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더디게 흐르는 시간이 미웠다. 어른의 미래가 마구 부풀어 올랐다.
그렇게 조금씩 흘러 어른이 되어갔다.
소망을 하나씩 이루어갔다. 그럴수록 또 다른 소망이 생겼다.
더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더 앞으로 나아간다고 믿었다.
눈 떠 보니 제자리걸음 중이었다.
한 걸음도 더 나아간 게 아니었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의 미래는 모든 걸 이루는 시간이었다.
갈망하고 갈망하고 갈망했다.
하지만 이룰 수 없는
그러나 이루고야마는
결국 이루게 될 것인
아무래도 이루기엔 너무 늦은
지리한 여름해가 절대 지지 않았다.
반복의 흐름이 몇 번 지나자
빨리 시간이 흐르고
나는 어느새 한참 어른이었다.
이 어른은
내가 꿈꾸던 그 어른일까?
이렇게 반복만 있고 끝나는 걸까?
영 알 수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