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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Jul 201510:21No Image
시계 바늘이 저마다 간다_이성은
초침이 제 길을 간다 한 걸음 한 걸음 빈틈없이 분침과 만나 악수 하며 묻는다 잘 사냐? 시침과 만나 악수 하며 묻는다 살아 있냐? 초침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돈다 언제나 같은 리듬으로 돈다 아니다, 제 길을 가는 거다 아니다, 가끔 비틀거린다 남 몰래 웃다... -
03Jul 201510:19No Image
나의 그림 일기 시간_황은미
050905 월요일 아침 10시 29분. 그림 일기를 쓰고 마지막에 쓴 시간을 떨리는 손으로 기록한다. 온통 떨려서 글씨가 삐뚤삐뚤하다. 아직 생생히 살아 있구나, 감격하기도 한다. 낯선 감정과 야릇한 감각이 마구 일어난다. 누군가가 내 가슴 속에 ‘쿵’하고 들어... -
03Jul 201510:16No Image
나의 시간_황은미
나도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사는 이상 돈이 떨어지면 끝장이다. 돈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출판사와의 계약을 유지하는 건 무척 중요하다. 출판사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일은 정말 끝장이다. 출판사 담당자와 소통이 안되거나, 내가 그린 ... -
03Jul 201510:14No Image
만물은 변한다_이주연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더디게 흐르는 시간이 미웠다. 어른의 미래가 마구 부풀어 올랐다. 그렇게 조금씩 흘러 어른이 되어갔다. 소망을 하나씩 이루어갔다. 그럴수록 또 다른 소망이 생겼다. 더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더 앞으로 나아간다고 믿었다. ... -
03Jul 201510:11No Image
변화를 위한 투쟁_조미영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술주정을 하는 남편이 두려워 벌벌 떨며 쫓아가는 아내를 길에서 본다. 근래 보기 드문 상황이라 눈길을 끈다. 술에 취한 남편은 주먹을 쥐고 윽박지르고 소리치고 버스를 타려고 한다. 아내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
03Jul 201510:09No Image
애인_이성은
나의 불이 그에게는 물이 된다 그의 물이 내 온 몸 불태운다 그는 아주 멀리 있지만 나는 불타오르다 금세 젖는다 그래서 그는 내 곁에 있다 그래서 그는 내 곁에 없다 -
03Jul 201508:02No Image
나의 번호_오진화
791218-2XXX0XX 내가 이 숫자를 만든 적은 없다. 대한민국이 나에게 무심결 부여한 거다. 그 숫자 안에서 산다. 그 숫자로 신용카드를 만들고, 그 숫자로 핸드폰을 사고, 그 핸드폰으로 다른 사람과 웃기도 하고 화도 낸다. 그 숫자는 말이 없지만, 그 숫자는 ... -
03Jul 201507:59No Image
피타고라스의 수(數)_조미영
11, 그리고 1, 그리고, 44, 그리고 6이다. 아니 거기에다 70이라는 숫자를 더해야 하겠다. 큰오빠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숫자들이다. 큰오빠는 11월 어느 날 새벽 6시,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심장 압박술을 할 줄 모르는 아내와 그 장면을 지켜볼 뿐인... -
20Jun 201514:14No Image
셈하는 사람들_정현
우리는 늘 수를 거래하며 산다. 집을 나설 때부터 작고 큰 수로 거래와 교환이 시작된다. 신용카드와 현금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본다. 집 안에 있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TV속 세상은 끊임없이 행복을 담보로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