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 천 개의 고원·27 : 리트로넬로, 리듬의 탄생

by 이우 posted Jun 17, 2013 Views 1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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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아이가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떨쳐버리려고 하거나, 손뼉을 치거나, 걸음걸이를 고안해내고 그것을 보도 위의 선에 맞춰보거나, “Fort-Da"하고 단조롭게 읇기도 한다. (...) 한 여자가 흥얼거린다. (...) 새 한 마리가 자신의 리트로넬로*를 내지른다. 새의 노래가 자느캥부터 메시앙에 이르기까지 온갖 음악을 천 가지 방식으로 가로지른다. 푸르르르, 푸르르르. (...) 모든 소수성들이 음악을 가로지른다. 하지만 그 음악은  막대한 역량을 조성한다. 아이들의리트로넬로, 여자들의 리트로넬로, 종족들의 리트로넬로, 영토의 리트로넬로, 여자들의 리트로넬로, 사랑의리트로넬로, 파괴의 리토르넬로, 즉, 리듬의 탄생인 것이다. (...)

 

  우리는 리트로넬로가 음악의 기원이라고, 또는 음악은 리토르넬로와 함께 시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음악이 시작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리트로넬로는 오히려 음악을 방해하고 몰아내거나 음악 없이도 지내게 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이 존재하는 것은 리트로넬로가 존재하기 때문이며, 음악이 내용으로서 리트로넬로를 붙잡고 탈취하여 표현의 형식 안에 집어넣기 때문이며, 음악이 리트로넬로와 블록을 이루어 그것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음악은 리트로넬로를 탈영토화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조작이다. 리트로넬로는 본질적으로 영토적인 것이며 영토화나 재영토화를 행한다. 반면, 음악은 리로트넬로를 가지고 탈영토화하는 표현의 형식을 위한 탈영토화된 내용을 만든다. (...)

 

-<천 개의 고원>(p.56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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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트로넬로 : 음악이 연주될 때 어떤 악주가 반복되면서 연주되는 것을 말한다. 반복되기는 하지만 론도처럼 A-B-A-B-C처럼 같게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A-B-A'-C-A"-A처럼 변주된다. 만약, 같은 것을 반복한다면 감상은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변주되기 때문에 감상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들뢰즈는 그의 책 <차이와 반복>에서 “차이나는 것만 반복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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