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철학] 알튀세르의 중층결정 : 구조적 인과성·절합(articulation)

by 이우 posted Dec 12, 2017 Views 2015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알튀세르.jpg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8년~1990년)가 개진한 인과성의 세 양상(기계적 인과성·표현적 인과성·구조적 인과성)은 원인과 결과를 이어주는 특정한 사유 방식과 인식론이 연관되어 있다.

  '기계적 인과성'은 부분과 부분이 일대일 대응관계를 가리키며 근대의 기계론적 세계관의 토대가 된다. '표현적 인과성'은 부분 간의 관계를 전체의 한 반영으로 인식하는 관점인데, 부분은 언제나 전체를 표현한다. 부분은 전체의 일부로서만 의미를 가지며, 전체는 부분에 대한 지배적이고 결정적인 위상을 차지하게 된다. 헤겔의 철학은 표현적 인과성의 대표적인 체계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체적 세계관은 근대 사회 사상의 유력한 메커니즘이 된다. 알튀세르가 지지하는 '구조적 인과성'은 전체와 환원되지 않는 부분들 사이의 복합성을 가리킨다. 부분들이 맺는 관계는 전체라는 최종심급으로 완전히 수렴되지 않는 자율성을 지니며, 그 자체의 복합적 구조를 통해 전체에 결합된다. '구조적 인과성'으로 인해 '중층결정'과 '절합' 등이 새로운 분석틀로 제시된다.

  중층결정(重層決定, over-detemination)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에서 나온 말로, 몇 개의 독립된 혹은 관계된 원인들의 결과가 하나의 상징이 되는 과정을 이르는 말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은 증충결정된 것이라고 보았다. 꿈은 하나의 의미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상화 관련된 자료의 의미들의 집합이다. 1960년대, 루이 알튀세르의  「모순과 중층결정」에서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알튀세르에 의해 사용된 이 용어는 일련의 다양한 사회적 힘들이 결과적으로 정치혁명과 같은 하나의 중층결정된 사건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통 마르크스주의의 ‘경제결정론’을 거부하고 문화와 이데올로기의 ‘상대적 자율성’을 인정하는 알튀세르 이론이다.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독립된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 상호관련된 대립적인 힘의 작용이 있어야 사건이 일어난다. 특정한 시기에 사회구성체의 다양한 영역에서 존재하는 모순의 결과가 결합된 것이 중층결정이다. 각 모순은 전체 사회의 구조와 분리될 수 없으며 전체 구조에 의해 각 모순은 결정되며, 역으로 각 모순에 의해서 전체 사회구조가 결정되기도 한다. 어떠한 사회체도 단순하게 발전하지 않는다. 

  절합(節合, articulation)음성학에서는 발성기관(후두·인두·구강·비강)이 이루는 형태를 말한다. 경직된 발성기관(예를 들면 경구개)과 상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발성기관(예를 들면 혀의 위치)이 폐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을 끊어내어 독특한 소리를 내게 하는데 이를 조음(調音, articulation)이라고 한다. 신체에서  articulation은 관절(關節)을 말한다. 둘 이상의 뼈 접합 부위를 말하며, 부동성 관절과 구분하여 가동결합을 이루는 부위만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두 뼈가 마주하는 면에는 관절연골(articular cartilage)이라는 유리연골의 얇은 층이 있다. 관절운동(articular movement)은 관절부를 지점으로 하고 근육(골격근) 부착부를 역점(力點)으로 하는 일종의 지레운동을 한다. 운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절합(articulation)이 있어야 한다. 철학에서 절합(節合, articulation)은 알튀세르의 독특한 방법론으로, 절합은 “마디와 마디가 관절처럼 맞붙어 둘이면서도 하나로 작동하는 상태, 또는 구성체계”로 정의된다. 알튀세르는 언어·욕망·육체 등의 문화와 비마르크스주의적인 이데올로기,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절합’을 통해 변화한 현실에 걸맞은 혁멍의 무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1. 20
    Dec 2023
    20:18

    [철학] 『돈의 철학』 : 주체, 객체, 정신, 자아, 주관, 객관, 욕망, 가치

    실천적 객관성은 주관적인 것의 총체성을 규정하거나 보증한다 (...) 주체라는 의식은 그 자체가 이미 객관화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신의 인격 형식이라는 원천 현상이 존재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마치 그 어떤 대상처럼 관찰하고 알며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09 file
    Read More
  2. 08
    Nov 2023
    06:50

