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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번호_오진화

posted Jul 03, 2015 Views 246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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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218-2XXX0XX

내가 이 숫자를 만든 적은 없다.

대한민국이 나에게 무심결 부여한 거다.

 

그 숫자 안에서 산다.

그 숫자로 신용카드를 만들고, 그 숫자로 핸드폰을 사고,

그 핸드폰으로 다른 사람과 웃기도 하고 화도 낸다.

 

그 숫자는 말이 없지만,

그 숫자는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지만,

그 숫자는 나를 나로 증명한다.

가끔은 나보다 더 나다.

 

그런데 내 자식들은 그 숫자를 모른다.

하기사 자기들 숫자에도 별 관심이 없다.

그런데도 내 자식들은 나를 잘 식별한다.

내 냄새로, 내 목소리로, 내 살갗 만지며

하여간 나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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