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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12] 바뤼흐 스피노자(Benedictus de Spinoza)

by 이우 posted Jan 17, 2013 Views 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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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jpg   바뤼흐 스피노자(네덜란드어: Baruch Spinoza, 라틴어: Benedictus de Spinoza, 포르투갈어: Bento de Espinoza, 1632년 11월 25일 - 1677년 2월 21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포르투갈계 유대인 혈통의 철학자이다. 스피노자가 쓴 저작의 과학적 태도와 포괄성, 철학사적 중요성은 스피노자 사후 오랜 세월동안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오른날 스피노자는 18세기 계몽주의와 근대 성서 비판의 토대를 놓은 유럽 17세기 철학의 합리주의자 세 거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대작 <에티카>에서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정신-육체 이원론에 반대하였다. 헤겔은 모든 근대 철학자에 대해 "그대는 스피노자주의자거나 아예 철학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포르투갈인이었으며, 스페인 종교재판소의 탄압 때문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뒤에도 비밀리에 유대교를 믿었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에 대한 저항에 성공하여 종교의 자유를 되찾자 이들은 암스테르담에 피난했다. 어머니도 포르투갈 이주민이었는데, 스피노자가 겨우 6세였을 때 세상을 떠났다. 스피노자 집안은 장사로 번창했으며 유대인 사회에서도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었다. 스피노자는 1638년경 암스테르담에 설립된 유대인 소년학교에 다닌 것으로 보인다. 소년들은 학교수업을 마친 뒤 세속적 주제에 대한 개인교습을 따로 받았다. 스피노자는 독일인 학자에게 라틴어와 독일어를 배웠으며 그밖에 중요한 유럽 언어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1654년 3월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스피노자의 유일한 혈육인 이복 누이가 유산을 모두 상속받겠다고 요구하는 바람에 법정다툼이 있었다. 스피노자는 승소했지만 거의 모든 재산을 그녀에게 물려주었다.

 

  당시까지 스피노자의 학습 내용은 주로 유대교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워낙 독창적인 정신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학습과정에서 정통교리와 성서해석을 뛰어넘는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 더욱이 17세기 당시에는 전통과 권위에 대항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아직 유대인을 공식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암스테르담의 유대교 지도자들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모두에 반대하는 이단종교들이 자신들을 탄압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스피노자는 곧 유대 교회 당국의 비난에 부딪혔다. 그는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신이 육체가 없다는 점, 천사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 영혼이 불멸한다는 점 등을 뒷받침할 근거가 성서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펜타테우크〉(모세5경)를 쓴 이는 물리학, 심지어 신학 지식에서 조차 학생인 자신들보다 나을 게 없다고 말했다. 유대 교회 당국자는 매수와 협박을 통해 스피노자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자 1656년 7월 그를 파문했다. 암스테르담 시 당국도 짧은 기간 그를 추방했다. 1660년경 다음과 같은 저주의 파문선고를 받는다.

 

  "천사들의 결의와 성인의 판결에 따라 스피노자를 저주하고 제명하여 영원히 추방한다. 잠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저주 받으라. 나갈 때도 들어올 때에도 저주받을 것이다. 주께서는 그를 용서 마옵시고 분노가 이 자를 향해 불타게 하소서! 어느 누구도 그와 교제하지 말 것이며 그와 한지붕에서 살아서도 안 되며 그의 가까이에 가서도 안 되고 그가 쓴 책을 봐서도 안 된다."

 

  스피노자가 친교를 맺은 그리스도교인 중에는 프란키스쿠스 반 덴 엔덴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한때 예수회 회원이었던 그는 정력적인 고전학자였을 뿐 아니라 시인·희곡작가 기질도 다분히 갖추고 있었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스피노자는 한동안 여기서 그의 조교 일을 하면서 자신의 공부에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하여 라틴어 실력을 늘리고 그리스어도 조금 배웠으며 신(新)스콜라 철학도 접하게 되었다. 또 나중에 근세철학의 아버지라 불린 데카르트의 '새로운 철학'을 알게 된 곳도 반 덴 엔덴의 학교였을 것이다. 스피노자가 친교를 맺은 또다른 그리스도교인은 주로 콜레기안파(派)였는데, 이 집단은 뒤에 메노파와 병합되었다. 그들은 데카르트주의, 즉 데카르트와 그 후계자들의 이원론 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또 그동안 스피노자는 렌즈를 만드는 기술자가 되었으며 안경·망원경·현미경 등의 렌즈를 갈고 닦는 일을 통해 부분적으로 생계를 꾸려 나갔고 틈틈이 가정교사 노릇도 했다. 한때 종교·철학 문제를 연구하는 독서토론회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체계화할 목적으로 1660년 레이덴 근처에 있는 라인 강변의 조용한 마을 레인스뷔르흐로 거처를 옮겨 칩거에 들어갔다.