    [문학] 동화를 위한 두 개의 테제 : 교훈주의와 동심천사주의

    (...) 좋은 동화는 어떤 동화일까. 좋은 동화는 어린이의 아우성을 귀기울여 듣고 줄에서 사뿐이 벗어나 혼자 달리도록 격려할 것이다. 어른은 존중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 조용히 서 있도록 할 것이다. 아이들이 서로의 말을 놓치지 않도록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11 file
    Read More
  3. 29
    Jun 2023
    20:43
    No Image

    [철학] 두 얼굴의 맑스와 알튀세르

    두 얼굴의 맑스가 있다. 청년 맑스의 얼굴과 노년 맑스의 얼굴. 청년 맑스는 브루노 바우어, 막스 슈티러너, 포이어바흐와 이론적으로 싸우던 철학하는 맑스다. 신(神, God)의 나라를 땅에서 이루어 내겠다는 ‘바우어’와 인간을 절대적 자아로 포획한 ‘슈티러...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72
    Read More
  4. 13
    Apr 2023
    22:35

    [사회] 슬리보예 지젝의 『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 : 공산주의는 해결책의 이름이 아니라 문제의 이름이다

    (...)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는 어디에 서있을까? 아마도 우리는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방법으로 기대어 있는지 모른다. 서울의 어린이 박물관 근처에 이상한 동상이 있다. 동상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아주 외설적인 모습일 수 있다. 어린 소년들이 일...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5 file
    Read More
  5. 07
    Apr 2023
    00:43

    [철학] 『의미의 논리』 : 의미·명제, 표현, 사건

    (...) 의미는 명제의 네번째 차원[지시작용-현시작용-기호작용과는 다른 차원]이다. 스토아학파는 사건과 더불어 의미를 발견했다. 의미는 명제에 의해서 표현된 것이다. 그것은 사물들의 표면에 존재하는 비물체적인 것이며, 환원불가능한 복합적 존재이며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58 file
    Read More
  6. 03
    Mar 2023
    15:51

    [사회] 『칼 폴라니, 새로운 문명을 말하다』 :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가격 경제(혹은 시장경제)입니다. 이는 곧 재화의 생산과 분배가 여러 시장의 작동에서 나오는 여러 가격으로 통제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모든 유형의 재화에 대해 시장이 존재합니다. 모든 종류의 상품에 대해서는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0
    Read More
  7. 01
    Mar 2023
    22:37

    [사회] 『칼 폴라니, 새로운 문명을 말하다』 :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위험-토지 시장과 노동 시장

    (...)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이상으로 삼아 근접하고자 했던 시장경제란 자기조정을 원리로 삼는다. 이는 본질적으로 토지, 노동, 화폐의 시장들로 구성된 단일의 시장체제이다. (중략) 시장경제에서 비롯되는 위험은 여러 위험은 바로 시장경제의 확립을 위...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90
    Read More
  8. 17
    Feb 2023
    18:07

    [사회] 『칼 폴라니, 새로운 문명을 말하다』 : 문명과 문화

    (...) 문명이란 나이프, 포크, 스푼을 어떻게 구해올 것이냐의 문제이며, 문화란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문명이란 이를테면 도서관이나 혼인 관련 법률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의 문제이며, 문화는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이냐의 문제입니...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22
    Read More
  9. 06
    Jan 2023
    17:53

    [사회] 칼 폴라니, 『새로운 문명을 말하다』 : 시장 자유주의

    "세상은 마치 모든 개인들의 일상 활동에서 그들을 생산자와 소비자로 고립시켜 버리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처럼 작동한다. 이 개인들은 시장을 위해 생산하며, 시장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공급받는다. 이들이 제 아무리 자신의 동료들에게 봉사하기를 열렬히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18 file
    Read More
  10. 05
    Jan 2023
    21:05

    [철학]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서문 : 속박과 해방, 자유정신

    3. 우리는 '자유정신'의 유형이 언젠가 완전해질 때까지 성숙하고 단맛을 낼 수 있도록 정신이 어떤 위대한 해방 속에서 결정적인 사건을 겪었으며 그 사건이 전에는 얼마나 속박된 정신이었고 귀퉁이와 기둥에 영원히 묶여 있을 것처럼 보였는지 추측할 수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22 file
    Read More
  11. 15
    Dec 2020
    23:57

    [철학] 『권력에의 의지』 : 예술으로서의 권력에의 의지

    794. 우리의 종교, 도덕, 철학은, 인간의 데카당스 형식이다. 이 반대 운동이 예술. 795. 예술가는 곧 철학자. 예술의 고차의 개념. 과연 인간은 다른 인간으로 형태화할 수 있을 만큼 그들로부터 멀리 떼어놓을 수가 있을까? 그것을 위한 예비 훈련. 1. 자기...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1496 file
    Read More
  12. 15
    Dec 2020
    22:54

