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비
‘청년, 세상을 노마드하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삶과 비슷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무언가에 매여져 있는걸 싫어했다. 누군가 시켜 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항상 나만의 길을 가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법과는 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대학에서 조장이 되어 있으면서도 ‘이 말이 맞는 것이니 따라야 한다’가 아니라 조에 구성되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하나하나 모아놓고 싶었다.
그러나 세상은 달랐다. 학교 선생님들은 ‘왜 항상 정해진 길을 가지 않느냐’고 묻고 자주 화를 냈다. 그때마다 대답을 하지만 차마 ‘저는 정해져 있는 틀이 싫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했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한 가지의 방법 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부끄럽고 천한 직업이라고 하여도 좋아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나는 항상 고민해 왔다. ‘내가 이 직업을 하면 어떨까’, ‘저 직업을 했을 때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사람을 만나고 학교 선생님과 대화를 해 보고, 부모님과 대화를 해봐도, 똑똑하다는 사람을 만나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도 그 누구도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다.
부모님은 ‘좋아하는 길을 가면 된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떠나라’라고 말씀하시며 밀어주시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렇지 않았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언제 찾아서 언제 가정을 이룰 것’이며.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부모님을 계속 힘들게 할 것이냐’, ‘네가 가장이니 동생과 어머니를 챙겨야 하지 않겠냐’, ‘대학교를 빨리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어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다그치기 일쑤였다. 나는 이런 것이 싫다.
나는 이곳에서 부조리함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나는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즐겁지도 않은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한 사람은 없다’면서 ‘내가 일을 해 주변사람들을 더 편하게 해줘야 한다’, ‘언제까지 꿈밖에 없는 것을 쫓아가며 살 것이냐’며 물을 때마다 나는 절망한다. 나는 조심스럽게 건의를 해보지만 항상 퇴짜를 당하고 혼을 맞고, 화를 당한다. 마음이 아파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니 그럴 때는 ‘그때는 인정하고 후에 다시 말을 건네는 것이 좋다’고 하신다. 그게 세상 살아가는 방법이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방법이 있다니! 개개인이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며 말할 기회를 가지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인데 정해진 방법대로 살아야 한다니, 어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지위를 앞세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어버리하다니……. 나는 어린아이들과 잘 통한다. 나를 좋아하는것도 있지만, 내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모든 어른들은 존중해줄 필요가 없다’라는 부정이었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이 아니다, 실제 언론 보도를 보면 잘못을 저지르는 어른들도 너무 많다, 정치인이 돈을 받아먹고 돌려 빼먹는다는 기사도 있고, 다른 사람을 살인한다거나 괴롭히거나 성폭행을 한다, 어린아이들도 하지 않는 나쁜 일들을 하고 웃으면서 다닌다. 이런 나라에 사는 나……. 나, 어떻하면 좋을까, 어찌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