철인이 통치를 해야 한다는 엘리트주의적 발상을 보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경험하고 지각할 수 있는 관습, 법, 제도 등을 정치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 "덕성을 지닌 시민들의 정치"를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들은 "실용철학"이라 불리울 수 있으며, 그의 실용철학은 다시 <윤리>와 <정치>의 영역으로 나뉜다. 마키아벨리가 정치와 도덕을 분리하려고 시도했던 것과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란 도덕, 윤리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원래 '정치' 또는 '정치학'을 의미하는 'Politics'라는 단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의 원제, <ta politika>(폴리스와 관련된 공적인 것)에서 유래한다. 또한 '윤리'를 뜻하는 단어인 'ethics' 역시,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원제, <ethika>(인륜, 관습에 관련된 것)에서 기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한 관심사는 현실 너머에 존재하는 초월적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현실이라는 점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란 행복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며, 따라서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윤리적 삶, 즉 '좋은(good) 삶'을 살아야 한다. 정치란 ‘좋은 삶’과 관계 되는 것이며, 이러한 '공적인 것' 외에도 사적 영역, 즉 개인적 삶에서 '윤리성'을 함양하여야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모든 최고의 덕성들을 '아레테(arete)'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러한 덕성을 함양하기 위한 실용적 방법을 제시하는 방향으로써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쓰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저서 ‘정치학’ 첫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국가는 일종의 공동체이며, 모든 공동체는 어떤 좋은 것(선·善)을 달성하기 위해 형성된다. 모든 사람은 어떤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생각에서 행동하기 때문이다.” 어떤 좋은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이 책에서 밝히고자 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선은 목적을 가진 인간의 행위, 즉 정치적 행위를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겼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정치의 본질은 국가 구성원들에게 좋은 삶을 부여하는 데 있다. 정치는 ‘인간의 덕을 증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었다. 정치적 삶이란 합리적 존재들로 이뤄진 공동체의 일원이고자 하는 인간 내면의 뿌리 깊은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가 분열?쇠락하는 것을 보고 당시 그리스 정치가와 통치자에게 많은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국가가 융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운 좋게 그것을 실천할 기회를 얻었다. 41세에 마케도니아 필립포스 왕의 부탁으로 훗날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왕사(王師)가 되어 철학, 문학, 정치학 등을 가르친 것이다. 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통해 자신의 꿈과 이상적 실천을 펼치고 싶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현실정치가이자 국가통치자가 될 알렉산드로스를 위해 특히 신경 써서 가르친 과목이 <정치학>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권은 순서대로 국가공동체의 본질, 이상국가, 시민과 정체(政體)에 관한 이론, 실제 정체와 그 변형, 혁명과 정체변혁의 원인, 민주정체와 과두정체의 안정적인 구성방안, 이상국가와 교육의 원리, 공교육을 다룬다.

  첫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본성(physis)을 국가(polis)라는 정치공동체를 구성하여 자신의 탁월함과 행복을 발현시킬 수 있는 ‘정치적 동물’(z?ion politikon)로 보았다. 둘째, 그는 인간이 혼자서는 자신의 탁월함과 행복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국가라는 공동체가 개인의 잠재성을 발현하도록 적극 도움으로써, “단순히 모여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탁월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통치자의 수와 통치의 목적과 권력의 사용방식에 따라 국가를 총 6종류로 유형화했다. 그는 ‘좋은 국가’의 유형 중 1인이 통치하는 형태를 군주정(kingship), 소수자가 통치하는 형태를 귀족정(aristocracy), 다수자가 통치하는 형태를 혼합정(polity)으로 규정했다. 반대로 ‘나쁜 국가’로는 군주정이 타락한 참주정(tyranny), 귀족정이 타락한 과두정(oligarchy), 혼합정이 타락한 민주정(democracy)을 제시했다. 넷째, 그는 가장 좋은 국가로 과두정과 민주정을 중용적·중도적으로 혼합한 혼합정을 지지했고, 가장 타락한 형태로 참주정을 꼽았다. 다섯째, 그가 혼합정을 지지한 이유는 국가가 ‘순수한 단일정체’(pure regime)만을 지향할 경우 부자만을 대변하는 ‘과두정’이나 빈자만을 대변하는 ‘민주정’으로 타락하게 되어, 정체의 균형을 잃고 결국 망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산술적인 평등을 강조하는 ‘민주정’과 자격 및 능력에 따른 비례평등을 강조하는 ‘귀족정’이 결국 부자와 빈자의 갈등을 낳아 그 사회를 불안과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는 것이다. 혼합정은 오늘날 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의 기원이다. 민주공화국은 평민이 중심이 되는 민주정(democracy)과 부자만을 대변하는 과두정과도 다르다. 민주공화국은 군주, 평민, 귀족 간의 계급투쟁을 인정하되 서로 죽이지 않고 상대를 인정하면서, 하원, 상원, 대통령, 사법부, 연방제 등으로 제도화하여 권력의 분점을 통한 견제와 균형 및 공존과 공공선을 추구하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일곱째,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국가가 되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탁월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플라톤의 <국가(Politecia)> Vs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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