 

  레인스뷔르흐는 콜레기안파의 본거지였으며 스피노자가 하숙한 곳은 헤르만 호만이라는 외과의사 집이었다. 호만의 시골집에서 그는 1662년 4월부터 〈신, 인간, 그리고 인간의 행복에 관한 소고 Korte Verhandeling van God, de Mensch en deszelfs Welstand〉(1662경, 초판 1852)· 〈지성 정화론 Tractatus de Intellectus Emendatione〉(1677)의 저술을 준비했다. 또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 Principia Philosophiae〉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서의 많은 부분과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 Ethica in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1662~75, 출판 1677) 제1권을 완성했다. 이미 이때부터 스피노자는 데카르트 사상과는 다른 독자적 견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편 머지않아 영국왕립학회의 두 간사직 가운데 하나를 맡게 될 하인리히 올덴부르크를 만난 것도 바로 이곳에 머물 때였다.

 


데카르트의 영향과 기하학적 방법

 

  스피노자가 데카르트의〈철학의 원리에 대한 해석서를 준비한 것은 가정교사를 하면서 데카르트 철학을 가르칠 때였다. 이 해석서는 데카르트주의를 신봉하는 친구들에 의해〈기하학적 방식에 근거한 데카르트의 철학 원리 Renati des Cartes Principiorum Philosophiae Pars I et II, More Geometrico Demonstratae, per Benedictum de Spinoza〉(1663)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는데, 서문에는 스피노자가 데카르트의 책에 나타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이 저서는 생전에 그의 이름이 표지에 실려 나온 유일한 책이었다.

 

  이렇게 볼 때 스피노자 철학은 같은 시대의 데카르트(1596~1650) 철학의 발전이자 또 그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피노자가 중세 철학, 특히 유대 철학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견해가 있지만, 그 자신은 데카르트주의의 영향을 훨씬 더 의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의 가장 독창적인 견해들은 대부분 데카르트 철학의 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피노자가 데카르트 철학을 상세히 연구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비록 말년에 이르러 다소 불만을 토로했지만 데카르트 물리학을 대체로 받아들였다. 데카르트 형이상학에 관해서는 3가지 점에서 견해를 달리 했는데, 신의 초월성, 심신의 실체적 이원론, 자유의지를 신과 인간 모두에게 부여한 점 등이 그것이다. 그가 보기에 데카르트의 이 이론들은 세계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신과 세계의 관계, 마음과 몸의 관계, 자유의지에 의해 일어난 사건 등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스피노자가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에 대한 해석서를 출판한 의도는 자신의 독자적 철학을 발표할 길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영향력 있는 인사의 후원도 확보해야 했고, 철학적 식견이 있는 사람에게 데카르트주의에 대한 자신의 거부가 결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어야 했다.

 

  스피노자는 〈신, 인간, 그리고 인간의 행복에 관한 소고〉·〈지성 정화론〉에서 자신이 채택한 무정형적 서술방법에 불만을 느끼고 에우클레이데스의 〈기하학 원본>에 나타난 기하학적 방법에 눈을 돌렸다. 그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형이상학체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철저히 믿었다. 그러므로 그에 의하면 형이상학은 연역적으로 서술될 수 있다. 즉 형이상학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거나 의심의 여지없이 정확하게 정의된 용어로 표현된 자명한 전제로부터 필연적 단계를 거쳐 나온 일련의 정리(定理)로 서술될 수 있다. 불후의 저작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은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바로 그 양식으로 서술되었다. 제1부 〈신에 관하여 De Deo〉는 이미 탈고가 끝나 1663년초에는 친구들 손에 들어가 있었다. 원래 이 책은 3부로 계획되었지만 1677년 5부로 구성되어 나왔다.