    [철학] 『권력에의 의지』 : 사회 및 개인으로서의 권력에의 의지

    716. 원칙. 즉 개개인의 책임을 느낀다. 다수자는 개개인이 그 기력을 때마침 가지고 있지 않은 사항을 행하기 위하여 날조된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모든 공동체 사회는 너무나도 약하므로 스스로의 욕망에 대한 기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개인보다 더욱 인...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1176 file
    Read More
  13. 15
    Dec 2020
    20:58

    [철학] 『권력에의 의지』 : 자연에 있어서의 권력에의 의지

    618. 지금까지 실현된 세계 해석 가운데 현재로서는 기계론적 세계 해석이 승리를 거두고 전면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분명히 이 세계 해석은 스스로의 입장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또한 기계론적 절차의 도움을 빌어 쟁취해 두지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9129 file
    Read More
  14. 15
    Dec 2020
    19:49

    [철학] 『권력에의 의지』 : 인식으로서의 권력에의 의지

    466. 우리의 19세기를 결정짓는 것은, 과학의 승리가 아니다. 과학에 대한 과학적 방법의 승리이다. (중략) 469. 가장 가치있는 통찰은 가장 늦게 발견된다. 그러나 가장 가치있는 통찰이란 방법이다. 현재의 과학의 모든 방법, 모든 전제는 몇 천 년 기간에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1723 file
    Read More
  15. 15
    Dec 2020
    01:43

    [철학] 『권력에의 의지』 : 이전 철학에 대한 니체의 비판

    406. 우리는, 철학자에 관해 지금까지 행해지고 있었던 몇몇 미신에서 탈피하자! 407. 철학자들은 가상, 변전, 고통, 죽음, 신체적인 것, 감관, 운명이나 부자유, 목적 없는 것에 반항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이 믿고 있는 것은 1.절대적 인식...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7978 file
    Read More
  16. 15
    Dec 2020
    00:30

    [철학] 『권력에의 의지』 : 니힐리즘

    1. 생존의 지금까지의 가치 해석의 귀결로서의 니힐리즘. 2. 니힐리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고의 여러 가치가 그 가치를 박탈한다는 것. 목표가 결여되어 있다. <무엇 때문에?>에 대한 대답이 결여되어 있다. 3. 철저한 니힐리즘이란, 승인 받고 있는 최...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0697 file
    Read More
  17. 12
    Dec 2020
    13:47

    [철학] 『권력에의 의지』 : 헌사·머리말

    권력에의 의지 모든 가치의 가치 전환의 실험 세계는 무한히 해석 가능하다. 모든 해석이, 생장의 징후이거나 몰락의 징후인 것이다. 통일 일원론은 타성(惰性)의 욕구이며, 해석의 다수성이야말로 힘의 징후이다. 세계의 불안하고 혼미한 성격을 부인하고 싶...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8651 file
    Read More
  18. 08
    Dec 2020
    18:58

    [철학] 『미셸 푸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 생물정치·생물정치학·생명관리정치의 탄생

    (...) 군주가 생사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그가 사람들을 죽게 할 수도 살게 내버려둘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략) 결국 그들이 살 권리와 죽을 권리를 갖는 것은 전적으로 군주에게 달려 있다. (중략) 그러니까 삶과 죽음의 권리란 결국 죽...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3068 file
    Read More
  19. 20
    Nov 2020
    21:54

    [철학] 마르크스·엥겔스 『독일 이데올로기』: 헤겔 철학과 청년헤겔학파에 대한 비판

    (...) 사람들은 지금까지 항상 자신들이 무엇이며 무엇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형성해 왔다. 사람들은 신이나 정상적 인간 등에 대한 자신들의 관념에다 자신들의 관계를 합치시켜 왔다. 인간 두뇌의 산물들은 벌써 인간들이 만만하게 다룰 수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0471 file
    Read More
  20. 04
    Nov 2020
    03:21

    [철학] 『천 개의 고원』 : 책 · 예술 · 언표행위 · 기관 없는 몸체

    (...) 책에는 대상도 주체도 없다. 책은 갖가지 형식을 부여받은 질료들과 매우 다양한 날짜와 속도들로 이루어져 있다. 책이 어떤 주체의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이 질료의 구실과 이 질료의 관계들의 외부성을 무시하게 된다. 지질학적 운동을 설명...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2528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5 Next
/ 2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