 

  스피노자는 원래 비인칭 문체를 고집했는데 이러한 동기에서 기하학적 방법을 채택한 듯하며, 기하학적 방법은 공리(公理)가 참이고 정의(定義)가 정확하기만 하면 반드시 참된 결론을 보장해준다고 평가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스피노자도 정의는 자의적인 것이 아니며, 정의가 정확한가 정확하지 않은가를 알 수 있는 직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미완의 저서 〈지성 정화론〉에서 자세히 논의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믿을만한 정의는 정의되는 대상이 가능한 존재인지 필연적 존재인지를 명시해야 한다.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은 필연적 존재인 '실체'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점 때문에 설령 후속 추론이 아무리 그럴듯하더라도 그 정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전체체계가 비판받기 쉽다. 실제로 합리론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의 체계가 정교한 짜임새를 갖고 있지만 그 논증이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비판했다.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

 

  1663년 6월 스피노자는 헤이그 근처 보르뷔르흐로 이주하여 1665년 6월경 3부로 계획된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을 거의 완성했다. 그러나 그뒤 몇 해 동안은 〈신학 정치론 Tractatus Theologico-Politicus〉 집필에 전념했는데, 이 책은 1670년 암스테르담에서 익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5년에 걸쳐 5쇄를 거듭할 정도였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철학할 자유는 독실한 신앙심과 국가 평화와 양립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유의 박탈은 공공의 안녕과 심지어 신앙심을 파괴하는 짓과 다름없음을 입증하는" 데 있었다. 이 책에서 보여주듯이, 스피노자는 시대를 훨씬 앞질러 성서 문헌 해석에 역사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옹호했다. <구약성서〉예언자들의 영감은 오직 도덕적·실천적 교리에 한정된 의미만을 가지며, 실제의 믿음은 그 시대에 적합한 것이었을 뿐 이제는 철학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과학적·형이상학적 사변의 자유를 완벽하게 허용하는 일은 성서의 모든 주요교리들과 일치한다. 기적은 도덕적 효과를 위해 잘못 해석되고 강조된 자연적 사건일 뿐이다.

 

  1670년 5월 스피노자는 헤이그로 거처를 옮긴 뒤 죽을 때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히브리어 문법 개요 Compendium Grammatices Linguae Hebraeae〉를 쓰기 시작했으나 완성하지 못했고, 대신 언제 출판될지 아무 기약도 없는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 집필에 다시 몰두했다. 그의 〈신학 정치론〉에 대해서는 '지옥에서 배신자 유대인과 악마가 만들어낸' 협잡물에 불과하다는 등 많은 경고가 있었다.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은 1675년 마침내 완성되었지만 스피노자는 이 책의 출판을 포기했다. 다만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는 필사본이 돌았다.

 


말년과 사후의 영향

 

  스피노자는 정치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정치론 Tractatus Politicus〉을 쓰기 시작했지만 완성하지 못한 채 죽었다.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 이후 시절에는 과학자 겸 철학자 에렌프리트 발터 폰 취른하우스(1675), 스피노자 못지 않은 당대 합리론의 주요이론가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1676) 등의 방문을 받았다.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가 광학에 일가견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광학에 관한 짧은 글을 써보냈으며, 이때 스피노자에게 〈신학 정치론〉의 필사본을 전해받아 읽고 그에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라이프니츠 자신의 말에 따르면 "그와 여러 번에 걸쳐 오래도록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폐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며 작업장에서 렌즈를 갈 때 생긴 유리가루를 들이마시면서 병이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 그는 1677년 죽었으며, 법정 상속인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얼마 안 되는 재산은 경매 처분되었다. 그중에는 약 160여 권의 책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목록은 지금도 남아 있다.

 

  스피노자 생전의 지시에 따라 친구 몇몇이 그의 수고들을 비밀리에 출판할 계획을 세우고 암스테르담의 한 출판사에 보냈다. 1677년 말에 출판된 유고집 〈사후의 오페라 Opera Posthuma〉에는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정치론〉·〈지성 정화론〉과 그밖의 여러 서한과 히브리어 문법서들이 모두 실렸다. 〈무지개에 관하여 Stelkonstige reeckening van den regenboog〉·〈확률 계산에 관하여 Reeckening van kanssen〉 등은 1687년에 함께 출판되었다. 〈신, 인간, 그리고 인간의 행복에 관한 소고〉는 1852년 E. 뵈머가 출판하기 전까지는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스피노자는 비록 전문 철학분야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서양 지성사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8세기 내내 그는 거의 예외없이 무신론자로 비난받기도 했고 때로는 무신론 사상을 감추는 은폐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조는 회의주의 철학자이자 백과전서 편찬자인 피에르 벨이 확립했는데, 그는 자신이 편찬한 〈역사적·비판적 사전 Dictionnaire historique et critique〉에서 스피노자 사상을 "이 세상에서 가장 괴상하고 터무니없는 이론"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스코틀랜드의 회의론자이자 역사가인 데이비드 흄도 스피노자의 '무시무시한 가설'에 관해 한마디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피노자를 사상적으로 존경할 만한 인물로 만든 사람은 문예비평가, 특히 독일의 레싱과 괴테, 영국 시인 콜리지 등이었다. 이들은 스피노자를 매우 높이 평가하여 그의 저작들을 독단적 교리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강렬한 종교적 심성의 산물로 보았으며 그 속에서 경건한 도취감을 맛보았다. 19세기에 이르러 많은 전문 철학자들도 스피노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절대적 관념론자와 마르크스주의자는 모두 자신들의 이론과 흡사한 내용을 스피노자 저작에서 발견했으며, 경험론 철학자들도 비록 스피노자의 형이상학적 접근법은 거부했지만 그의 인식론과 심리학에서 몇 가지 전문적 주장을 발전시켰다.

 


철학 사상

 

스피노자의 철학.jpg

 

   ? 스피노자는 일원론적 범신론을 주장한다. 실체를 유한과 무한으로 나누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반대했다. 세계 내의 '모든 것이 하나'라는 것이 그의 철학적 입장이었다. 모든 것은 오로지 자연 안에서만 존재하며, 생성하는 모든 것도 오직 자연(신)의 무한한 본질적 법칙에 의해서 생긴다.

 

   ? 코나투스 : 스피노자는 코나투스(Conatus, 힘)를 언급한다. 에피쿠로스의 용어로 보면,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는 ‘살고자하는 욕구’ 또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코나투스의 완전한 표출을 행복으로 보았으며, 따라서 코나투스를 발휘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최고라고 보았다. 코나투스(Conatus)는 역량(potentia, puissance)이 윤리학·인간학적 의미로 사용될 때, 가질 수 있는 의미로, 자아를 보존·발전·완성하려는 욕구 내지 노력으로 해석 될 수 있다.

 

   ? 자연 : 스피노자에게 있어서 자연, 신, 그리고 단 하나뿐인 실체는 같은 개념이다. 무한자는 '능산적 자연'(산출하는 자연)으로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궁극적인 힘이다. 이에 대비되는 유한자는 '소산적 자연'(산출된 자연)이다. 이것은 모두 힘을 가진다.

 


에티카(Ethica)

 

책_에티카.jpg   <에티카(라틴어: Ethica) 또는 <하학적 순서로 증명된 윤리학>(라틴어: Ethica,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은 1675년경 완성된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유작이다. 라틴어로 쓰인 이 책은 스피노자 사후 1677년 간행되었다. 에티카는 스피노자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대작(magnum opus)으로 간주된다.

 

  스피노자가 진(眞)보다도 선(善), 인간의 행복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인 철학자라는 것은 자주 지적되는 일인데, 에티카도 제목('윤리학'이라는 뜻)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도덕을 해명하는 시도(試圖)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떤 본성을 가진 것으로서 현재 이 세계에 생활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목적하는 것은 인간 도덕의 해명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서 얻어지는가를 밝히기 위해서는, 세계의 성질과 인간의 본성이 밝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 5부로 된 에티카는 그와 같은 문제의 고찰에서 시작된다.

 

  제1부는 '신에 대해서'라는 제목인데, 이것은 세계에 관한 형이상학적 고찰이다. 즉 스피노자가 신이라고 하는 것은 인격도 의지도 갖지 않고, 자기 본성의 내적 필연성에 따라서 작용하는 유일한 실체(實體)로 이것이 무한한 속성(屬性)을 통해서 변양(變樣), 발현(發現)한 것이 인간을 포함한 유한한 개물(個物)의 세계이다. 다시 말해 '신은 곧 자연'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세계 속에 있는 인간의 도덕이라고는 하지만, 도덕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의 정신에 관한 것인 이상, 정신의 본성이 파악되어 있을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제1부는 인식의 문제를 취급하고, 인식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여 예컨대 감성지(感性知), 이성지(理性知), 직각지(直覺知)로 구별하고, 이들 중 마지막 것이 사물을 '영원한 상(相) 아래' 파악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도덕과 행복을 별개의 것으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 정신의 고찰도 인식의 해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의 관찰에까지 전진하여(제3부), 감정의 취급법을 검토할(제4부) 필요가 있었다. 이와 같은 고찰을 통해서 행복이 '사랑'의 일종이라는 것, 사랑의 최고의 것은 신에 대한 사랑이라는 점이 제시되어 인간 행복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그의 철학의 정점을 이루는 최고의 선(善)인 '신(神)의 지적애(知的愛)' 사상을 가지고 해답할 수 있게(제5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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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2018
    00:08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입술 · 입맞춤 · 기관

    (...) 나는 키스하기에 앞서 우리가 사귀기 전 그녀가 바닷가에서 지녔다고 생각했던 신비로움으로 다시 그녀를 가득 채워 그녀 안에서 예전에 그녀가 살았던 고장을 되찾고 싶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이런 신비로움 대신에, 나는 적어도 우리가 발베크에서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1677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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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01
    Feb 2018
    23:45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죽음, 그리고 일상, 생명 에너지

    (...) 우리는 흔히 죽음의 시간이 불확실하다고 말하지만, 이런 말을 할 때면 그 시간이 뭔가 막연하고도 먼 공간에 위치한 것처럼 상상하는 탓에, 그 시간이 이미 시작된 날과 관계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또 죽음이 이렇게 확실한 오후, 모든 시간표가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910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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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15
    Jan 2018
    08:55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슬픔

    (...) 질베르트의 징긋한 얼굴을 보는 짧은 순간에 비해, 그녀가 우리의 화해를 시도할 것이며, 심지어는 우리 약혼까지 제안하는 모습을 내가 꾸며 내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상상력이 미래를 향해 끌어가는 이 힘은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사실 과거로...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3018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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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14
    Jan 2018
    19:19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기억(memorie)과 추억(souvenir), 그리고 작품

    (...) 우리는 집에만 있지 않고 자주 산책을 나갔다. 가끔식 옷을 입기 전에 스완 부인은 피아노 앞에 앉았다. 크레프드신 실내복의 분홍, 하양 또는 아주 화려한 빛깔 소맷부리 밖으로 나온 그녀의 아름다운 손은, 그녀 눈 속에는 있으나 마음 속에는 없는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0725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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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11
    Jan 2018
    09:22

    [철학] 플라톤주의를 뒤집다(환영들)

    (...) "플라톤주의*를 뒤집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니체는 자신의 철학 과업보다 일반적으로는 미래의 철학 과업을 플라톤주의를 뒤집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이 과업을 이루기 위한 방식은 대개 본질의 세계와 외양의 세계 소멸을 의미...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5731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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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18
    Dec 2017
    03:12

    [철학] 『안티오이디푸스』 : 분리와 종합 · 근친상간 · 혈연과 결연 ·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 토지의 충만한 몸은 구별 없는 게 아니다. 괴로워하며 위험하며 유일하고 보편적이기에, 토지의 충만한 몸은 생산 및 생산자들, 그리고 생산의 연결로 복귀한다. 하지만 이 위에는 또한 모든 것이 달라붙고 기입되고, 모든 것이 끌어당겨지고 기적을 낳...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4111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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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14
    Dec 2017
    04:23

    [철학] 들뢰즈 :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 · 표현 · 비신체적 변환 · 화행이론

    (...) 들뢰즈와 가타리는 '개인적 언표행위'란 없음을 입중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 '개인적인 언표행위란 없으며, 언표행위의 주체라는 것조차 없다.'(들뢰즈 · 가타리 1987: 79/I 85/156). 결과적으로 언어는 근본적으로 사회적이며, 언표와 명령-어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3379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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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12
    Dec 2017
    06:24

    [철학] 알튀세르의 중층결정 : 구조적 인과성·절합(articulation)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8년~1990년)가 개진한 인과성의 세 양상(기계적 인과성·표현적 인과성·구조적 인과성)은 원인과 결과를 이어주는 특정한 사유 방식과 인식론이 연관되어 있다. '기계적 인과성'은 부분과 부분이 일대일 대응관계를 가리키며 근...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015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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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12
    Dec 2017
    04:08

    [철학] 들뢰즈가 말하는, 욕망 · 대중 · 권력 · 제도

    (...) "미시-파시즘만이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문제에 대답을 줄 수 있다. 욕망이 자신에 대한 억압을 욕망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것은 또 어떻게 억압을 욕망할 수 있는 것일까? 확실히 대중은 권력에 수동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들은 일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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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05
    Dec 2017
    21:35

    [철학] 『안티오이디푸스』 : 기호(記號, sign), 그리고 기표(記標, signifiant)

    (...) 눈은 낱말을 본다. 눈은 읽지 않는다. 이 체계에서 낱말은 지시 기능을 갖고 있을 뿐, 자기 혼자 만으로는 기호를 구성하지 않는다. 기호가 되는 것은 오히려 그 몸 위에서 정의되었고, 낱말에 대한 표기 행위가 쓰인 미지의 얼굴을 그 몸이 드러내는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6725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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